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종교 폭력 희생자의 날’, 女 학대와 유럽 내 기독교 불관용에 주목

뉴욕=김유진 기자     |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에 탄 후 주일예배를 위해 야외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   ⓒ오픈도어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에 탄 후 주일예배를 위해 야외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 ⓒ오픈도어

뉴욕의 유엔 주재 폴란드 상임대표부가 8월 22일 ‘국제 종교 폭력 희생자의 날’을 맞아, 기독교 여성 차별 문제와 그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연례 기념일은 2019년 유엔 총회에서 “종교적 소수자를 포함한 개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과 테러 행위”를 부각하기 위해 제정됐다.

2024년 미국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US)가 발표한 ‘성별 보고서’(Gender Report)에 따르면, 여성과 소녀들이 올해 가장 많이 겪은 5가지 압박 요소는 강제 결혼, 성폭력, 신체적 폭력, 심리적 폭력, 납치다.

오픈도어의 ‘세계감시목록’(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여성과 소녀들이 기독교 박해국가 50개 중 84%에서 강제 결혼의 위험, 82%에서 성폭력의 위험, 72%에서 신체적 폭력의 위험, 62%에서 납치와 심리적 폭력의 위험에 처해 있다.

2024년 국가별 여성과 소녀가 경험한 압박 수치는 8.4점으로, 남성과 소년의 6.6점보다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이 수치가 “박해의 심각성을 직접 나타내지는 않지만, 특히 여성과 소녀들이 다양한 유형의 압박과 폭력에 직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이슬람을 포기하고 기독교로 개종한 여성은 비기독교인 남성과의 결혼을 강요받고 있다. 특히 파키스탄이나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독교인 여성과 소녀들이 납치돼 군인이나 훨씬 나이 많은 무슬림 남성과 결혼을 강요당하고 있다.

보고서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종교나 신념을 근거로 한 폭력과 차별은 종종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며, 해결책 부족과 수치심, 낙인으로 인해 보고가 적다”며 “그 이유는 이러한 폭력이 여성과 소녀들에 게 강제 결혼·개종, 성폭력, 납치, 할례, 지역사회에서의 배제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8월 22일 기념일을 맞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위치한 ‘불관용과 차별에 관한 관측소’(Observatory on Intolerance and Discrimination, OIDAC)는 유럽 내 증가하는 기독교에 대한 불관용에 주목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기독교인들은 반기독교적 증오 범죄가 44% 증가했다고 했다.

OIDAC 유럽의 전무이사인 안자 호프만은 CP에 보낸 성명에서 “서구에서는 종교 신자에 대한 폭력을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극단적인 박해 사례를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나, 유럽에서 발생하는 문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럽의 대부분의 반기독교 공격은 교회와 묘지를 대상으로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2023년에 약 1,000건의 반기독교 증오 범죄를 기록했다. 이 중 90%가 교회와 묘지를 대상으로 했으며, 84건은 기독교인을 겨냥한 반종교적 동기의 공격이었다.

이 관측소는 2024년 초부터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세르비아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신체적 폭력, 위협, 또는 살인 미수 사건 25건을 기록했다. 

올해 초 발표된 오픈도어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과 예배당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소 14,766개의 교회와 기독교 건물이 공격받았고, 5,000명의 이상이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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