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의문 제기돼… 투표 끝에 과반 어렵게 넘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임 총무에 예장 통합 김종생 목사가 선출됐다. 단독 후보로 올랐던 김 목사는 3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표결 끝에 재석 168명에 찬성 97표, 반대 69표, 무효 2표로 과반수를 얻어 당선됐다.
NCCK는 전임 이홍정 총무가 동성애 및 포괄적 차별금지법 이슈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예장 통합 등 회원 교단들과 잡음을 일으킨 데 책임을 지고 지난 4월 20일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차기 총무 선출을 준비해 왔다.
총무 인선위원회를 조직해 후보 등록을 접수했고, 예장 통합 측에서 김종생 목사가 후보로 지원함에 따라 인선위가 면접 후 단독 후보로 선정해 7월 20일 실행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로 결의했다.
총무 임기는 4년이나, 이번 선거는 총무 부재에 따른 보선에 해당된다. 따라서 김 신임 총무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2025년 11월까지다.
김종생 목사는 1957년생으로 대전신학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원(목연과정)을 거쳐 필리핀 딸락주립대학교 교육대학 편입, 한일장신대학교 기독교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평택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 수료를 했다.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온양제일교회 담임, NCCK 정의평화위원,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대표총무, WCC 제10차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 협동 사무총장,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글로벌디아코니아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에큐메니칼 정신 대변할 수 있겠나” 논란도
김 목사는 선출 과정에서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빛과소금의집 상임이사 등 친(親) 명성교회의 이력을 가진 그가 그동안 담임목사 대물림(교회 세습)을 공식적으로 반대해 왔던 NCCK와 에큐메니칼 정신을 대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었다.
‘김 목사의 총무 인준을 반대하는 지역 NCC 전국협의회’는 이날 총회 장소 앞에서 입장문을 나눠 주며 “NCCK가 당장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선배들이 이어온 에큐메니칼 정신과 전통만큼은 잃지 않아야 한다. 작금의 상황은 어려운 재정 문제의 해결을 앞세워 근본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김 총무는 투표에 앞선 인사말을 통해 예장 통합 총회사회봉사부 총무 시절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처음 만난 이후 사역에서 관계를 유지해 왔음을 솔직하게 밝히며 “나름대로 명성의 자원을 사회의 아픈 곳에 보내는 데 일정 부분 견인했다고 자부하고, 부끄럽지 않게 돈을 사용했다. (주변의)우려와 염려, 많은 결점과 약점이 있지만 더 기도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목사를 후보로 추천한 통합측의 이순창 총회장은 “(김 목사는) NCCK의 교회 일치와 협력의 정신으로 살아 왔고, 예수님의 길을 따라 생명, 정의, 평화의 삶을 살기 위해 헌신한 분이다. 민주화 운동을 하며 감옥에서 3년을 고생하고 이 민족과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헌신했다. 예장 통합도 온 정성을 다해 뒷바라지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해명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의견과 해명 요구 목소리는 1시간 가량 계속됐고, 김 목사는 투표 끝에 가까스로 선출됐다.
김 신임 총무는 취임사에서 “현장의 사람으로 고난당하는 자들의 친구가 되겠다.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 평화에 반하는 것들과 불의와 분열에는 과감하게 거리 두기를 하겠다”며 “NCCK가 당면한 재정 문제 앞에, 맘몬과 거리를 두며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길을 가겠다. 세계적인 연대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