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미션 리서치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미션 R&D(코디네이터 조용성 선교사)가 26일 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4층에서 ‘NGO와 선교’를 주제로 ‘2015 미션 리서치 포럼’을 개최했다.

▲서원석 박사. ⓒ강혜진 기자

‘비정부기구(NGO)와 선교’를 주제로 첫 발표한 서원석 박사(전 기아대책 아시아 부총재,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선교의 도구로서의 NGO’, ‘선교의 대상으로서의 NGO’, ‘선교단체에 영향을 주는 존재로서의 NGO’에 대해 조명했다.

그는 “선교단체의 경우 균질성과 하나됨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NGO는 균질하지 않고 재원이 교회나 선교단체가 아닌 정부에서 온다. 이 같은 재원의 다양성이 사역의 방향을 비롯해 여러 가지 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NGO는 고객이 자아를 펼치고 신념을 갖는 삶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결국 모든 NGO들이 인본주의적인 바탕 위에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NGO를 통한 선교를 위해서는 NGO가 어떤 사명과 전략을 갖고 갈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면서 “제일 바람직한 모습은 교회가 NGO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서 박사는 자신이 10년 이상 중국·중앙아시아·중동·북아프리카의 여러 곳에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보건의료 교육 및 개발사업 등을 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교회가 어떻게 구성원들과 함께 지역사회 전체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구상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회 지도자들을 훈련시키고, 그 지도자들이 교회 구성원을 다시 훈련시키도록 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그는 “중국에서 진행된 이 사역의 가장 큰 효과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가정교회 사람들을 훈련시켜 마을에 공식적인 존재로 드러나게 한 부분’이었다. 이들은 무너진 다리를 보수하거나 눈을 치우는 일을 했다. 가정교회로서 숨어 있던 이들의 의식이 바뀐 것이 훈련의 가장 큰 성과였다. 지역사회 주민들도 교회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시 정부에서 기념비를 세워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라크 바그다드에 소재한 아시리아 교회들과는 쓰레기를 치우는 훈련을 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고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이 없어서 온 마을에 쓰레기가 산더미 같았는데, 교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희망을 전했다”고 했다.

서 박사는 “저와 함께 일했던 교회들이 400곳, 교인들이 만 명 정도였다. 신학교나 국가 및 지역의 책임자들과도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이 개인·가정·교회·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도록 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서 박사는 성경에 나온 NGO 사역 모델로 두란노서원을 꼽았다. 그는 “바울 사도가 에베소에 두란노서원을 세워 2년 동안 매일 제자들을 훈련시켰다. 이는 다른 도시들에서 볼 수 없었던, 에베소에서 가장 특징적인 사역이라고 본다. 이 사역을 통해서 에베소 전체가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났다. 에베소에는 아데미 신전이 있었고, 아데미 여신에게 치유 능력이 있다고 해서 많은 환자들 뿐 아니라 주술사들과 우상숭배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바울의 두란노 사역으로 이들이 모두 무너지게 된다”고 했다.

▲이득수 선교사. ⓒ강혜진 기자

‘하나님나라와 기독교 NGO의 성경적인 관계’를 주제로 두 번째 발표한 이득수 선교사(B국, GMS)는 “한국 선교사들이 NGO에 참여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복음에 저항하고 있는 이슬람의 토양을 변화시키려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영적인 사역 외에 현지인을 위한 혹은 현지인이 요청한 NGO 사역을 합법화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NGO를 통해 기독교인이나 회심자들을 위한 직업의 장이나 영적 훈련의 터를 만들려는 목적도 있고, 자신의 전공을 이용해 현지인들을 섬기거나 복음의 접촉점으로 삼거나 비자를 얻으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이러한 목적들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의 NGO 사역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선교사는 이어 한국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NGO 활동의 취약점으로 △물질주의를 초월하지 못한 사역 △지역사회에서 고립된 센터 중심의 사역 △성경적인 세계관이 내포되지 못한 사역 △지속가능성이 없는 사역 △전문성 결여 △구호와 복음 전파 부족 등을 꼽았다. 또한 NGO 모델이 갖는 선교적 한계로서 △지속적으로 외부 후원에 의존하게 됨 △물질적인 후원에 의존하는 현지인 양산 △복음 전파와 제자훈련이 NGO 구제 내에서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음 등을 들었다.

이 선교사는 이어 선교 NGO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성경적인 공동체를 세운 후 비로소 성경적인 NGO 모델을 세울 수 있다 △예수님의 눈으로 자신의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사전 리서치가 필요하다 △창조-타락-회개-변혁이라는 세계관의 사이클이 나타나도록 한다 △하나님나라 성품이 드러나는 사역이 되도록 한다 △성경적인 기금을 활용하도록 하자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NGO에 참여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위해 후속 조치와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성경적인 사회적 기업과 BAM(선교로서의 비즈니스)을 배워야 하고,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뿐 아니라 성경적·전문적 NGO 사역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 정리 발언을 한 한정국 선교사(KWMA 사무총장)는 “오늘 NGO와 선교를 생각하면서 이청준 작가의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그런 점에서 우리 NGO 사역들을 돌아보고, 현지인들의 입장에서 이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느꼈다”며 “선교와 NGO는 특별은총과 일반은총 영역으로서 구별 관계이지, 차별 혹은 종속 관계가 아니다. 그런데 대체로 보수 쪽에서는 선교에 우위성을 두고 종속 관계로 보는 경우가 많고, NGO와 선교를 분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는 비즈니스 영역을 비롯한 모든 것이 다 선교이다. 따라서 광의의 선교 개념으로도 생각할 수 있고, 협의의 선교 개념으로 볼 때에는 ‘NGO면 NGO, 선교면 선교’ 동전의 양면과 같이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 밖에 김영대 선교사가 사회, 조용성 선교사가 개회 메시지, 장성배 교수가 논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