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강아지보다 못하게 취급하는 요즘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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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늙은이를 잘 보살피자

▲‘The Story of Ruth’, Thomas Matthews Rooke, 1876

▲‘The Story of Ruth’, Thomas Matthews Rooke, 1876

“나오미가 이르되 보라 네 동서는 그의 백성과 그의 신들에게로 돌아가나니 너도 너의 동서를 따라 돌아가라 하니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 지라(룻기 1:15-18)”.

룻기의 역사적 배경을 소개하는 말씀입니다. 기근을 피해 모압 지방으로 이주한 엘리멜렉과 나오미는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모압 여인인 두 며느리와 함께 남게 됩니다. 이스라엘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나오미는 며느리들을 친정으로 돌려보내려 하나, 롯은 끝까지 남겠다며 나오미를 따릅니다.

14절에서 며느리 오르바는 나오미의 강력한 권고에 뜻을 굽혀 시어머니께 입을 맞추고 고향인 모압 지방의 자기 집으로 돌아갑니다. ‘입맞춤’은 헤어지는 인사였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 나오미는 마음 속으로 룻이 자기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같이 가기를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앞으로 룻이 당할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고, 룻을 측은히 여겨 이 같이 권고하였을 것입니다. 시어머니는 룻에게도 돌아가라고 강권했지만, 동서 오르바가 모압으로 돌아갔음에도 시어머니를 따라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여기서 ‘어머니’라는 말이 여섯 번이나 반복하는 점에서, 나오미에 대한 룻의 인간적인 효성과 애정이 얼마나 지극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모압 사람인 룻은 이스라엘에 가서 조롱과 멸시를 받는 처지가 됩니다. 하지만 이 구절은 룻이 모든 괴로움을 극복하고, 조롱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동족으로 여겨 그들 속에 스스로 동화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마침내 나오미에 대한 사랑이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승화됩니다. 룻이 이러한 결심과 고백을 하게 된 이면에는 그녀를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노인을 괄시하며, 자신들과 무관한 것처럼 학대하거나 업신여깁니다. 자신들은 평생 늙지 않을 것처럼 착각 속에 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노인들의 하얀 머리, 이마와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모습은 이 땅을 지켜내기 위한,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내기 위한 피와 땀방울의 흔적인데, 그걸 외면하고 그저 초라한 늙은 노인으로만 보는 시각은 참으로 무례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의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사람들은 가난하고 늙어 병들면 업신여기고 괄시하거나 멸시 천대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병들고 세상에서 역할을 할 수 없는 노인이라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노인은 아름다운 훈장입니다. 노인이 젊은이의 미래를 훔친다는 비난은 요즘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값비싼 사회복지 비용으로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이러한 방식으로 노인들이 공동체 발전과 젊은이들에게 돌아갈 자원들을 전용한다는 확신이 만연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입니다.

나이 들고 쇠약해지기 시작하면, 우리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고 사회적 유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개인주의의 환상이 본색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삶에서 더 이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이들이 곁에 없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지고서야 그 모든 것이 필요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슬프게도 많은 사람이 너무 늦은 시점에 이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두 며느리 오르바와 룻에게 고향과 집으로 돌아가도록 격려하는 이야기에 묘사되는 ‘체념’이라는 감정을, 여러 노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나오미를 놀라게 하는 말을 합니다.

고독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익숙한 우리 모두에게 “저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간청에 대하여, “저는 당신을 버려두지 않을 거예요!”라는 대답이 나올 수 있음을 룻이 가르쳐 줍니다.

룻의 자유와 용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선택하도록 초대합니다. 우리도 룻의 발자취를 따르려 노력해야 합니다. 많은 희생이 따르겠지만, 룻을 본받아 노인들을 돌보는 이들 또는 곁에 더 이상 아무도 없는 친척들이나 지인들에게 날마다 친밀감을 느끼게 해 주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돼야 합니다.

더구나 요즘 시대는 노인들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모셔놓고 자주 찾아뵙지 않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곳에 모셔놓은 것은 혹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생각도 떠오릅니다. 외로움과 고독을 혼자 감내하며 자식들이 한 번이라도 더 찾아오기를 바라는 늙은이의 소망을 외면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특히 오늘 주제이자 주인공인 룻은 젊은 과부로서 얼마든지 행복을 찾아 고향 부모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녀는 늙은 시어머니를 결코 버리지 않았습니다.

홀로 과부가 된 며느리를 보고 측은히 여겨, 행복을 위해 돌아가라고 억지로 떠밀었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요 시어머니가 섬기는 하나님도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시어머니가 묻히는 곳에 나도 묻히겠다”는 사생결단의 대답은 신앙인들과 요즘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정신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세월이었는데, 지하철에서 지팡이 짚은 노인들에게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습니다. 길에서 힘들게 짐을 들고 가는 노인들을 도와주는 젊은이들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길을 물어도 바르게 가르쳐 주는 젊은이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에만 정신이 팔려 있을 뿐입니다. 어쩌다 이 나라 젊은이들이 이 모양이 됐나 싶어 참으로 시대를 한탄합니다.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잠언1:8)”.

스승이 제자를 부를 때 흔히 쓰는 말입니다. 여기서 아비의 훈계와 어미의 법은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치는 하나님의 진리를 가리키는데, 부모와 같이 사랑으로 가르치시는 하나님의 진리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들으며… 떠나지 말라”는 구절은 하나님의 진리에 순종하라는 말씀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에베소서 6:1-3)”.

이 말씀은 부모와 자녀의 바른 관계에 대해 교훈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은 주님 뜻에 위배되지 않는 한, 부모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이 시대 자녀들은 부모님들을 개보다 못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어리석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연로하신 어른들에게는 무관심하지만 오히려 개는 성심을 다해 보살피는 것을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개 장례식을 비롯해 개에게 아빠라고 부르라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개 환갑과 칠순 잔치까지 해줄 날이 금세 오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백일잔치, 돌잔치까지 하게 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연로하신 어른들을 위해, 우리 젊은이들은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언젠가는 자신들도 지금 노인들보다 더 심각한 곤경에 처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연로하신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아 유다 왕국이 망한 것처럼, 이 나라 젊은이들 역시 나오미 같은 정신과 믿음으로 연로하신 어른들을 올바르게 잘 섬겨야 하겠습니다.

필자는 얼마 전, 고향교회에서 56년 만에 예배를 드렸습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해 피, 눈물, 땀으로 봉사하셨던 어르신들이 보이질 않아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메어집니다. 두 번 다시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생각과 행동이 변해야 하겠습니다.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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