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CD연구소 ‘한국형 쉐마교육’
고1 학생은 자퇴하고 암송 ‘올인’
어릴 때 시작할수록 암송 잘 돼
그룹으로 해야, 혼자는 힘들어
수업 잘 듣는 학생으로 만들어야
당진예빛교회와 CECD연구소(소장 황만철 전도사, Christian Education Contents Dvelopement)에서 ‘사복음서 중심 한국형 쉐마교육’을 위한 ‘성경 파노라마 교재 프로젝트’의 핵심은 ‘성경 암송’이다.
황만철 전도사 지도 하에 ‘한국형 쉐마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회들에서는 성경 1천 구절 이상을 암송하는 학생들이 등장하고 있다.
당진 충청중앙교회는 매일 방과후교실과 주일 교회학교에서 ‘성경 파노라마 교재’를 사용해 ‘한국형 쉐마교육’을 진행 중이다. 연구소의 쉐마교육을 알게 된 교회학교 부장 이경자 집사 주도로 이를 교사들과 시작해 지난 10월 6일 현재 1천 구절 이상 암송한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이 교회에서는 황 전도사가 매일 1시간씩 교회에서 방과후 활동을 주재하고, 주일 오후 교회학교도 맡고 있다.
특히 이경자 집사의 두 자녀가 암송에 열심이다. 첫째인 임현준 군(고1, 16)은 신학을 하기로 결심하고, 최근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암송에 ‘올인’하고 있다. 임 군은 지난 4월부터 성경 암송을 시작해, 5개월 만에 1,500여 구절을 암송했다.
임현준 군은 “황만철 전도사님을 지난 1월 캠프 때 만났다. 말씀을 듣다 보니 신뢰가 생겼고, 이 분을 따라가면 학교를 그만둬도 충분히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다. 신학을 전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성경을 제대로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황 전도사님의 다음 세대 사역을 이어받고 싶다”고 말했다.
임 군은 “평소 성경을 전혀 읽지 않았고, 예배 때도 졸거나 스마트폰을 보곤 했었다. 그런데 암송을 하면서 말씀이 들리고 이해가 돼 집중하게 된다”며 “암송을 하면 그 다음 구절이 궁금해 미리 스토리를 읽어보게 된다. 성경 강의를 유튜브로 찾아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임 군의 동생 임현서 양(중2, 14)은 교회학교 학생들 중 ‘암송 1등’을 달리다, 잠시 쉬었다고 한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임 양은 “암송을 같이 할 때는 혼자서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자신감도 떨어지다 보니 다시 함께 암송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때까지 외웠던 것들이 아깝기도 해서 다시 해보기로 했다(웃음)”고 말했다.
황만철 전도사는 “성경 암송은 혼자 하면 힘들다. 그룹으로 해야 한다. 성경 암송을 많이 하신 다른 분들도 ‘스터디 그룹’을 추천하시더라”며 “그래서 가정에선 다소 힘들고, 교회에서 함께 모여서 하면 좋다. 충청중앙교회는 매일 방과후 모여 오후 9시까지 3시간 정도씩 함께 암송하고 있다. 교사들이 함께해 주면, 국내 어느 교회들에서도 가능하다. 지난 3월부터 누적 체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황 전도사가 시무하는 당진예빛교회에서도 ‘암송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성경 파노라마> 교재 첫 출간을 후원한 당진예빛교회 김희영 집사의 딸 안수지 양(초5, 11)은 지난 1월부터 8개월 동안 구약 암송을 모두 끝냈다. 지난 10월 6일 현재 무려 1,741절을 암송한 상태다. 9월부터는 다른 학생들과 페이스를 맞추기 위해 복습만 하고 있다고 한다. 외운 구절을 다 낭독하는 데만 9시간이 걸릴 정도의 분량이다.
김 집사는 수지 양에 대해 “혼자 앉아서 조용히 500구절 정도는 묵상이 가능한 정도가 됐다. 예전에는 안 됐는데, 지금은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신약을 암송하게 되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동생 안예지 양(초3, 9)도 같은 기간 1,310절을 외웠다. 김 집사는 “예지는 글씨를 모르던 때부터 언니가 외울 때 성경을 들으면서 자랐다.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곧잘 외운다”며 “아주 어릴 때 성경 암송을 시작한 아이들은 외우는 방식 자체가 다른 것 같다. 들으면서 바로 암송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암기 능력이 발달하는 효과도 있다. 안수지 양은 “학교에서도 암기과목은 몇 번만 봐도 90점 정도는 받는다”고, 안예지 양도 “학교 생활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김희영 집사는 “집중력에서 예전보다 확실히 차이가 난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물어서라도 알고자 한다.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며 “시험 기간에도 40점 받던 과목이 90점으로 오르더라”고 털어놓았다.
황만철 전도사는 “말씀 자체가 능력이 있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써 있지 않나. 몇 구절 정도를 암송하면 그것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다”며 “성경을 5천 구절 암송해도 사람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는 대략 1천 절을 넘기면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3-4천 구절을 암송할 수 있을 때, 학생들의 암기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다. 어른들은 몰라도, 사실 아이들은 1천 절 외우기를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 교회들 외에 서울북경중앙교회, 신내흰돌교회에서도 성경 암송 쉐마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황 전도사는 “한국형 쉐마교육을 받을 교회들이 한두 곳 정도 더 있으면, 이들을 샘플로 다른 교회들에까지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암송과 성경 역사 교육은 해볼 만하다고 본다. 컨텐츠는 이미 다 개발돼 있다. 3-4개월 후 기존 성경 그림 1천 장 외에 ‘예수님의 생애’ 관련 그림 300장이 더 완성되면, 사복음서와 사도행전 암송도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본지는 앞서 CECD연구소의 <성경 파노라마> 교재 시리즈를 소개한 바 있다.
황만철 전도사는 “10.27 연합예배를 함께 드려야 할 정도로 다음세대 동성애 문제가 심각한데, 사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일 수 있다”며 “성경과 기본 교리들을 다음 세대에 미리 잘 가르쳤다면, 그들 중 누가 동성애를 가까이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황 전도사는 “교회학교가 없어지고 있다 보니, 다음 세대가 어릴 때 성경을 배우지 않고 학교에 들어간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네 인생은 네 것이니 마음대로 살라’고 한다”며 “그러다 보니, 요즘 아이들을 가르치기 너무 힘들다. 뭘 시키면 싫어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학교를 도와야 한다. 교회학교가 공교육을 돕는 대안학교로서, 학교가 못하는 것들을 해줄 때다. 아이들이 수업 잘 듣고 인사 잘 하도록 만들면 된다”며 “저희 방과후교실은 공부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성경을 가르치는 곳이다. 저희는 영어를 물어보면, 영어는 학교에 가서 배우고 성경만 물어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황 전도사는 “성경만 잘 배우면, 친구들 왕따를 시키겠나, 아니면 폭력을 쓰겠나. 못된 짓도 하지 않을 것이다. 성품교육 등을 통해 학교에서 수업 잘 들을 학생을 배출하고 싶다”며 “올해 반응을 보면서 내년 계획을 세우려 하는데, 계속 바뀌고 있어 기대가 된다. 내년에는 사복음서 사도행전 전체 암송을 하는 학생들이 나올 것 같다. <성경 파노라마>를 채택하고 성경 암송을 하고자 하는 교회들이 있다면, PPT 등 각종 자료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