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제4차 로잔대회의 역사적 개최와 성공을 기대한다(II)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로잔운동은 성경적 복음주의 선교운동이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3. 로잔운동의 포용성: 다중심적 기독교 추구. WCC일에 성경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참여

로잔 운동은 전 세계적인 교파 연합체 조직인 WCC와는 달리 조직이 없는 “선교 운동”이며, 지역 교회들이 협력하여 선교를 논의하는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로잔대회에는 로잔운동과 신학적 입장을 달리하는 교회나 교파들에 속한 사람들이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을 근거로 ‘한국로잔대회를반대하는목회자연합’이 로잔운동이 로마 가톨릭, 안식교, WCC 등과 같은 자유주의와 이단, 그리고 종교다원주의에 대해 포용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판단이라고 할 수 없다.

로잔운동은 마닐라 선언 II. 온교회 9 「복음 전도의 동반자적 협력」에서 로잔운동의 일부는 WCC 소속교회의 성도들로서 WCC일에 비판적으로 참여하고 성경적 이해를 갖도록 장려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우리 중 일부는 세계교회협의회(WCC)에 속하는 교회의 성도들로서 그 협의회가 하는 일에 적극적이면서도 비판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기독교적인 의무라고 믿고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세계교회협의회가 복음 전도에 대해 철저한 성경적 이해를 채택하기를 촉구한다.” 여기서 마닐라 선언은 복음주의자들이 WCC일에 성경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참여하여 WCC가 복음전도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갖도록 하는 적극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2010 케이프타운 3차 로잔대회에 ‘WCC 관계자 1,000여명이 초청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단지 세계선교의 협력자로 소수를 초청한 것에 불과하다. 국제대회는 폐쇄되어서는 안 된다. 열려 있어야 한다. 진보적 신앙관을 가진 자들과의 소통 속에서 상대방의 지적에 대하여 열리며 경청하며, 인격적인 소통을 통하여 저들에게 성경적 신앙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1989 로잔 제2차 마닐라 선언은 B. 온 교회 (The Whole Church), 9. 「복음 전도의 동반자적 협력」(Cooperating in Evangelism)에서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 세계교회협의회(WCC)와의 신학적 차이를 인정하면서 성경적 진리가 손상되지 않은 범위 안에서 협력 제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로잔운동은 마닐라 선언 II. 온교회 9 「복음 전도의 동반자적 협력」에서 다음같이 선언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에 대한 복음주의자들의 태도는 매우 다양하다...복음주의자들은 그들과 우리 사이에 심각한 신학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예를 들어, 성경 번역, 당면한 신학적 윤리적 문제들 그리고 사회사업과 정치적 행동에 대한 연구와 같이, 성경적 진리가 손상되지 않는 적절한 영역에서는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6월 국제로잔은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를 내놓으며 10개 키워드 중 ‘다중심적 기독교’를 가장 첫 번째로 다뤘다. 여기에 다음같이 선언하고 있다: “지리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문화, 플랫폼, 상황, 재능, 역량과 같은 모든 것들이 선교를 보내고 받는 ‘다양한’(poly, many) 중심이 존재한다.” “우리는 의도적으로 개발 중/선진 세계, 다수/소수 세계, 심지어 2/3 세계와 같은 양극화된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서로 경쟁하지 않고 협력할 수 있는 아름답고 적절한 방법을 찾기 위한 활발한 대화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도 로잔운동이 추구하는 포용성이란 지리보다는 문화, 플랫폼, 상황, 재능, 역량이 중요시되는 다중심적 기독교라는 것이다. 다중심적 기독교란 종교다원주의나 종교혼합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개발 중/선진 세계, 다수/소수 세계, 심지어 2/3 세계와 같은 양극화된 용어를 극복하는 다양한 중심의 선교 전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4. 성경관: 완전영감설. 자유주의 성경관 배격

한국로잔대회반대목회자연합의 주장: “국제로잔의 성경관은 자유주의자들과 신복음주의자들의 영향 아래 있다”며 “성경의 완전 무오성을 믿지 않는 자유주의 신학을 따르는 자들이 대거 합류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반대한다”라는 비난 역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 로잔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의 영감과 권위를 부인하거나 성경을 단지 역사적 문서로만 보는 자유주의자들이 아니며, 성경의 영감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신정통주의자들이 아니다. 이들은 성경의 완전 영감론을 채택하여 믿는다.

