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부재단‧한끼나눔, 명절 기간 노숙인들 무료급식 섬겨
이주태 장로, 건강 악화 불구 급식소 공사 현장 진두지휘해
‘기독교의 중심지’에 섬김의 장소가 없었던 것 아쉬워서…
원로목사들도 감동해 동참… 식사 양보하고 라면으로 끼니
청년들, 원로목사들과 주님의 마음 느끼며 눈물 보이기도
매달 소외계층 400여 명 초청해 복음 전하고 식사 제공하려
민주화 운동과 교계 연합활동 등 한국 기독교 역사의 현장인 ‘종로5가’가, “소외된 이웃을 향한 섬김과 나눔”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장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을 위해 ‘한끼나눔’ 라면 무료급식을 진행해 왔던 (사)한국기부재단(총재 피종진 목사, 이사장 박장옥 목사, 대표회장 이주태 장로)과 (사)한끼나눔은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이사장 유청수 목사, 대표회장 박장옥 목사)와 함께 추석 연휴를 맞아 16일부터 20일까지 명절 무료급식 봉사를 실시했다.
연동교회 앞 사거리, 한국기독교회관 맞은편은 매주 화·목요일이면 라면 냄새로 가득했다. 한국교회 부흥기를 이끌었던 원로목사들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 만든 ‘라면한끼’ 무료급식소가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5월부터 형편이 어려운 노숙자와 학생, 작장인, 근처 효제초등학교 어린이들까지 부담없이 내 집처럼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던 급식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고 올 초 이곳에 새로 터를 잡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해 왔다.
원로목사 섬김이를 자처해 왔던 대표회장 이주태 장로(사단법인 한국노숙자총연합회 대표)지난 겨울 ‘신장 이식’이라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직접 급식소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라면한끼’ 급식소 재건에 나선 그를 본 원로목사들도 함께 팔을 걷어붙여 공사를 완성했고, 이곳에는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노숙인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한국기부재단이 명절 기간 어려운 이웃을 섬긴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5년 만이었다. 이 대표회장은 “일반인들이야 명절이 따뜻한 기간이지만, 소외계층은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서러운 시기”라며 “임원진이 특별헌금을 자처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라면한끼 급식소는 사람의 그리운 정이 넘치는 여느 고향 못지 않았다. 송편과 부침개, 여러 가지 과일 등 명절의 향기가 가득했다. 수요일에는 특별히 삼계탕을 준비해 당시 계속되던 무더위를 이겨내게 했다.
봉사자로 섬긴 원로목사들은 평소보다 이른 아침 7시부터 나와 식사 준비에 바빴다. 제한된 재료에 한 명이라도 더 섬기기 위해 원로목사들은 자신들 몫의 식사마저 선뜻 내주고 라면으로 끼니를 대신했다. 그런 목사들의 섬김에 노숙인들 일부는 봉사자로 자처해 일손을 보태기도 했다.
이주태 대표회장은 “어떤 분은 35년 만에 처음 느껴보는 사랑이었다더라. 또 한 분은 15년 만에 이러한 행사를 참여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종로5가가 ‘기독교의 중심지’라고 불리지만 정작 이곳에 섬김의 장소가 없었던 것이 늘 아쉬웠는데, 앞으로 이러한 행사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특별히 한국원로목자교회 담임 김마리 목사와 예닮교회 청년들이 직접 봉사를 펼치며 의미를 더했다. 김 목사의 권유로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참여했던 청년들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활동에 낯설어했지만, 원로목사들의 헌신과 어려운 이웃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느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목사는 “‘오늘은 너희들이 날이 아니다. 삼계탕도 맛있는 음식도 모두 노숙인들의 것이고, 양보해야 하고 불편할 수 있는 날이지만 섭섭해하지 말라’고 말해 줬는데, 심지어 원로목사님들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섬기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눈물을 글썽였다. 어려운 이들을 보며 자신들이 그간 얼마나 행복했는지 깨달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원로목사님들의 섬김에 노숙인들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꼈다. 함께 예배하고 오히려 봉사를 자처하면서 섬김으로 하나 돼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며 “이주태 장로님이 아직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성심으로 섬기는 모습을 보며 도전받고, 이 땅에 여전히 소망이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명절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중추절 감사예배가 진행됐다. 조병완 목사의 인도로 김마리 목사의 인사말, 곽문자 목사의 대표기도, 윤봉순 목사의 성경봉독에 이어 박장옥 목사가 ‘성공의 씨앗’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며 “우리 인생은 마음밭에 어떤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앞길이 결정된다. 아무리 어려운 형편에서도 꿈과 희망을 품고 살라”고 격려했다.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 이사장 유청수 목사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원로목사님들 중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많다. 한국교회가 원로목사님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
무료급식소에서 식사로 섬김을 받다가 ‘섬김이’가 돼 이날도 헌신한 강성모(79) 씨는 “원로목사님들과 장로님, 모든 분들이 섬겨 주셔서 마음에 큰 힘을 얻곤 했다. 라면 한 그릇이지만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은혜의 말씀이 마음의 양식이 되었다. 다시 잘 돼 고향에 돌아가 받은 은혜를 더 어려운 분들께 베풀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한국기부재단은 앞으로 노숙자들을 비롯한 소외계층 약 400명을 초청해 복음을 전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대규모 행사를 한 달에 한 번 진행할 계획으로, 한국교회에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후원 계좌: 기업은행 016-065319-04-015 예금주 한국기부재단(02-3394-8877)
한국기부재단을 통해 (사)한끼나눔으로 전달됨.
문의: 010-2351-6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