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특별히 기독교인이나 신앙인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두 대선 후보는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계속해서 밝혀 왔다.
AP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의 공공문제연구소는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성인 2,028명을 대상으로 두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4%만이 해리스나 트럼프를 ‘극도로’ 또는 ‘매우 잘’ 설명하는 단어로 ‘기독교인’을 선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70%가 트럼프에 대한 호의적이지만, 그 중 절반만이 트럼프가 자신의 신앙을 대변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백인 가톨릭교인과 백인 주류 개신교인 중 50%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 개신교인과 가톨릭교인들은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흑인 개신교인들은 무려 약 75%가 해리스를 지지했다.
응답자 중 3분의 1만이 ‘정직’ 또는 ‘도덕적’이라는 단어가 두 후보를 ‘극도로’ 또는 ‘매우 잘’ 설명한다고 했으며, 나머지 3분의 1은 해리스에게 적합하다고, 약 15%는 트럼프에게 해당한다고 했다.
주류 장로교인으로 자란 트럼프는 자신이 기독교인에게 우호적인 후보임을 강조해 왔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신앙인들을 상대로 사법제도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최근 두 번의 암살 미수 사건 이후 트럼프는 하나님에 대해 더욱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며, 자신이 죽음에서 벗어난 것은 하나님의 섭리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최근 폭스뉴스 쇼 ‘굿펠드!(Gutfeld!)’에 출연해 “좋은 점이 있다면, 항상 중요한 대통령이 총격을 당하는데 다행히 저는 지금까지 매우 운이 좋았다”며 “아니면 우리 모두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있을 수도 있다. 저 위에는 무언가가 있고, 누군가가 있으며, 아마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서 열린 ‘터닝포인트 행동하는 신앙인 정상 회의’(Turning Point Action's Believers Summit)에 참석한 트럼프는 기독교인들에게 지지를 촉구하며, 재선되면 다시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해리스는 침례교회에 다니지만, 인도계 어머니의 동양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콴자(Kwanzaa, 아프리카계 조상을 둔 미국 흑인들이 자신들의 뿌리와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축하 행사)를 기념해 왔다고 밝혔다.
정치 컨설턴트이자 ‘프로텍트 오하이오 밸류스PAC’(Protect Ohio Values PAC)에서 근무한 로마가톨릭교인 라이언 거더스키는 최근 ‘교회 내 정치(Politics in the Pews)’ 팟캐스트에 출연해 트럼프나 해리스가 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카멀라가 기독교인지 사실 그 답을 모르겠다”며 “그녀는 유대인과 종파를 초월한 혼인(interfaith marriage) 관계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가 콴자를 기념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분명히 거짓이다. 그녀가 기념했다고 말한 그 해에는 그 축제가 아직 존재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이는 완전히 조작된 아프리카 민족주의 기념일”이라고 반박했다.
거더스키는 “해리스가 신앙에 대해 거의 언급한 적이 없다”며 진보적인 샌프란시스코 정치계에서는 그런 언급이 불필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카멀라 해리스가 깊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 번도 경의를 표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도 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는 유권자들의 입장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들의 문제를 수용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카멀라가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