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핍박 증가하는 나이지리아, 의료 지원 시급

뉴욕=김유진 기자     |  

▲울고 있는 나이지리아 여성의 모습(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한국오픈도어

▲울고 있는 나이지리아 여성의 모습(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한국오픈도어

미국-나이지리아 법률 그룹인 ‘솔로몬 앤 메리 라르 재단’(Solomon and Mary Lar Foundation)을 이끄는 인권변호사 오게베는 수십년간 나이지리아에 인도적 구호품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에 따르면, 매년 나이지리아에서 살해되는 기독교인의 수는 다른 모든 국가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오게베는 최근 뉴욕 브롱스의 인피니티바이블교회 목사 빌 데블린이 이끄는 구호단체 ‘과부와고아들’(Widows and Orphans)과 함께 나이지리아에서 40만 달러(약 5억 3천만 원) 상당의 의료품을 여러 병원에 전달했다. 기부품은 여러 달의 운송 지연 끝에 8월 초 마침내 도착했다.

오게베는 30년 동안 나이지리아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 왔지만, 2016년부터 여러 주에서 폭력이 심화되면서 구호품 전달이 어려워졌다. 그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컨테이너를 훔치려 시도했으며, 이로 인해 인도적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테러 조직 보코하람(Boko Haram)에 의해 참수된 나이지리아 목사 라완 안디의 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몇 달 전 데블린과 함께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 방문 중 수백 명의 기독교인들이 살해되자, 두 사람은 이 나라에 의료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오게베는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다. 지난 13년 중 12년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살해된 기독교인들의 수는 전 세계 다른 모든 곳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들은 미들벨트 지역에서 급진 풀라니 민병대, 북동부에서 보코하람 및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들로 인해 교회와 가정이 파괴될 위협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플래토주의 기독교 농업 공동체에서 풀라니 목자들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에 의해 약 200명의 주민들이 살해당했다.

오게베는 “이것이 우리가 의료 지원을 꼭 해야 했던 중요한 이유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기에 처한 기독교인들을 지원하는 단체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데블린의 또 다른 단체인 ‘리딤’(REDEEM!)은 대학생선교회 ‘크루’(CRU, 전 CCC)로부터 개인 보호 장비, 주사기, 수술대, 린넨, 병원 침대 등 2만 파운드에 달하는 물품을 기증받았다. 그러나 이 목사와 인권 변호사는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그들은 여러 비영리단체와 유엔에 연락해 물품을 나이지리아로 공수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이를 선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2024년 5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릿지가 붕괴되면서 선적 경로는 뉴욕으로 변경돼, 나이지리아 남부의 라고스를 거쳐 북부의 플래토주까지 이동해야 했다.

오게베는 “마치 영적 전쟁과 같았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결국 도착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지원품을 전달한 후, 오게베와 데블린은 8월 8일 플래토주립병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이곳은 의료 지원을 받은 수십 개 병원 중 하나였다.

오게베는 미국교회들과 종교구호단체들이 나이지리아의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게 성경 번역본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형제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가서 잘 지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필요를 해결해 줘야 한다. 미국교회가 수천만 달러를 성경에만 쓰고 수술·교육·주택 및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들을 돕지 않는다면, ‘그냥 잘 지내고 성경을 읽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이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손과 발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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