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가장 큰 장애물 될 것으로 전망
미국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에 나설 몰몬교 후보들이 과연 이번에는 복음주의 교인들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할까?
얼마 전 경선 출마를 선언한 미트 롬니(Romney)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출마 선언은 아직 없지만 중요 경선지들에서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존 헌츠맨(Huntsman) 전 유타 주 주지사가 그 후보들로 둘은 모두 몰몬교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몰몬교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은 복음주의 교인들이다. 설문 결과 미국민의 68%가 대통령 후보에게 있어 종교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복음주의 교인들은 같은 질문에 58%만이 상관 없다고 대답했다. 복음주의 교인들은 여느 다른 유권자층보다 종교를 가장 중요한 대통령 후보의 조건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동시에 복음주의 교인들은 미국 대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유권자층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두 번이나 당선시키는 저력을 보였던 ‘킹 메이커’들이기도 하다. 롬니는 이미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에 나섰으나 복음주의 교인들의 지지 부족으로 고배를 마신 경험도 있다.
그렇기에 이번 대선에서 롬니와 헌츠맨, 두 사람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벽도 복음주의 교인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벌써부터 두 몰몬교 후보들은 복음주의 교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에서 가장 큰 종교 컨퍼런스 중 하나인 신앙과 자유 컨퍼런스에 참석한 롬니와 헌츠맨은 각각 신앙이 자신의 삶과 사업, 정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역설했다.
또 현재의 경제 위기를 도덕적 위기에서 원인을 찾는가 하면, 버락 오바마 정부의 도덕적 실패를 지적하며 두 사람 모두 친낙태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복음주의 교인들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내용의 연설들이다.
그러나 비록 롬니와 헌츠맨 두 사람이 보수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복음주의 교인들과 통하는 점이 있지만 이들을 대통령 후보로 고려할 때 복음주의 교인들은 “이들은 나와 같은 가치를 지지하지만 같은 하나님을 예배하진 않지”라는 고민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롬니가 출마했던 지난 대선 이후로도 몰몬교에 대한 시각은 아직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몰몬교는 여전히 복음주의 교인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종교로 남아 있다고 존 그린 퓨 리서치 종교와 공공정책 포럼 수석연구원은 밝혔다.
물론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이 경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하버드대 MBA 출신에 재무적으로 망가진 회사들을 정상화시킨 롬니의 경력과 세계 최대 민간 화학회사인 미국 헌츠맨화학회사의 창업주 겸 회장인 헌츠맨의 경력은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현재 민주당이 백악관을 장악한 상황에서 공화당이 종교보다는 누구든 선거 자금을 쉽게 모아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수 있는 후보를 선호할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도 역시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자질이 후보들 가운데 가장 크게 부각됐던 상황에서도 복음주의 교인들로부터 받아들여졌던 마이크 허커비(Huckabee) 전 아칸소 주지사나 새라 페일린(Palin) 전 알래스카 주지사, 그리고 존 매케인(McCain) 상원의원 등에 롬니가 경선 승리를 내줘야 했던 데는 역시 종교가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석이다.
한편 현재까지 공화당 경선에는 롬니를 포함 전국 피자 체인점 사장과 라디오 진행자 출신의 허먼 케인(Cain)과 팀 폴렌티(Pawlenty) 미네소타 주지사까지 총 3명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며, 허커비와 페일린 역시 출마 선언은 없었지만 유력한 경선 출마자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