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의 신앙 본질에서 본 한국교회 구원 신앙의 반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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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니우스의 구원론에 따른 한국교회 구원 신앙 되돌아보기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학교 총장, 현 한국 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학교 총장, 현 한국 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2) 하나님을 향한 순례자의 인생 여정의 목표로서 이해한 믿음, 소망, 사랑

코메니우스는 믿음, 소망, 사랑이 하나님을 향한 순례자로서의 인생 여정의 목표임을 밝혀준다. 즉 그것은 기록된 성경의 말씀으로 돌아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주 하나님께 말하려는 자는 먼저 성경 안에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그분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였다. 그렇지만 그의 말씀으로 돌아오는 회심을 통하여 우리가 성경 안에 담고 있는 포괄적인 통찰을 직접 간단히 얻을 수는 없으며, 문자적으로도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였다. 그리고 오직 성령의 도움으로만 실현되는 것으로, 회개의 순간은 오히려 인간의 이성과 의지를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며, 우리가 그리스도와 혼인을 감행하는 것처럼, 믿음, 소망, 사랑의 움직임 가운데로 뛰어드는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그리고 코메니우스는 하나님 편에서의 3가지 계시(구원, 계명, 언약)와 인간 편에서 믿음, 소망, 사랑의 3가지 응답을 특징 짖는 성서의 구조를 항상 가리키며, 그것들이 성경 본문을 현재와 우리 자신에 어떻게 관계되게 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성경해석의 열쇠임을 말해 준다. 그리고 이러한 성서의 구조적인 요소들을 수단으로 창조에서 요한 계시록까지 총체적인 성서 본문의 노선(路線)을 이끌게 하였다. 그리고 코메니우스는 역시 믿음, 소망, 사랑이 지속적인 순차의 뒤섞임을 통한 구원역사로서 인간적인 삶의 운명적 구조로 인식하였다. 구원역사에서부터 전체로서 긴장된 창조의 곡선(曲線)은 하나님과 세계의 활동에서 인간들의 행위가 하나님 앞에서 아담에서 요한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을 말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곡선은 역시 참된 하나님의 경배와 타락과 회개의 순환 관계를 통하여 최후의 소망인 새 창조에 이르기까지 특징지어진 것으로 이해하였다.

거기서 이스라엘 백성의 가나안을 향한 여로에 나타난 삶의 모습이 믿음, 소망, 사랑과 연관된 관계의 역사였음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며, 역시 오늘날 우리도 그와 같은 것이 우리의 삶에서도 관계된 것으로 인식되며, 우리 인간은 믿음 안에서 자라며, 항상 소망의 새로운 대상들에서 생각과 행동과 말로써 하나님을 향한 순례자의 여로에 머문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ㅇ는 것을 일러준다. 그렇지만 우리가 도달한 것은 언제나 믿음의 한 부분에 이른 것일 뿐, 그 최종단계인 완성(성화)은 아직 더 달려야 할 세상의 미로(迷路)에 처한, 그러면서도 미래를 향하여 열려있는 순례자의 인생길임을 또한 일러준다.

이러한 인생 여로의 다양한 움직임(활동)들에서 인간은 그의 현존(現存)이 포기된 본체(本體)가 아니라, 그리스도로 인하여 하나님 앞에서 칭의(稱義)의 은혜를 입은 자로서 인격의 정체성을 대면하며 사는 존재임을 또한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완성을 향하여 성취되는 과정인 역사의 한복판에 인격의 주인으로서 하나님의 존재가 드러나게 되는 것처럼, 그렇게 인격체로서 인간존재는 역시 믿음, 소망, 사랑의 움직임(운동) 안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믿음, 소망, 사랑의 반복적인 순서는 기독교적인 신앙 실천의 모습을 땅에서 경험하며, 하나님을 향한 야곱의 사닥다리를 타고 오르는 행동처럼 여겨지게 된다는 사실도 일러 준다(창 28:10-22).