로잔대회의 주역들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1918-2018), 존 스타트(John Stott, 1921-2011), 프랜시스 쉐퍼(Francis A. Schaeffer, 1912-1984)의 정통 성경관에 기초하고 있다. 자유주의 신학이 성경의 권위와 영감성을 회의하고 무너뜨리면서 기독교 선교의 기초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로잔 운동은 성경의 완전영감성(plenary inspiration)을 천명하면서 성경이 증거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보편성(예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 그의 십자가 대속의 보편성과 대체불가성)을 천명하였다.(로잔 운동 저, 한국로잔위원회 감수, 『케이프타운 서약』.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복음주의 헌장, 부록 로잔 언약(1974), 2014, IVP, 217.)

성경의 완전영감설이 채택되는데 미국의 정통개혁신학자 프랜시스 쉐퍼의 확고한 성경관이 일조를 하였다.(Francis A. Schaeffer, Form and Freedom in the Church, Let the Earth His Hear His Voice, 361-79.) 1974년 로잔대회에서 프랜시스 쉐퍼의 강력한 주장으로 바르트 신정통주의자들이 주장한 부분영감설이나 오류가능성과는 분명히 결별하고 성경은 축자적으로 염감되고 영감의 범위는 부분이 아니라 전체이며 무오한(inerrant) 하나님 말씀으로 수용되었다.

5. 사도적 복음 전파. 신사도 운동 거부

1차, 2차, 3차 로잔대회의 공식 문건에는 그 어떤 모양의 신사도주의 사상이나 WCC 혼합주의 사상이 엿보이지 않는다. 피터 와그너는 남미선교사 출신으로 미국 풀러신학교 교수 시절 1974년 1차 로잔대회에서 동질집단이론(Homogeneous Unit Principle)의 개념을 발표했다.(Peter Wagner, “Lausanne Twelve Months Later.”Christianity Today 19, July 4, 1975) 1989년 2차 마닐라대회에서 오순절교회와 은사주의 교회들을 관찰하면서 신사도 개혁(New Apostolic Reform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아프리카 독립교회, 중국의 가정교회, 남미의 오순절 교회의 성장을 선교학적으로 기술했다.

피터 와그너는 1989년 2차 로잔대회가 끝난 후 1990년대에 신사도운동으로 넘어가 신사도신학을 전개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보고 있다. 와그너는 1993년 국제추수사역회(Global Harvest Ministries)라는 단체를 설립하면서 영적 도해(spiritual mapping)의 개념을 복음전도와 교회개척운동에 접목시키며 신사도운동에 신학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 때부터 로잔운동과의 관계는 단절되었다.(Daniel Baeq, Lausanne Global Partners Ambasador (로잔국제본부 국제대사)으로부터 2023년 12월 28일 카톡으로 받음. 강승삼, “2024 제4차 로잔 서울대회에 바란다.” 기독교 학술원 자료집, 2024, 1, 19)

와그너는 2001년에 이르러서야 “신사도운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비성경적인 내용을 담은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로잔운동은 로잔의 공식 대회 문서인 “로잔 언약”, “마닐라 선언문”, 그리고 “케이프 타운 서약”뿐 아니라 로잔 주제 보고서들과 다른 문서들에서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을 전혀 옹호하지 않았고, 로잔운동이 주최한 대회들에서 그를 강연자로 세운 바 없다. 따라서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1989)는 신사도 운동과 연관성이 없다.

