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일간 논의 거쳐 완성… 세부사항은 하나씩 합의키로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이하 한기총)가 18일 기관 통합의 3대 원칙을 담은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세부사항들은 제쳐두고 통합을 위한 공감대 위에 큰 틀의 원칙을 마련한 것이다.
양 기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한기총 회의실에서 기관통합추진위원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교총 측에서 통추위원장 소강석 목사, 서기 엄진용 목사, 위원 장종현·신정호·김일엽·이철·안성삼·고영기·신평식 목사가, 한기총 측에서 김현성 임시대표회장, 서기 황덕광 목사, 고문 엄기호 목사, 자문 김용도 목사, 위원 류성춘·이용운·김명식·이병순·김정환 목사가 참석했다.
소강석 목사는 합의문 채택에 앞서 “지난 1월 27일 모임에서 김현성 대표회장과 저에게 일임한 부분을 여러 번 문구를 수정하고 원만하게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만남과 소통을 가졌다”며 “법적 구속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자그마한 종이 한 장이 한국교회 연합의 결실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지난 첫 모임에서 통합에 대한 로드맵에 합의한 바 있다. 그 로드맵에 따라 기본합의서 채택 시점까지 왔다”며 “이 합의서가 채택된다면 기본 3대 원칙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합의를 하나씩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만장일치로 채택한 합의서에 담긴 3대 원칙 첫 번째는 ‘상호존중’이다. 통합된 연합기관은 한국교회의 역사를 이끌어 온 교파의 신학을 존중하며, 조직 구성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회원의 자격은 교단을 중심으로 하되, 선교단체의 참여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상호 존중의 정신에 입각해 소외됨이 없도록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공동 리더십’이다. 통합된 연합기관의 효과적이고 민주적 사역을 위해 1인 대표와 집단 협의체(라운드 테이블) 형식의 리더십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는 대표회장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회의 입장과 의사를 반영하고 리더십 선출은 교회의 권위를 지킴과 동시에 전체 회원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플랫폼 기능’이다. 향후 통합된 연합기관은 한국교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 개발과 사회 문제에 대한 대처를 우선으로 하되, 회원교단의 신학과 신앙에 따른 신학교육과 목회자 양성 및 교육과 봉사, 선교적 역량의 극대화를 위해 교단과 단체, 교회의 사역과 발전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에 집중한다.
양 기관은 기본 원칙을 바탕으로 통합 기관의 ①회원 ②지도체제 ③법인 ④사업 ⑤재정 ⑥사무소와 직원운용 등의 제반 사항을 심도 깊게 협의한 후 합의된 결과에 대해 각 기관 임시총회의 승인을 얻도록 했다. 이후 통합총회, 정기총회 순으로 진행해 양 기관은 완전한 통합에 이르기로 합의했다.
합의서 채택 후 소 목사는 “어제 저녁 한 숨도 못 잘 정도로 마음에 긴장과 초조함이 있었다”며 “사실 아직 산 넘어 산이다. 여러 가지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김 대표회장님이 많은 부분 양해해 주셨고, 한교총 류 대표회장님도 넓은 마음으로 수용해 주셨다. 눈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 임시대표회장은 “이후 상세 합의서는 하나의 통으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몇 가지 쟁점을 그때그때 합의를 이뤄나가며 세부합의서 1, 2 형식으로 하나씩 갖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