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한강 노벨문학상에 “문학 하는 목사로서 가슴 벅차”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심장 속, 불꽃이 타는 곳, 그것이 저의 설교라는 생각도”

▲밤 산행에 나선 소강석 목사.

▲밤 산행에 나선 소강석 목사.

시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문학을 하는 목사로서 순간순간 가슴이 벅차 올랐다”고 12일 SNS에 밝혔다.

소 목사는 “우리나라 문학을 드높이고, 대한민국 문학을 세계의 탑으로 올려준 작가에게 감사드리고, 또 축하드린다”며 “심장 속, 불꽃이 타는 곳, 그것이 저의 설교라는 생각도 해본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심장 속, 불꽃이 타는 곳, 그게 내 소설이다’, 이 표현은 며칠 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 작가의 고백”이라며 “저는 그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후 그녀의 몇 작품을 구했다. 오늘은 <채식주의자> 등을 비롯한 몇 권의 책을 탐독했다”고 전했다.

소 목사는 “솔직히 말해 책을 읽는 내내 어색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그의 문체의 섬세함과 경이로움에 매료되기도 했다. 소설가 하면 황석영, 이문열, 김훈, 조정래 작가 등이 떠오르지 않는가? 제가 소설을 이해하는 방식도 그 안에 갇혀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아, 소설이 이렇게도 쓰여지는구나.’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의 표현대로, 리얼리즘과 환상이 교차되는 지점이라고 할까”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책을 대충 보았지만, 노벨상 수상 작품이라 오늘 하루 동안 다시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의 소설은 역사에 대한 대하 드라마식으로 서사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폭력과 사회적 억압을 저항하며, 인간다운 인간, 보편적 인간애와 가치를 줄곧 강조했다”며 “때때로 그의 글에는 잔인하고도 고통스러운 언어들이 나타나 있었다. 읽는 저 자신이 마치 채식주의자가 되고 나무가 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한강 작가의 글에는 그런 매혹의 힘이 있었던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소강석 목사는 “잠시 산에 올라와 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누구에게도 해를 주지 않고 억압을 주지 않는 나무들이 서로 바람에 부딪혀 접촉을 하고, 서로를 보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그렇다고 우리 모두 나무가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이기에, 나무 같은 순수함과 청록색의 향기를 풍겨주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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