6. 신복음주의는 포용적 정통개혁주의이며, 바르트의 신정통주의 아니다

로잔운동을 시작한 미국의 침례교 전도자 빌리 그래함과 영국 성공회 목사 존 스타트는 명백한 복음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바르트의 신정통주의를 수용하지는 않았다.
‘한국로잔대회반대목회자연합’이 비난하는 “국제로잔대회는 신복음주의를 외친다. 신복음주의는 새로운 자유주의 운동으로서 견지하는 회색주의와 포용적 태도는 성경비평을 용인한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포용적 태도”란 타종교 구원 이나 종교 혼합 허용이 아니라 신앙의 다양성과 문화적 다름에 대한 용인과 개방성을 말한다.

로잔운동은 ‘성경의 영감성과 무오성을 믿는다. 성경의 오류를 인정하는 자유주의 성경관 이나 성경의 영감성을 받아들이나 오류가 있다고 보는 바르트의 신정통주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빌리 그래함이나 존 스토트의 신복음주의는 칼 헨리(Carl F. Henry)와 함께 종교개혁전통을 받아들이고 정통교리를 받아들이며 오늘날 시대의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자는 포용적 사고를 가진 정통주의라 할 수 있다.

신복음주의는 성경의 무오성과 영감성의 근거 위에서 기독교 선교를 현실 세상에 연결시키고자하는 복음의 새로운 해석 운동이다. 당시 성경에 충실한 복음주의자들이 현실과 유리한 자기독선의 아집에 빠진 신근본주의(neo-fundamentalism)의 전투적 사고에서 벗어나 복음을 새로운 사조(진화론, 유신진화론, 뉴에이지 사상 등)에 관련하여 자유주의 신학(성경에 대한 고등비평, 해방신학, 사신론 등)에 대항하여 참신하게 해석하고자 운동이 신복음주의 운동이었다. 신복음주의는 자유주의에 대항하여 성경적 복음을 새롭게 설명하고자 한 복음주의 사상이다.

미국에서 1930년대 유행한 칼 매킨타이어(Carl McIntire)의 신복음주의는 지나친 분리주의와 편협주의로 일관하여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를 옹호하였고, 메이천이 설립한 정통장로교회(Orthodox Presbyterian Church))와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분리하여 성경장로교회(Bible Presbyterian Church)와 훼이스신학교(Faith Seminary)로 갈라져 나갔고, 다시 자체 분열되어 결국 미국에서 분열과 편협으로 얼룩진 군소교파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복음주의는 바르트의 신정통주의도 아니고 메킨타이어의 신근본주의도 아니다. 자유주의는 더군다나 아니다. 그리고 클락 피녹(Clark H. Pinnock) 등으로 대표되는 복음주의 좌파(the Evangelical Left)와도 구별되어야 한다. 복음주의 좌파들은 인간 자유의지를 최대한 허용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제한하는 열린신론을 주장하는 성경적 하나님에서 떠난 신 개념을 주장하는 자들이다. 복음주의 좌파들이 주장하는 유신진화론(theistic evolitionism)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국 침례교 소속의 빌리 그래함과 영국 성공회 소속의 존 스타트는 옛 복음을 새로운 포장으로 전하는 정통적 복음주의를 추구한다. 미국 신복음주의의 대표자 칼 헨리(Carl F. Henry)는 6권으로 된 그의 대표적 저서 『신,계시, 권위』(God, Revelation and Authority)에서 성경의 완전영감설과 무오성을 천명하며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계시의존 사유를 천명하고 있다.

로잔운동은 WCC의 사회선교(Missio Dei)의 반쪽의 복음을 보완하기 위하여 성경적 복음전도의 긴급성과 우선성을 강조하여 로잔 언약(Lausane Covenant)의 핵심인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의 불가분적인 총체적 선교(the holistic mission of inseparability of evangelism and social responsibility)를 제시하게 된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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