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3신] ‘인공지능(AI) 시대, 목회자 윤리 선언’ 제정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사회 인공지능 윤리 선언 및 목회자 윤리 지침

1. 목회자는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2. 설교문은 성령의 감동으로 되는 것이지 인공지능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3.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지식이나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4.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신공(神工)지능을 가진 설교자이다

▲2023년 9월 17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바이올렛 크라운 시티 교회에서 AI가 제작한 예배를 처음 시도하는 모습.   ⓒ크투 DB
▲2023년 9월 17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바이올렛 크라운 시티 교회에서 AI가 제작한 예배를 처음 시도하는 모습. ⓒ크투 DB

목회자들이 챗GPT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설교 연구나 기도문 작성 등에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가운데, 예장 통합 총회에서 ‘인공지능 시대, 목회자 윤리 선언’을 제정했다.

예장 통합 제109회 총회 둘째 날 오후 진행된 정책기획및기구개혁위원회 청원에서는 ‘ChatGPT(챗지피티) 등 대화형 인공 지능 서비스 관련 윤리 규정 제정을 위한 연구안’으로 해당 선언을 청원해 총대들의 허락을 받았다.

취지문에서 제108회기 정책기획및기구개혁위원회는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인공지능(AI)”이라며 “인터넷과 로봇 등 사무 업무와 산업 라인의 여러 분야들에 이미 깊숙이 적용되고 있는 AI는 최근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학습 능력을 갖추고, ‘빅데이터’의 엄청난 정보를 소화함으로써 인간 능력의 한계를 훌쩍 추월해 버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2년 생성형 AI ‘챗GPT’의 출현은 학습과 소통에 대한 기존의 윤리적 규범들을 심각하게 위협함으로써, 이에 대한 윤리적 통제와 감시가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에 총회는 세계 첨단 산업 선도 국가로서 사회와 교회를 향한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에 대한 윤리적 점검이 시급하다는 인식으로, 다음과 같이 윤리 지침을 선언한다”고 소개했다.

목회자 윤리 선언문은 ‘일반 사회를 향한 인공지능 윤리 선언’과 ‘목회자를 위한 인공지능 윤리 지침’ 등 크게 두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일반 사회를 향한 인공지능 윤리 선언’ 내용으로는 크게 ①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이 아니다 ②인공지능 발전이 인간 능력의 쇠퇴가 되어서는 안 된다 ③인공지능이 인간의 자유와 자율성,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④인공지능이 인간 생명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⑤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무분별한 상업적 출시를 통제해야 한다 등이 담겼다.

이어 ‘목회자를 위한 인공지능 윤리 지침’에 대해 “사용자의 요청대로 설교문을 만들어 주는 언어(설교) 생성 인공지능은 목회자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 유용성만큼 심각한 위험 요소도 함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4가지를 강조했다. 먼저 ①‘목회자는 인공지능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를 설명하면서 “AI는 컴퓨터, 자동차 등처럼 인간이 사용하는 유용한 도구의 하나일 수 있다. 목회자는 그 도구의 속성·기능·한계·위험성 등을 잘 알아야 하고, 사용 방법을 잘 익혀야 한다”며 “AI는 교회의 여러 시설과 장비 관리, 헌금 수납과 재정 관리, 다양한 행정적 업무 처리, 지식 전달이 우선인 성경공부나 교리 교육, 통상적 행사 계획과 실행 등에 유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그러나 그러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목회도 존중돼야 하고, 그들을 위한 목회환경도 보존돼야 한다. 위기에 처한 성도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심방, 말씀과 인격과 성령의 역사가 함께해야 하는 설교와 같은 일들에서는 인공지능의 유용성과 능력은 제한적”이라며 “목회자는 이 양쪽의 효율성을 잘 인식하고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②‘설교문은 성령의 감동으로 되는 것이지 인공지능으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에 대해선 “설교문 작성은 성경의 기록과 유사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즉 설교문은 설교자의 영성, 시대적 정황, 청중에 대한 이해와 사랑의 터 위에서 성령의 감동과 인도하심에 따라 만들어진다”며 “그러나 생성형 AI는 학습한 자료의 최대치를 가지고 주어진 알고리즘에 따라 설교문을 생성한다”고 둘을 비교했다.

선언문은 “설교는 본질적으로 영적 행위이고, 성령의 감동에 의해 이뤄진다. AI가 생성하는 설교는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기 어려우므로, 온전한 설교가 될 수 없다”며 “설교의 본문과 주제(제목) 선정은 반드시 설교자 자신이 해야 한다. 이것을 인공지능에게 맡기면 설교자로서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③‘생성형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지식이나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과 관련해선 “설교자는 생성형 AI를 통해 설교나 교육에 필요한 여러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으나, 이때 설교자는 AI가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AI가 방대한 자료를 수집·학습·정리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자료의 진위를 판단할 능력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AI는 학습한 자료 가운데 주어진 프롬프트와 가장 연관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자료를 기계적으로 제시할 뿐”이라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식과 정보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인공지능에 나타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④‘목회자는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신공(神工)지능을 가진 설교자이다’와 관련해선 “생성형 AI의 출현은 설교하는 목회자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험”이라며 “금속활자의 신기술이 종교개혁에 도움이 된 것처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성도의 영적 성장과 교회의 부흥에 도움이 되려면, 목회자는 그 유용성과 위험성을 함께 잘 숙지해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설교자의 자리를 인공지능에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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