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팔복, 개별적 아닌 통합적·총체적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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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팔복

하나님이 복 주신 사람
강민구 | 세우미 | 200쪽 | 12,000원

사람은 기본적으로 복을 받기 원한다. 스스로 힘써 행복을 쟁취하려 애쓰면서도, 자기 능력을 벗어나는 운과 축복을 초자연적 존재, 그것이 신이든 나무든 돌이든 혹시라도 복을 가져다줄 능력이 있다면 그 대상에게 구하고 빌고 얻어내기 위해 뭐든지 한다.

그런데 만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서 직접 복 있다고 말씀하신 자들의 정체는 우리의 상식을 크게 벗어난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

누구도 이런 자에게 복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복을 내려주시는 분께서 직접 이런 자에게 천국을 주실 것이고, 위로하실 것이고, 땅을 기업으로 주실 것이며, 배부르게 채우시고, 긍휼을 베푸시며, 하나님의 아들딸로서 하나님을 보고 천국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마 5:3-12).

사람이 구하는 복은 지나치게 이생에 국한된다. 물론 이생에서 복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이 땅에서의 삶보다 영원한 내세의 삶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리고 만일 이생에 우리에게 주어진 복이 전부라면, 소위 ‘복도 지지리도 없는’ 삶을 살다가는 기구한 인생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이 그 아들을 통해 약속하신 복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그 복은 이생뿐 아니라 내생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복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모든 복이 새롭게 맺어진 관계 때문에 주어진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긍휼을 입은 자는 하나님의 아들딸이 되어 아버지의 위로와 공급을 받고 아버지와 친밀한 앎을 누리며 아버지 나라를 함께 다스리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복은 복을 주는 사람과 동떨어진 무엇이 아니라, 복 주시는 분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분을 알고 믿고 사귐을 누리는 사람이 ‘팔복’에서 말하는 ‘하나님이 복 주신 사람’이다.

팔복을 복음과 동떨어져 풀어내는 가르침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복 주시는 하나님과 그분이 약속하신 것을 바르게 설명하면서도 그것이 팔복을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시작된 새로운 관계 안에서 주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다시 말해 팔복은 지극히 복음적이다.

▲덴마크 화가 카를 하인리히 블로흐(Carl Heinrich Bloch, 1834-1890)의 ‘산상수훈(The Sermon On the Mount, 1877)’.

▲덴마크 화가 카를 하인리히 블로흐(Carl Heinrich Bloch, 1834-1890)의 ‘산상수훈(The Sermon On the Mount, 1877)’.

강민구 목사가 쓴 <하나님이 복 주신 사람>은 바로 그 팔복의 핵심을 제대로 다룬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부록은 좁고 협착한 복음의 길로 독자를 부르는 가장 직접적인 호소가 담겨 있다.

강민구 목사는 재즈 색소폰을 전공하고 버클리 음대에 들어가 실력을 키워가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마스터스 신학대학원에서 복음주의 강해 설교자 존 맥아더 목사 및 교수들의 양육 아래 목회자로 거듭났다.

그는 팔복이 포함된 산상수훈의 두 가지 목적을 이미 믿음을 가진 제자들을 합당한 인격과 삶을 갖춘 천국 백성이 되게 하려는 것, 그리고 믿음이 없는 자를 자신의 무능력에서 돌이켜 왕이신 주께 굴복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바르게 말했다. 복음을 모르는 자들을 초대하고 복음에 합당하게 살도록 돕기 위한 것이란 말이다.

또 강민구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팔복이 여덟 가지 개별적인 복이 아니라,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복이라는 것을 밝혔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곧 죄로 인해 무능력한 자신을 보며 애통할 줄 아는 자고, 그런 자는 하나님의 긍휼을 얻고 그분의 온유하심을 닮아 평안을 끼친다.

결국 팔복을 누리는 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제자가 된 그리스도인을 가리키고, 그들은 모두 주님이 약속하신 복을 얻을 수 있고 또 풍성히 누릴 수 있다. 주님이 약속하신 복은 종말론적인 성격이 강하면서도(그래서 ‘아직’ 온전히 주어지지 않은 것이면서도) 충분히 현재도 누릴 수 있다(그래서 ‘이미’ 주어진 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맛보고 후에 온전히 누리게 될 것이다.

요컨대 천국은 장차 도래할 본향이고 하나님을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보는 것은 미래에 일어날 축복이지만, 지금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아들딸로서 예수 안에서 긍휼과 위로와 공급을 받는다. 하늘의 큰 상을 바라보며 박해와 모욕을 참아내야 하지만, 이 땅에서도 그리스도인은 풍성한 공급과 돌봄을 받을 것이다.

<하나님이 복 주신 사람>에서 강민구 목사는 팔복을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기반한 복음 중심적인 메시지로 풀어낸다. 죄에서 진정으로 돌이키는 참된 회개, 종교적 열심이나 업적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의지하는 순전한 믿음, 은혜받은 자를 강권하는 사랑의 순종.

저자의 말처럼 만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이르는 길은 좁고 협착하지만, 팔복을 통해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그 길을 바르게 알고 따른다면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약속하신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강민구 목사의 책이 그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분과 그분이 가르쳐 주신 삶을 더 명료하게 보여주고, 다른 헛된 길로 엇나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 확신하며,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그런 유익을 얻기를 간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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