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위기의 소녀들> 보고서 발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회장 조명환)은 전세계 공여국들의 공적개발원조(ODA) 중 단 0.15%만이 조혼을 포함한 아동 성폭력 근절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월드비전은 유엔이 지난 18일을 세계 아동 성 학대 및 착취 예방의 날로 지정한 것을 기념해 아동 조혼에 대한 보고서 <위기의 소녀들(Girls in Crisis)>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아동 조혼이 급증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아동 성폭력 및 조혼을 근절시키기 위한 공여국들의 지원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전세계 공여국들의 아동 조혼 근절 지원액은 감소했으며, 해당 예산은 코로나19 대응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비전 사업 현장을 자체 분석한 결과, 팬데믹 이후 18개월 동안 아동 조혼 발생률은 163% 증가한 반면 2020년 공적개발원조(ODA)의 0.07%만이 조혼 해결에 사용됐다.
국제월드비전 앤드류 몰리 총재는 “우리는 모든 아동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아동 조혼은 명백히 아동에 대한 폭력”이라며 “아동 조혼과 그 외 다른 형태의 아동 성폭력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월드비전을 비롯한 많은 국제구호개발 단체들의 반복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공적개발원조의 극히 일부만이 아동 조혼과 아동 성폭력 문제 해결에 쓰이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또한 월드비전이 발표한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아동 조혼 및 성폭력의 증가를 강조하는 한편 아동 성폭력 근절 관련 공적개발원조를 가장 많이 지원한 공여국과 해당 지원을 받은 개도국의 순위도 밝혔다. 이와 함께 전세계 공여국과 국제 금융 기구들이 아동 조혼과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원액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분쟁취약지역의 아동 성폭력 근절을 우선순위에 두고, 정확한 지원 규모 파악과 모니터링을 위해 표준화된 ODA 분류 기준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앤드류 몰리 총재는 “아동 조혼 및 아동에 대한 성폭력은 아동의 잠재력을 파괴하는 잔학행위”라며 “폭력으로부터 모든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계 지도자들의 실질적인 기여가 시급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절한 자원과 시민의 참여, 정치적 의지에 기반해 우리 모두가 협력한다면 성폭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이 가진 고유한 잠재력을 펼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가 손잡고 시작한 한국에서 시작한 월드비전은 현재 전세계 100여 개국에서 활동하는 최대 규모 NGO로 성장했다. 1991년 우리나라가 도움을 받던 수혜국에서 해외 아동을 돕는 후원국으로 전환되어 현재 한국월드비전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 큰 규모로 후원금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