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78]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믿는 사람과 믿는 척하는 사람
감사 행동으로, 결과 예상 이상
척만 하면 진정 변화 경험 못 해
믿고 감사하면, 평안과 만족이
추수감사절, 믿음 다시 점검을
진정한 감사 묵상할 주요 기회
우리는 종종 당연함과 은혜 사이에서 갈등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사회적 시스템이 주는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 보면 이 두 개념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을 대변하며,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연함을 느끼는 심리와 모든 것을 은혜로 여기는 심리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무엇에 감사해야 하는가?
2024년이 아직 남아 있지만, 우리는 벌써 추수감사절을 맞이하게 됐다. 또한 성탄절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이 시기는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을 감사하고, 왜 감사해야 할까?
추수감사절은 우리가 받은 모든 은혜를 다시금 깨닫고 감사할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교회의 대부분은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키는데, 2024년에는 11월 17일이다.
이 시기를 맞아, 감사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하는 사람은 항상 감사할 이유를 찾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매 순간 불만을 가진다. 이 차이는 단순히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신앙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하나님께 드릴 수밖에 없는 감사의 고백’은 시편 136편 1절부터 26절에 기록된 26가지 감사뿐 아니라, 수백 가지로 확장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 죄인인 나를 구원하시고 자격 없는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신 그 은혜는 우리가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는 단지 형식적인 감사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존재 자체에 뿌리내린 근본적인 감사이다.
당연함의 심리적 함정과 믿음의 진정성
사람들이 무언가를 당연하다고 느낄 때, 그 이면에는 ‘자격 의식(Entitlement)’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이만큼 노력했으니, 당연히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격 의식은 우리가 받은 혜택이나 타인의 도움을 과소평가하게 만들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 마음 상태는 결국 감사의 결여로 이어지며,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을 떨어뜨린다.
우리는 종종 믿음으로 사는 사람과 믿는 척 하는 사람의 차이를 간과한다. 실제로 감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과 감사하는 척만 하는 사람의 차이는 행동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동으로 이어지며, 그 결과는 예상 이상으로 크다. 반면, 감사하는 척만 하는 사람은 진정한 감사와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믿고 감사하며 행동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성과와 관계없이 마음의 평안과 만족을 누린다. 반면 겉으로만 신앙을 드러내는 사람은 진정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다. 추수감사절은 단지 감사의 시즌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다시 점검하고 진정한 감사가 무엇인지를 묵상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모든 것이 은혜라는 깨달음
‘모든 것이 은혜’라는 생각은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이 태도는 모든 상황과 도움을 당연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선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은혜를 깨닫는 사람은 자신의 한계와 타인의 기여를 겸허히 인정하며, 자신이 당연히 누릴 자격이 없다고 여겼던 것들에 대해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감사하는 마음은 삶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작은 일에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은 더 큰 만족과 평온을 경험하게 된다.
이 감사의 태도는 신앙생활에도 적용된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모든 것을 은혜로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를 깨닫는다. 반면 믿는 척만 하는 사람은 단지 형식적으로 감사할 뿐, 진정한 감사의 깊이를 느끼지 못한다. 감사는 마음에서 시작해, 우리의 행동과 태도를 바꾼다.
당연함에서 은혜로의 전환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당연함의 심리적 함정을 벗어나, 은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먼저 우리가 받은 혜택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익숙해진 혜택이라도 그 가치를 재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일 사용하는 전기와 물도 많은 사람의 노력과 자원 덕분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작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감사의 마음을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연구에 따르면 감사의 표현은 단순한 감정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우리의 뇌 구조와 신경망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하루에 한 번 자신이 받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고, 삶에 대한 만족감을 극대화시킨다.
맺음말
당연함과 은혜는 삶을 바라보는 두 가지 대조적인 시각이다. 당연함의 심리적 함정에 빠지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불만족하게 된다. 반면 모든 것을 은혜로 받아들이는 마음은 더 큰 만족과 평안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창조의 은혜, 구원의 은혜, 그리고 자격 없는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진정한 고백으로 나아가자. 당연함을 내려놓고,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최원호 박사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