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뭐 좋은 것 있나?”… 소비자가 된 교인들

뉴욕=김유진 기자     |  

美 목사이자 작가인 알리스터 베그, 영적 권위 상실 지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교회의 알리스터 배그 담임목사.  ⓒ알리스터 배그 유튜브 캡처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교회의 알리스터 배그 담임목사. ⓒ알리스터 배그 유튜브 캡처

미국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 교회의 담임목사이자 작가인 알리스터 베그(Alistair Begg)가 “교회 생활에서 성경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으며, 현대 교인들이 경건함 대신 소비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교회에 온다”고 경고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연례 ‘싱! 콘퍼런스’(Sing! Conference)에서 베그 목사는 “강단이 한때 영적 권위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일상적이고 소비자 중심의 예배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해 72세로 스코틀랜드 출신인 그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 교회가 성경과 교감하는 방식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베그는 어린 시절 예배 시작 전, 준비위원이 강대상으로 성경을 가져오던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다고 회상하며, “전통적으로 강대상은 중앙에 위치하고 시각적으로 두드려졌다. 이는 설교자의 권위가 아니라 성경의 권위를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늘날 많은 교회에서 이러한 중심성이 사라지고, 예배 공간을 덜 공식적이고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가치 있는 시도일 수 있지만, 불행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예배에 참석할 때 ‘이 모든 것이 영광스러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분명한 이해 대신, 커피를 들고 ‘오늘 뭔가 좋은 것을 가져 왔는지 보자’고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경 해석은 영감을 주는 강연에, 그 후에는 치료적 노력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라며 “미국이 성경 문맹의 심각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성경은 부적이나 구석에서 숭배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매일의 지식과 하나님과의 만남의 원천이다. 성경 없이는 인생을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베그는 설교가 본문의 의미에 초점을 맞춘 “성경과의 깊이 있는 교제”가 되기를 촉구했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붕괴와 강단에서 표현되는 것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며 “목회자의 성경 연구 사역은 단순히 내용을 설명하고 빈칸을 채우는 정도의 몇 가지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목회자와 설교자, 그리고 교인들은 말씀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음성을 듣기를 원한다 (…) 우리는 알리스터가 아는 것들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중에게 “교회 예배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다. 예배는 나의 필요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초점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개인적인 경험이나 오락으로 옮겨갈 때 중요한 무언가를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베그는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저서 《노예의지론》(The Bondage of the Will)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영이 없이는 누구도 성경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성경을 인용하거나 토론하거나 암기하더라도, 성령의 역사 없이는 성경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 예배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성경과의 교감이 끊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참된 예배를 위해서는 영적인 삶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그는 히브리서를 인용하며 “예수님이 예배의 지도자이시며, 그분이 예배를 가능하게 하고 우리를 찬양으로 인도하신다”며 “성경 해석을 풍부한 찬양에 희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연례 ‘싱! 콘퍼런스’는 기독교 음악가인 키스와 크리스틴 게티가 주최하며, 교회 예배에서 신학적 이해를 심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올해는 “성경의 노래(The Songs of the Bible)”를 주제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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