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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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지리산행

사고가 생겼다. 뒤처지던 남자가 실족을 했다. 앞서 걷던 여자가 돌아온다. 실족한 남자는 십여 미터 바위 아래에서 연신 신음소리를 낸다. 떨어진 곳이 풀숲이라 다행이다. 허리를 다친 모양이다. 구조대를 기다리는 여인 곁으로 등산객들이 모인다. 손을 잡고…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비 오는 날의 연가

해가 없는 하늘은 종일토록 끈적거리는 한숨을 내쉰다. 후덥지근하다. 비가 올 요량이다. 귀밑머리가 희어지면서부터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너그러워졌다. 비가 오면 고옥한 생각에 잠기게 된다.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먼 기억들이 소록소록 떠오른다. 아스라이 지…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비상하는 날개, 회개

교회당 내에는 성도가 있고 교회당 밖에는 성도가 없다는 탄식은 단순한 조롱이 아니다. 사실이다. 한두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 오늘날 한국 교계의 총체적인 위기가 도래한 것은 아니다. 외형적으로 드러난 대형교회 목사들의 불순한 범죄 행위는, 성도들은 물론 …
하민국 목사.

총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사랑방

한국 교계에는 수많은 총회들이 있다. 총회는 목회자들이 모인 단체이다. 총회는 목회자들의 신분 보장과 제자 양성, 효율적 선교 지원, 미자립교회 지원 등의 선한 목적으로 목회자들이 모인 단체들이다. 그러나 많은 총회들이 갈등과 마찰을 일으키며 분열되면…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면죄부

봄꽃이 활짝 피어 대한민국 산야에 향기가 그득하다. 지치고 힘든 환경 속에 인고의 환경을 헤쳐 나가는 서민들에게도 봄꽃의 개화는 꿈과 소망을 잃지 않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돌아보고, 꿈나무들에게 정직하고 건강한 미…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골방

현대인들은 바쁘다. 눈을 뜨면 사람들과의 공존 속에 살아간다. 만남과 공존에 익숙하다. 가족, 학연, 동료들과의 만남과 공존에 대하여 능숙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우월적인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사색의 시간에 대하여는 매우 인색하다. 자신과의 내면적인 …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간신 시대

역사를 돌아보면 국가의 명운이 기울 때마다 간신들이 득세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간신이라는 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절대 지도자의 의중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정치인들은 모두 간신들이다. 2016년 …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전동 휠체어

새벽 뉴스 일기예보는 전형적인 햇볕 좋은 봄날을 알린다. 새벽부터 전동휠체어를 점검하는 손길이 부산하다. 전동휠체어의 충전기를 확인하고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서기까지 어스름 여명을 지났다. 목회자들의 모임인 '사랑방'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주위의 …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황혼(黃昏)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듯, 인생은 신생아가 노인이 되는 여정이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야 새로운 생명체가 번식되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고, 순리를 형성하신 창조주의 섭리로 자연은 순환한다. 인생 또한 순리의 정중앙에 서 있는 자연…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목사에게 퇴직금이?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교회가 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교회다. 종교인 과세를 허용한 법령이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몇 개월만이다. 이 교회 원로목사는 이미 교회 헌금을 횡령한 죄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실형 집행이 유예…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기도 호흡기

아프다. 많이 아프다. 심장이 오그라든다. 겨울 내내 이부자리를 걷지 못했다. 병원을 가야할 때만 겨우 추스른 몸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떨리는 손바닥을 가득 채운 약들을 털어 삼키면 천정이 빙글 돈다. 아들 하나 딸 하나 잘 낳아놓고 어느 풍파에 얻어 걸린 …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마흔세 살 여목사

"꽝!" 순간 아리한 통증과 피 흘림, 그리고 칠흑의 어두움. 교통사고다. 마주오던 대형 화물차가 중앙선을 넘었다. 여인의 차를 정면으로 덮친 화물차의 커다란 바퀴는 하늘을 향한 채 한참 동안 돌기를 멈추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모양이다. 화물차에서 …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어머니의 대보름

이맘 때가 되면 들기름에 달달 볶은 시래기나물이 먹고 싶어진다. 영락 없는 대보름이다. 구정에 만든 찹쌀 부침이 아직 남아 있다. 약수를 받아다 담근 나박김치 한 사발을 들이키며 밥 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먹는 오곡찰밥은 어머니의 그윽한 사랑이다. 닷새…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땅들아 고맙다

땅들이 기지개를 켠다. 굳었던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생채기를 해댄다. 새싹이 돋고, 꽃망울이 터지는 봄의 전령 뒤에는 땅들의 관용과 인고가 숨어 있다. 땅들의 심성은 아름다운 헌신이다. 인생들은 대부분 땅들에 대한 고마움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환호의 순…
하민국 목사.

[하민국 칼럼] 피자 목사

다섯 살배기의 고아원. 휘둥그런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들어선 고아원은 넓고 커서 좋았다. 아이는 울지 않았다. 울지 않는 아이는 처음 본다고 원장은 너스레를 떨었다. 형들이 많아 시끄럽고 어수선했지만, 아빠가 없는 집이라면 차라리 낯선 이곳이 좋다.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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