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에서 오상철 박사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연세대학교 2014년 1학기 에큐메니칼 세미나 ‘글로벌 시대의 신학’이 17일 서울 연세대학교 신학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국 이민신학연구소장인 오상철 박사(대전신대)가 미국 한인교회 실태조사 설문을 바탕으로, ‘이민 신학’에 대해 특강했다.

오 박사는 미국 내 한인 연구자들과 지난 2011년 1월부터 1년 6개월간 실시한 북미주 전국 한인교회 실태조사를 통해, 북미주 110주년 역사 최초로 이민교회 백서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이민교회가 이민 사회와 미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1세와 1.5세, 2세 등의 리더십과 비전 및 차이점, 다민족과 한인교회의 모습 등에 대해 실태를 파악하고 이민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교회를 ‘조용히 빠져 나가고 있는(Silent Exodus)’ 한인 2세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웠다. 이날 세미나에서 오 박사는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한인교회의 실태를 한국교회에 적용하기도 했다.

오상철 박사는 “이민자들이 감소하고 한인 2세들의 교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민교회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다”며 “실제로 고교 이후 이민교회를 떠난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인 54.2%였고, 대학 재학 시절 떠난다는 이들도 26.1%에 달했다”고 언급했다.

오 박사는 “이를 합하면 고교에서 대학 사이에 이민교회를 떠난다는 응답 비율이 무려 80%에 이르고 있어, 이에 대한 전략 수립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라며 “그러나 한국교회든 이민교회든 다음 세대 전도나 복음화의 필요성은 많이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그들은 ‘나 이제 그만 다닌다’고 선언하는 게 아니라, ‘Silent Exodus’라는 말에서 보듯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지기 때문에 대책이 더욱 시급한 것”이라고도 했다.

2세들이 이민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희망·비전의 결여’가 40.3%로 가장 높았으며, ‘다른 종교를 믿는다‘는 3.1%에 불과했다. 이민교회를 떠난 2세들은 45.7%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교육관이 본당보다 큰 교회를 본 일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본당은 어른들에게 내어주고 학생들은 교회 꼭대기나 좁은 지하에서 모이기 일쑤이고, 예산을 줄일 때도 교회학교에 가장 먼저 손을 댄다”고 지적했다.

오상철 박사는 “이민교회는 1세 목회자들의 영성과 리더십, 정직성과 순수성을 재확립하며, 차세대 리더십에게 과감하게 투자하고, 구제와 사회봉사 등 섬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는 한국교회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특히 130만명에 이르는 다민족들을 교회가 섬기고 돌봐야 한다”며 “그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동역해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