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들이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김정한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가톨릭과의 신앙과 직제 일치 반대 통합측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정한 목사)’가 19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교회 바로 세우기 통합측 목회자 일동’ 이름으로 이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위원장 김정한 목사가 낭독한 성명서에서는, 김영주 목사가 총무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이유로 먼저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둔 2013년 초 있었던 ‘공동선언문 파동’을 들었다.

참석한 목회자들은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인 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한국교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2013년 1월 13일 공동선언서를 발표했다”며 “그럼에도 당년 2월 4일 그는 자신이 행한 신앙고백적 행위를 부인하고, NCCK 실행위원들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도저히 합의할 수 없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고 천명했다.

당시 공동선언문에서는 반(反) WCC 측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과 세계복음연맹(WEA) 총회준비위원회 위원장 길자연 목사, 친(親) WCC 측 김영주 목사와 WCC 총회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 등 4인이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인본주의·동성연애 등 반대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성경 66권의 무오성 천명 등 4개 원칙에 대해 합의했다.

이들 4인은 이와 함께 한기총과 NCCK가 당시 2013년 10월로 예정돼 있던 WCC 부산총회와 2014년 10월 WEA 총회 모두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상호 협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NCCK 인사들의 반발로 김영주 총무는 ‘울먹이면서’ 사과했고, 결국 공동선언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WCC 측 인사들은 “공동선언문은 쓰레기”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정한 목사 등 통합 측 목회자들은 “김영주 총무는 종교다원주의를 수용하고, 성경의 절대적이고 최종적인 권위를 부인하여 그 자신의 신앙고백 행위를 부인하고 교권에 굴복했으므로,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둘째로, 김영주 총무가 교권에 굴복했을 뿐 아니라 법과 전통, 상식에 어긋나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총무직 재선에 성공하면서 교권욕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도에 의하면, 그는 평소 총무직 재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고, 임기 중 정년을 넘긴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재선을) 반대했음에도 결국 재선에 나섰다”며 “김 총무는 재선에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한국교회 연합사업에 엄청난 타격을 주어 지금도 고통 속에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총무의 재선을 반대하고 나선 단체와 기관들은 광주기독교연합회,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학생총연맹, 감리교 고난함께,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 생명선교연대, 영등포산업선교회 등 12곳에 달했다고 한다.

통합측 목회자들은 “김영주 총무는 이에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할 일이 아니라, 총무직을 사퇴하는 것이 책임 있는 인간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영주 총무는 2015년 신년 첫 번째 핵심사업으로 ‘교회 개혁’을 내세웠다고 한다”며 “그 자신이 개혁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데, 그가 한국교회를 개혁한다니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또 “(총무 재선 과정에서 관계가 틀어졌던) 통합측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고 있는데, 본인이 마땅히 상식에 어긋나게 행동하여 총무 자리를 욕심낸 자가 아닌가”라며 “진정으로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총무직을 사퇴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성명서는 마지막으로 “김영주 총무는 결론적으로 교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맞지 않는 행동을 계속 함으로써 한국교회에 깊은 상처를 안기고 교회연합 사업에도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안겼다”며 “이를 반성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김정한 위원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통합측, WCC·NCCK와 기존 관계 청산하라”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목회자들은 NCCK가 가톨릭과 구성한 신앙과직제 일치위원회의 문제점들과 함께, WCC의 교리상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나섰다.

먼저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가톨릭 교황 방한시 김동엽 당시 통합 총회장이 그를 만난 것에 대해, “그는 개인적이 아닌 교단 총회장으로서 그 자리에 참석했는데, 그렇다면 예장 통합총회는 로마가톨릭 교황의 의견에 동조하는 것인가”라며 “총회장의 이런 행보는 참으로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전했다.

또 NCCK와 가톨릭의 신앙과직제 일치위원회 구성에 대해 “NCCK가 이에 서명했다는 것은 NCCK 가입 8개 교단 총회가 서명한 것과 마찬가지인데, 결국 NCCK는 로마가톨릭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것 아닌가”라며 “NCCK는 WCC와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데, 오늘날 한국교회는 WCC에 대해 얼마나 많이, 자세하게 알고 있는가”라고 했다.

WCC에 대해서는 “세계 여러 교회가 당면한 제반 문제들을 논의하여 하나가 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지만, 그 목표는 로마가톨릭과 연계하여 세계의 종교 통합을 이뤄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WCC는 각 종교의 특색은 배제한 채 종교다원주의나 종교혼합주의적 성격을 지향해 나가고 있으며, 그 배후에서는 로마가톨릭이 원격 조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관계에 대해서는 “로마가톨릭이 WCC의 회원은 아니지만 WCC의 모든 총회에 참관인은 파견하고 있으며, 특히 신앙과직제위원회에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식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신앙과직제위원회는 로마가톨릭과 교역의 상호 인정, 세례의 일치와 인정, 성만찬 일치 등을 통해 함께 예배(미사)를 드리면서 교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고 폭로했다.

로마가톨릭과 관련해선 “종교 통합을 위해 조직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WCC가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기독교계를 포함한 종교계 지도자들을 통해 ‘예수의 절대성을 상대적인 위치로 끌어내리는’ 종교다원주의적 발언 등을 하게 해, 믿음의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과 타협한 WCC에 대해 “그들의 신학적 기반은 종교다원주의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종교 통합이 아닌 모든 종교들과의 혼합적인 하나됨”이라며 “이를 위해 로마가톨릭의 산하 조직으로 활동할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유일성을 부정하고 기독교를 많은 종교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회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 믿고 고백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WCC와 NCCK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그들과 함께 갈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그러므로 통합총회는 WCC·NCCK와의 기존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여 오직 성경의 진리를 수호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널리 펼치며 가르치고 전파하는 일에 총력을 집중하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