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려면, 먼저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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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칼럼]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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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은 타인과 친밀감을 잘 누리면서도 타인에게 함몰되지 않고 자신을 잘 지켜나가는 사람이다.

이상적으로 이렇게 건강한 삶을 누리기 원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있는 친밀감의 욕구를 누른 채 거리감을 두고 살아가곤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친구가 없고 나에게는 나를 정말 깊이 생각해 주는 누군가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A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푼다.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봉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돕는 일이 점점 자신이 도맡는 일이 되고, 나중에는 사람들이 감사해하지도 않고 당연히 여기는 것을 보게된다.

그러나 자신에게 점점 더 많은 일이 주어지게 되면서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고 함부로 대우받는다는 느낌이 많아져, 나중에는 그 모든 일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되고, 피해의식과 함께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착한 아이 콤플렉스).

영화 <굿 윌 헌팅>에 나오는 주인공은 ‘경계선 성격 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의 예로 많이 사용된다. 경계선 성격 장애는 타인의 수용과 용납이 너무 중요하고 그래서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지독히도 추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타인에 대한 신뢰가 없어 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작은 거절과 상처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자신의 학대를 통해 타인들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감정적 기복이 아주 심하고 종종 손목에 상처를 내는 것과 같은 자해행동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어린 시절 학대 경험이 많고 안정되게 돌봄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영화 <굿 윌 헌팅>의 주인공도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을 거치면서 학대에 노출됐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없었다. 그래서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친밀감을 누리지 못한 채 결국 헤어지게 된 것이다(경계선 성격 장애).

B는 매사에 예민한 사람이다. 그래서 타인의 부정적 표정만 보아도 힘들어진다. 쇼핑센터에 가서 직원이 친절하지 못하면 기분이 나빠지고, 남편이 퇴근을 했는데 표정이 일그러져 있으면 나를 비난하는 것 같아 힘들고, 아이가 장난이 심하고 엄마의 말을 안듣는 것 같으면 나쁜 엄마가 된 것 같이 느껴져 바로 기분이 나빠진다.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다 보니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하지만 사람들의 작은 반응에도 부정적 감정이 자꾸 생기니 쉽게 피곤해진다. 사람들과 관계하며 살아가는 인생이 너무나도 고달프게만 느껴진다(예민한 사람).

C는 자신도 모르게 사람에게 매달리고 있다. 아주 좋은 친구가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 친구를 독차지하고 싶고, 그 친구가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질투심을 느끼거나 그 친구를 잃어버리게 될까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두려워하고 피곤하고 지쳐 있는데도 자꾸 사람들을 만나고 약속을 잡아 만남을 지속하려 노력한다. C는 늘 피곤하다(의존형 불안정 애착 유형).

앞에서 언급한 사람들은 상처가 많아 내면의 고통으로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나,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도 조금씩 이런 문제들을 갖고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참 어렵구나”라면서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친밀한 관계를 누리지 못해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관계를 해 나가는 기본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에서 언급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외부의 자극과 피드백에서 나의 가치를 찾고자 했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은 타인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고 타인의 요구를 늘 들어주다 희생당하지만 그것으로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를 훌륭하다고 인정하기보다, 때로는 어리석다고 한다.

‘의존형 불안정 애착 유형’은 자신이 의지하고 따를 대상이 누군가 필요하고, 혼자서는 불안해서 살아가지 못한다. ‘경계선 성격 장애’는 타인이 자신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에 목숨을 걸고, ‘예민한 사람’은 끊임없이 타인의 표정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수용하는 긍정적 메시지를 봐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에 의해 삶의 행복과 평안이 좌지우지된다.

그러므로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가 얼마나 잘하는가?’ 또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나의 가치와 자존감을 두는 것에서, 절대적 가치로서의 나(신이 특별한 목적으로 창조한)를 받아들이고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가지려 노력하는 데서 먼저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누군가 인정해 주고 누군가 칭찬해 주는 것이 좋고 감사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며, 그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고 칭찬해 주지 않아도 나는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힘이 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들은 주위 사람의 필요만 채워주느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때로는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너무 예민한 사람은 타인과의 반응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해 버려 진정한 쉼과 평안을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외부로 향한 시선을 내부로 돌려 나는 누구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 안에는 어떤 좋은 점이 많이 있는지, 나는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왜 나의 삶은 가치가 있는지, 20년 후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지 등 ‘나를 찾는 여행’을 해야 한다.

외부로 향한 창문을 잠깐 닫고 매일 같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하루를 살아가는 연습을 할 때, 조금씩 나의 소중함을 찾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외부의 자극에 예민한 사람들은 부정적 자극이 있을 때 쉽게 영향을 받고 좌절을 경험할 수 있지만, 지속적 훈련과 긍정적 자아상 계발을 포기하지 않을 때 점점 긍정적 자아가 힘을 얻어 부정적 자극들을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기 위한 ‘기술적인 기술’을 익히기 보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법을 먼저 알아가자. 그리고 자신을 격려하자. “참 잘 하고 있어. 조금만 더 힘을 내.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

▲김훈 목사.

▲김훈 목사.

김훈 목사 Rev Dr. HUN KIM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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