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교계 지도자들, 내전 종식 위한 기도 요청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스위스 제네바에서 수단의 평화를 위한 회담이 열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수단의 평화를 위한 회담이 열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수단 내전의 종식을 위한 평화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교회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자비로 내전을 종식시킬 수 있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수단에서는 30년 동안 집권했던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대통령이 군부의 지원을 받은 국민들의 반란으로 축출된 후, 취약한 과도기적 민간-군인 정부의 붕괴와 군대 내부 균열로 2023년 4월 내전이 시작됐다.

이 갈등은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군과 알-부르한의 전 부장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두 세력 모두 금과 석유를 포함한 국가의 자원에 대한 권력과 통제를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내전으로 수만 명의 수단인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에 따르면, 거의 1,100만 명이 이주하고 200만 명 이상이 나라를 떠났다. 이들에게는 필수 식량, 의료 서비스, 평화의 흔적조차 남지 않은 상태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이 조직한 평화회담은 2024년 8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RSF 대표단은 회담에 참석했지만, 수단군(SAF)이 평화 이니셔티브를 보이콧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엔, 아프리카 연합,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미국, 스위스를 대표하는 특사는 공동 성명을 통해 RSF가 회담에 참석한 것을 치하하고 준군사세력이 민간인, 병원, 교회 등 민간 인프라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는 “어제 회의에서 제기된 우선순위 문제 중 하나는 RSF 통제구역 전반에서 인도적 지원과 근로자의 안전하고 방해 없는 통행을 허용해야 할 필요성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수단 외무부는 평화를 위해 RSF의 반인륜 범죄를 허용한다면 평화회담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SAF는 또한 RSF가 회담 며칠 전 코르도판과 하르툼의 주거 지역과 알오베이드시의 두 학교, 카라리의 알타우라에 있는 병원을 폭격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제네바 대표단은 “SAF가 도착하자마자 또는 원하는 방식으로 연락하는 것”을 약속했다.

익명의 한 복음주의 목사는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과의 인터뷰에서 “날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불안정한 지역을 피해 최대 600km를 걸어가 음식과 피난처를 찾은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곳에 머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공격(SAF와 RSF 모두)이 일어나서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식량과 약품이 부족해서 더 많은 사람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을 벌이는 양측이 계속해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동안, 수단의 무너진 민간 인프라를 복구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CDI는 수년간 하르툼에 살았던 기독교인들과 인터뷰했는데, 그 중 한 명인 유세프(Youssef·가명)는 현재 폐쇄된 이 도시의 병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우리는 건강 기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건강 기관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날 포함한 많은 의사, 약사, 고학력자들이 나라를 떠났다. 전쟁 전에는 10,000명당 의사가 3명이나 있었는데, 그것도 이미 재앙이었다. 지금은 마을에는 의사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전쟁은 중요한 의료 시설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하르툼에 있는 교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집회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 일부 교회는 폭격을 당했고, 새로운 공격 위험이 여전하다. 그는 2024년 8월 중순에 이 도시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소규모 회중으로 모이려고 시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도 어려웠다.

그는 “한 교회는 회의를 조직하고, 교회를 청소하며 거리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버스로 사람들을 집에서 모았다. 첫 번째 회의는 성공적이었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 수단군이 버스를 중단시켰다. 그들은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며, 집회를 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삶을 재건하려는 노력과 잠깐의 정상적인 순간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유세프는 계속해서 병원 직원들의 급여를 지불하고 있으며, 하르툼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RSF가 저지른 파괴와 함께 기본 생필품 가격이 급등했다. 과일은 이제 사치품이고, 설탕은 많은 이들에게 희귀품이다. 수십년에 걸쳐 정성 들여 건설한 인프라는 폐허가 됐고, 재건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복구는 길고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이러한 내전을 둘러싼 침묵이다. 그는 “정말로 나를 죽게 하는 것은, 이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갈등이 인간의 통제를 넘어 확대됐다. 정말로 하나님의 손길과 하나님의 자비가 필요하다. 기도만이 이것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한편 21개 기독교 인도주의 단체의 공동보고서는 수단을 ‘국제사회에서 소홀히 여겨 온, 위기에 처한 6개의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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