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人格)이란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의미합니다. 사람의 됨됨이나 인간성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세상에 많이 있습니다. ‘교양’(敎養)은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뜻합니다. 우리는 교양과 예의, 품격을 갖춘 현숙한 여성을 ‘숙녀’(淑女)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성을 ‘신사’(紳士)라고 합니다. 여러분 주변에 그런 분들이 얼마나 있습니까?
필자는 은퇴 후 ‘성공의 비결’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자주 합니다. 특히 목회자나 CEO,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합니다. 강의 첫 시간에는 학문이나 전문적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격과 교양입니다. 인격과 교양을 갖춘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을 것이며, 그런 분들이 세상에서 등대처럼 미래에 희망을 주는 분들입니다.
모든 나라에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국가는 정치인들을 통해 발전하고, 국민에게 안정과 행복이 전해집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역사에서 교양과 인격을 겸비한 왕이나 대통령, 정치인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교양과 인격은 학문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둘은 어릴 때부터 부모와 가문을 통해 형성됩니다.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지요. 어릴 때 형성된 버릇이나 마음가짐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몇 달 전, 외출하기 위해 골목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어느 젊은 여인이 두 자녀와 함께 대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어른께 빨리 가서 인사드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아이들은 달려와 제 앞에서 45도 배꼽 인사를 했습니다. 저는 평생 처음 보는 여인과 아이들이었고, 이런 경험도 처음이라 순간 당황했습니다. 지나가며 그 어머니에게 “아이들을 정말 잘 키우셨네요”라고 말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교훈이었습니다. 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습니다. 이런 부모 아래서 성장한 아이들이 얼마나 훌륭한 인격과 교양을 갖출지 기대됩니다.
또 다른 경험입니다. 몇 달 전, 외국인들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이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어린 자녀와 부모가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그 어린아이는 갑자기 일어나 저와 제 아내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잠시 후 아이가 화장실에 가면서 다시 한 번 인사를 했고, 돌아와 앉기 전에도 또 인사를 했습니다. 감격한 아내는 지갑에서 아이에게 큰 용돈을 주었습니다. 아이는 처음엔 받지 않으려 했고, 부모님도 당황한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몇 번 권유한 끝에 아이에게 용돈을 주었습니다. 부부도 일어나 정중히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훌륭한 가정도 있구나” 하고 크게 감동했습니다.
30년 전 어떤 아파트단지에서 살았습니다.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 유치원을 다녀오는 어린아이와 함께 탔습니다. “참 예쁘구나! 유치원에 다녀오느냐?”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 아이는 눈을 똑바로 치켜뜨고 나를 쳐다보면서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에요?”라고 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런 감정과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성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가정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처럼 이처럼 가정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학교 교육은 국가의 30년,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입니다. 교사가 자살하고, 학부모들 항의로 담임교사가 1년에 몇 번씩 교체가 되고, 교사를 구타하고 욕설을 일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체벌과 훈육, 훈계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에게 무슨 희망이 있습니까? 2023년 스승의날, 초·중·고 교사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경험이 있나”라는 질문에 10명 중 8명이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필자는 ‘성공의 비결’ 세미나에서 꼭 묻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성공할까요, 아니면 친구 관계가 좋은 학생이 성공할까요?” 90% 이상의 학생들은 친구 관계가 좋은 학생이 성공할 것이라고 답합니다. 권위주의나 파시즘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안 보면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도와주고 싶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보기도 싫고, 만나고 싶지도 않으며, 도와줬던 것도 되찾아오고 싶습니다. 전자는 아무리 가난하고 권력이나 명예가 없더라도 성공한 사람이고, 후자는 아무리 돈과 권력이 많아도 실패한 사람입니다. 이처럼 인격과 교양이 중요합니다.
결론
기독교인의 직책은 화목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났나니,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책을 주셨느니라”(고후 5:18) 사람과의 화목은 인격과 교양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기독교인의 인격 교육과 교양 훈련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하나님의 백성들의 인격과 교양은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 5:22-24) 이런 인격과 교양이 체질화된다면 세상은 변화할 것입니다. 가정은 물론, 그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곳에는 진정한 행복이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는 세상의 그 어떤 종교보다 최고의 인격과 교양을 가르칩니다. 전도와 선교에서도 교리보다 인격과 교양이 우선입니다. 인격과 교양이 무너지면 모든 것을 잃은 지도자입니다(딤전 3:1~7). 말씀은 학위보다, 신학교 졸업보다 더 우선입니다. 이런 말씀을 은퇴할 때쯤 되면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때늦은 후회입니다. 그래서 구약에서와 같은 제사장 교육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교리보다 목사와 사모의 인격과 교양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늘 말고 곱고,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습니다. 이것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는 성경의 법칙입니다.
국제국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