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현지에서 한국교회 교인들이 일본인들과 선교 스포츠 교류 행사를 열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최근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일본 선교 관계자들이 이러한 분위기가 미칠 영향을 진단했다.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유기남 선교사(시니어미션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화해 분위기는 선교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서로의 마음이 열려 친선을 도모하면 상대방의 좋은 부분들을 받아들이기 쉬워지므로, 한국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 복음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적어져 좋은 반응을 낳게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유 선교사는 “한국교회는 화목의 사신이자 먼저 복음화된 국가로서, 사도 바울이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고 말한 것처럼 일본을 관용의 마음으로 품으며 선교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누카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대독한 아베 총리의 축사를 들은 뒤 박수를 치는 모습. ⓒ청와대

지난 10년간 일본 교토 인근 오츠교회와 교류해 온 당산동교회 이정곤 목사는 “10년을 돌아 보면 관계가 좀 불편했을 때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로, 일본인들의 마음이 많이 어두워져 있어 매년 하던 교류를 1년 쉬었었다”며 “또 하나는 독도 갈등이 심각해졌을 때로, 서로 조심스러웠다. 국가 간 관계가 심리적으로도 교류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처럼 양국이 긴장 국면에 있을 때는, 우리와 일본 모두 크리스천들임에도 서로 조심스러워했다”며 “국가 간 분위기가 좋다면 훨씬 더 마음이 확 열려 기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일 간에는 다른 국가와는 또 다른 미묘한 관계가 있다 보니, 순수한 교회 간의 교류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더라”며 “그럴 때는 한국교회가 일본에 가서 전도하거나 선교 관련 프로그램을 한다 해도 반응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효과적 일본선교를 위한 전략’세미나에 참석한 (왼쪽부터 순서대로) 유기남 선교사와 요시다 고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당산동교회와 교류하는 오츠교회는 성인만 250여 명이 출석하는, 일본 침례교단에서 네 번째로 큰 교회라고 한다. 오랜 교류의 비결에 대해 이 목사는 “처음 시작했던 일본 측 하마사키 원로목사님은 ‘일본이 한국에 사죄해야 한다’는 입장이 정확했던 분으로, 한국교회와 한국에 사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셨다”며 “저희도 일본과 화해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있어 만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두 교회 간 교류에 다리를 놓았던 서울일본인교회 요시다 고조 목사는 “아시다시피 위안부 문제는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므로, 분위기는 조금 좋아졌을지 모르겠으나 8·15 담화 때 아베 총리가 어떤 수준의 선언문을 발표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아베 총리는 이미 ‘역대 수상들이 언급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 일본 정치가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인정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야 한다”고도 했다.

전호중 KWMA 총무는 현재 재일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ACC, 공동회장 최병구·노준환 목사)와 재일한국기독교선교협의회(재일한선협, 회장 이상열 목사) 등 두 곳으로 나뉘어 있는 일본 내 재한 선교사협의회의 조속한 통합을 주문했다. 양 단체는 2006년 재일한선협 창립 이후 각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지난 15일 통합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여는 등 10년 만에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 총무는 “두 단체가 나뉜 시간이 오래 되다 보니 갑자기 화해 무드가 생기기는 힘들겠지만, 한국교회도 선교 상황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함께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면 좋겠다”며 KWMA 정책위원회에서늘 전략적 선교를 위해 각 지역마다 협의회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교회가 두 곳이라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아무래도 힘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지역별로도 전략위원회나 협의회를 구축해서 효과적으로 선교할 수 있도록 돕는 모임을 일본에서 가졌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선교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일본 내 기독교인과 선교사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선교단체 132곳에 선교사 1,567명이 들어가 있는데, 1975년 2,597명까지 늘여 30여 년간 비슷한 숫자를 유지하다 2005년 2,209명으로 감소한 이후 2010년 1,967명으로 2천 대가 붕괴됐고, 2014년에는 1,810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