英 감리교 “남편·아내 등 성별에 따른 용어 피하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포용적인 언어 지침’서 권고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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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감리교회가 최근 ‘남편’이나 ‘아내’ 등 성별에 따른 용어를 피하라고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포용적인 언어 지침’을 펴냈다.

이 지침은 “이러한 용어는 ‘많은 사람들의 현실’을 가정하지 않는다”며 적절한 대안으로 “부모”, “파트너”, “자녀”, “보호자”라는 단어들을 제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6개월마다 업데이트되는 해당 지침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때로 어려울 수 있는 대화에 용기를 갖고, 때로 사람들을 배제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겸손하게 듣고, 상처를 주는 언어를 회개하고, 그리스도의 영 안에서 듣는 방법과 말하는 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지침은 “하나님의 창조가 인간의 삶에서 표현되는 방식에는 무한한 다양성이 있다”는 생각을 일반 원칙으로 제시하고, ‘남편’과 ‘아내’라는 용어에 대해 “불쾌하지 않게 들리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이 아닌 가족이나 개인 생활에 관한 것을 가정을 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 지침은 감리교인들이 공통 문화에 의해 소외되거나 악마화된 소수자들을 다룰 때 포용적인 언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 ‘노인’과 같은 용어를 피함으로써 ‘연령차별’을 피하고, ‘인종’ 대신 ‘민족성’을 사용하도록 장려해 ‘반인종차별적 언어’를 수용하며, 개인의 이민 신분이나 영어 실력을 부정적으로 강조하는 언어를 피할 것을 촉구한다.

이어 반유대주의적이고 이슬람 혐오적인 수사도 권장하지 않으며, 감리교인들이 ‘장애 및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을 지닌 사람들과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다룰 때 용어를 주의 깊게 다루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감리교회가 성수자들을 포괄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강조하고, 개인이 선호하는 대명사 등의 언어를 사용하도록 조언했다.

▲영국감리교회가 펴낸 ‘포용적인 언어 지침’ 일부.

▲영국감리교회가 펴낸 ‘포용적인 언어 지침’ 일부.

이 교단은 2021년 동성 결합의 축복을 승인하고 동거 부부를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

교단 대변인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포괄적인 언어 지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교회가 가정하거나 부주의하게 화를 내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이들은 자신과 다른 삶의 경험을 갖고 있는 이들과 대화할 때 이것이 특히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감리교 결혼식에서 성별에 따른 언어가 여전히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 “감리교회에서 결혼하는 커플은 예배 중에 어떻게 언급되기를 원하는지 목사와 논의할 것이고, 이를 통해 결혼식은 그들이 누구인지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영국성공회의 진보주의에 노골적으로 맞서온 칼빈 로빈슨 신부는 영국감리교회의 지도력을 맹렬히 비판하며, “효과적으로 교회를 파괴하려는 네오마르크스주의적 시도의 징후”라고 주장했다.

로빈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이것은 기독교가 아니다. 비판이론이며, ‘이성애 규범성’을 무너뜨린다. 더 이상 무질서한 생활 방식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규범적이고 질서 있는 모든 것은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철거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비판이론은 네오마르크스주의다. 그것은 기독교 신앙에 반대되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다. 공산주의자가 되면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선택해야 한다. 유행하지만 유독한 이 이데올로기의 방식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들이든지 하라. 감리교회는 하나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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