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를 위하여] 교회와 가정이 함께 세우는 신앙 교육
다음 세대 신앙 교육, 교회들과
교회학교에 일방적으로 맡겨져
부모 세대의 믿음과 신앙, 자녀
세대에까지 온전히 전수 안 돼
그리스도인 정체성 확립 실패해
가정에서 반드시 신앙교육 해야
부모와 자녀 함께 가정 예배부터
교회는 부모-자녀 연결 ‘허브’로
방법 제시하고 사명의식 공유를
수련회에 부모 참여로 믿음 계승
해마다 여름과 겨울이면 많은 교회들이 수련회를 갖는다. 필자 역시 다음 세대 사역자로서 한 영혼의 회복과 변화를 위해 그들을 은혜의 자리에 초대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으로 매년 수련회를 준비한다.
하지만 수련회 참석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은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대개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의 학부모들 반응을 살펴보면, 자녀들의 학원 일정 또는 가족 휴가 등의 사유로 수련회를 보낼 수 없다는 사유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이러한 반응은 비단 수련회뿐 아니라 평소 교회와 가정 간의 온전한 신앙 교육 연계가 이루어지지 못한 교회 교육의 민낯과 현주소를 반영한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은 교회와 교회학교에 일방적으로 맡겨졌을 뿐, 부모와 가정과의 연계가 결핍됐다. 그 결과 부모 세대의 믿음과 신앙이 자녀 세대에까지 온전히 전수되지 못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크리스천 가정의 자녀들 상당수가 고등학생까지는 부모를 따라 교회에 다니지만, 성인이 되는 순간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부모 세대가 믿고 고백한 하나님이 다음 세대로 하여금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 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실패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고자, 필자는 교회와 가정이 함께 세우는 신앙 교육을 제안한다. 물론 교회와 교회학교에서 이뤄지는 신앙 교육이 다음 세대 신앙 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교회가 그들을 직접 대면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을뿐더러, 그들이 배운 신앙을 삶의 현장에서 홀로 익히고 살아내기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일상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가정에서 반드시 신앙 교육이 동반돼야 하며, 동시에 교회는 부모와 자녀 세대를 연결하고 훈련하는 허브(Hub)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이 교회와 가정이 상호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어 신앙 교육을 전개할 때, 다음 세대가 보다 견고한 신앙의 기초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
성경은 가정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하나님께서는 가정을 영적 공동체로 세우셨고, 가정을 통해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게 하신다. 이를 위해 부름 받은 부모 세대는 자녀 세대에게 건강한 신앙을 가르치고 전수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따라 부모는 단순히 자녀를 교회에 보내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닌, 가정의 신앙 교육 책임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 말은 곧 부모가 신앙으로 바로 서지 않으면, 자녀 세대가 영적으로 바로 설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가정은 우리네 일상의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는 곳이자, 영적 민낯이 드러나는 곳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그곳에서 먼저 영적으로 바로 서야 하며, 자녀에게 모범을 보임으로 그들이 자연스럽게 부모의 삶과 신앙을 본받아 배워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정에서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드리는 가정 예배다. 가정 예배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영적 유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부모의 영적 권위를 회복하고 자녀들이 부모 세대의 신앙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신앙을 주체적으로 고백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예배를 통해 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그 은혜에 감사와 찬양으로 반응하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라게 된다.
그러므로 교회와 교회학교는 부모 세대가 가정의 신앙 교육 책임자로서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하고, 사명 의식과 비전을 공유하는 통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 통로의 사명은 궁극적으로 교회와 가정이 한 마음과 한 뜻을 품고, 이 비전과 유업을 다음 세대에게 흘려보내는 것이다.
이것이 막힘 없이 흘러갈 때, 교회와 가정, 나아가 부모와 자녀 세대가 연합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이 흐름이 막히는 순간, 우리의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따라서 신앙 교육의 관건은 이 흐름을 막힘 없이 지속 발전시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매년 치르는 수련회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보통 교회에서 치르는 수련회의 경우 교역자와 교사, 부서 아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여름 수련회에 학부모와 가족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가정과 함께 비전과 기도 제목을 공유하고, 믿음을 계승하는 기회로 삼았다. 특히 수련회 마지막 날 저녁 집회는 늦은 시간까지 부모와 자녀, 교사가 한데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러한 시도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수련회 일정과 휴가 사이에서 고민을 덜어줄 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배하며 신앙적 경험과 추억을 공유함으로써 가정 전체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나아가 교회와 가정이 하나 되는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상호 간 협력을 통해 함께 다음 세대를 지켜내고 그들을 견고히 세워가는 영적인 가족 공동체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해 교회와 가정이 함께 신앙 교육을 세워가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도전과 더불어, 다음 세대의 영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성경적 방법이다.
‘위기는 위대한 기회’라는 말이 있듯, 교회학교 소멸과 다음 세대 사역 위기를 말하는 이때, 우리는 그동안 놓치고 있던 기본과 본질을 깊이 있게 성찰하며 이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와 가정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같은 꿈을 꾸며 다음 세대를 품고 그들이 소중한 믿음의 유업을 이어가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설 수 있도록 힘을 내어주길 바란다.
안승태 전도사
고양 능곡교회
한신대학교 신학사상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