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찬 박사,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발표
오순절 입증 위해 구약 강해 설교
청중 질문에 답변 위한 대화 설교
언어·비언어 커뮤니케이션 활용해
‘실천신학의 동향분석과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제88회 한국실천신학회(회장 서승룡 박사) 정기학술대회가 13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종합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정기학술대회에서는 다양한 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성인 남성만 3천 명이 듣고 구원받았다는’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설교 전달 방식에 대한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강해설교 관점에서 베드로가 선포한 메시지와 전달 방식을 고찰하고, 현대강단 적합한 전달 적용 방안을 제시한 것.
이영찬 박사(침신대 외래교수)는 제4발표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설교 전달 방법에 관한 연구’에서 “현대 설교자들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베드로가 당시 어떤 청중을 대상으로 복음적 선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는지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며 “초대교회와 현대교회의 시공간을 초월한 원리들을 현대설교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현대 청중에게 전달하는 방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 박사는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는 오순절 성령임재에 관해 청중에게 입증하기 위해 구약성경을 인용하고 해석하며,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청중에게 논증하며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이처럼 베드로가 선포한 설교의 유형을 현대설교 관점에서 살펴보면 강해 설교임을 알 수 있다”고 전제했다.
먼저 베드로 설교에 대해, 메시지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즉 복음의 핵심을 선포했으며 △강해 설교 △본문에 근거한 해석과 적용 △성령이 이끄시는 설교 등의 특징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베드로의 청중 이해에 대해선 “팔레스타인에 거주하고 있던 유대인들과 오순절을 기념하기 위해 각국에서 모인 유대인들로, 누가가 베드로의 첫 번째 청중을 이렇게 설명한 것은 ‘복음이 전 세계적으로 향하리라’는 약속을 반영한 것”이라며 “사도행전에 기록된 청중은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들로 확실히 구분됐다. 베드로는 당시 청중을 충분히 이해하고 메시지를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설교 전달 방식에 대해서는 ‘대화 설교’였음을 지적했다. 그는 “베드로는 청중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설교를 시작하고 다시 청중의 질문을 유도했으며, 그 질문에 다시 답변함으로 설교를 계속해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대화식 설교의 전형적인 형태”라며 “베드로가 청중의 반응을 도출해낸 것은 대화를 통해 소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화식 설교는 청중과 소통하며 본문 안에서 해답을 제시하는 역할을 잘 감당한다”고 소개했다.
커뮤니케이션 형태도 살폈다. 먼저 ‘언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베드로는 우렁찬 큰 목소리로 언어적 전달을 사용하면서 설교를 시작했다”며 △‘이스라엘 사람들’, ‘유대인들’ 같은 호칭 사용 △큰 목소리로 청중을 집중시킴 △언어 커뮤니케이션인 음성 표현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귀 기울이게 함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설명함 등을 특징으로 꼽았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으로는 “‘너희도 아는 바와 같이(22절)’라고 할 때 손동작을 사용했을 것이다. 얼굴 표정은 담대하고 자신 있게 천천히 청중을 바라보고 표정을 살피면서 선포했을 것”이라며 “특히 그냥 성령이 오셨다고 말하지 않고 ‘너희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다’라고 함으로써, 자기 말의 증거력과 설득력을 한층 강화하는 수사법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선포했던 첫인상은 청중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시선 처리와 제스처도 잘 활용해 청중에게 신뢰를 줬을 것”이라며 “특히 마지막 시편 인용인 34-35절은 그리스도의 승천 사실을 장황하게 논증하기보다 간단하게 성경에서 인용하고 넘어갔는데, 중요하지 않은 부분 또는 핵심이 아닌 부분은 간단히 증거하고 넘어가는 지혜를 여기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베드로의 설교를 들은 청중은 마음이 찔러 어찌할 바를 몰랐고(37절), ‘우리가 어찌할꼬?’라고 질문했다. 이런 반응은 설교가 그들 마음 속에 깊이 들어갔다는 뜻”이라며 “메시지를 통해 청중의 마음이 찔리고 질문을 한 사실은 설교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그 결과 오순절 당일 제자의 수가 삼천 명이 더해졌는데(41절), 이는 놀라운 부흥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영찬 박사는 “우리가 베드로의 설교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많다. 성령의 능력으로 하는 설교는 구성과 논리 전개 화법에서도 놀라운 지혜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오늘날 현대 설교자들도 베드로가 메시지를 선포할 때 썼던 기법을 잘 활용하면,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에는 현대 설교에서의 적용점을 ①청중 이해 ②대화식 설교 ③의사 소통 ④성령 역사 등 4가지로 살폈다. 먼저 ‘청중 분석’에 대해 “베드로는 당시 팔레스타인 유대인과 오순절을 기념해 각국에서 모인 유대인 청중이 성령 충만에 대한 오해 때문에 갑자기 설교를 시작했다”며 “청중을 이해하면 설교 목적이 분명해지고 구체적인 전달 방안을 준비할 수 있다. 현대 강해설교에서는 성경에 나타난 청중과 현재 청중을 동시에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식 설교’에 대해선 “예수님도 사람들의 상황과 형편을 아시고 청중 입장에서 대화를 청하시고 대화로 진리를 전달했다. 특히 성경의 설교자들은 자기 삶으로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대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현대 설교자들도 청중을 설교의 상대방으로 이해하고, 청중과 함께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중과의 소통’에 관해선 “설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수단인 몸의 언어 즉 다양한 음색, 억양 변화, 음성 고저와 강약, 몸짓, 얼굴 표정 및 시공간 환경 등을 전달 매체로 사용한다”며 “성경 본문 속 하나님 말씀을 정확히 해석해 효과적으로 선포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하는 청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성령의 역할’로는 “베드로가 말씀을 선포할 때 기적이 일어난 이유는 성령의 역할 때문이다. 설교 사역에 있어 성령의 역할을 재발견하지 못하면 능력 없는 설교와 병든 교회를 건져낼 수 없다”며 “그러므로 강해 설교와 성령은 밀접한 상호관계가 이뤄져야 한다. 본문 주해, 원리화 및 설교 형태와 작성 및 전달 과정 등 설교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에서 철저히 성령을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베드로의 메시지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핵심이었다. 즉 오순절에 성령 충만,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구약성경을 인용한 해석 작업을 통해 청중에게 죄 사함과 세례, 성령충만을 받으라는 권면을 통해 3천 명이 구원받는 성령의 선물을 받게 된다”며 “이 놀라운 사건의 비밀은 베드로가 강해설교 메시지를 선포했고, 초대교회 청중과 소통하였으며, 성령께서 역사하신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 외에도 상담치료, 디아코니아, 교회교육, 기독교영성, 예배학, 목회사회/리더십, 전도와 선교 등 각 분과에서 총 12명의 학자들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