솔직히 말하면, 인간은 죄 타락 이래로 자신의 힘을 통하여 이상 더 모든 하나님의 계명에 상응할 수 없으며, 존재 근원의 완전함에 이르는 믿음, 소망, 사랑의 길도 스스로 걸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의 타락과 함께 세계는 하나님으로부터 그 중심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며, 진리의 길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세계와 인간은 출구도 발견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미로(迷路)를 방황하는 모습인 셈이다. 무익한 헛수고와 함께 쉼 없이 고통받고 있으며, 전혀 이르지도 못하는 소원을 따라 붙잡으려고 힘쓰고 있는 것뿐인 셈이다. 그 때문에 인간이 다시 하나님께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자비로운 하나님의 도움(은혜)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 분명한데, 이러한 목표에 이름과 그 방법을 사람들에게 가볍게 해주려고 모든 일의 회복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그 일을 스스로 시작했으며, 자신을 모범으로 삼게 하였다.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모습을 취하였고, 모든 것에서 우리 인간과 동등했지만 죄는 없으신 분이었다. 그는 자기를 부정하는 말씀과 모범을 통하여 하나님께로 되돌아가기와 언제나 믿음, 소망, 사랑 안에서 매달리기를 가르쳐주었다. 그것이 그리스도를 통한 복음의 전체이며, 구원하기를 원하는 모두를 위한 “꼭 필요한, 한 가지”(Unum necessarium)라는 사실을 코메니우스는 줄기차게 강조하였다.

3) 구원 신앙(성경)의 배움과 실천의 목표로서 믿음, 소망, 사랑

코메니우스는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때, 그 목표를 믿음, 소망, 사랑에다 둘 것을 강조하였다. 그것은 학교의 아이들에게 행하는 성경 교육에서 교사가 유념해야 할 내용을 말해 준 것에서 확인된다. “성서에서 가르쳐진 모든 것은 믿음, 소망, 사랑에 관계를 지닌 것이어야 한다. 이 3가지는 하나님이 그의 말씀 가운데서 우리에게 나타내려고 선하게 생각한 모든 것을 향하여 힘써야 하는 주된 목표들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떤 일들은 우리가 알도록 그가 드러내시며, 다른 것은 우리가 행하도록 그가 우리에게 책무로 부여해 주시며, 다시 다른 것들은 우리가 현세와 미래의 삶에서 좋은 것에 관하여 기대하는 것을 뜻하였다. 이러한 주된 것들 가운데서 어느 하나와 관계되지 않은 것이 성경 전체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그들이 신적인 말씀을 합당하게 마음에 간직하여 알게 되며, 그것을 이해하도록 모두에게 가르쳐지게 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코메니우스는 성경에서 배운 모든 것은 믿음, 소망, 사랑과 연관되어야 할 것을 강조하면서, 역시 우리가 참된 기독교인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기독인을 만들어야 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는 역시 전통적인 교회의 요리문답서(Katechismus)의 기본내용인 사도신경과 주기도문 십계명을 따라 믿음 소망, 사랑을 깨우치게 되기를 희망하였다. 이러한 배움과 깨달음과 실천을 통하여 모든 사람이 기꺼이 응하는 믿음과 이성에 받쳐진 신적인 빛에 에워싸이며, 인간의 행동을 위하여 성경이 요구하는 계명은 뜨거운 사랑과 함께 믿는 자들에게 그리스도를 통하여 약속된 구원이 확고한 소망과 함께 둘러싸이게 될 것을 말해 준다. 그래서 사도신경에서 그 믿음의 총체적인 대상과 내용을 배우게 되며, 십계명은 덕성을 소유한 자들이 실천해야 할 그 총체적인 것이 제시되며, 주기도문은 소망하는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총체적인 일들이 깨우쳐지기를 강조하였다.

코메니우스의 이러한 배우고 실천되어야 할 신앙 본질의 목표들은 이미 형제 연합교회가 알고 실천하고 있던 것들로서, 믿음, 소망, 사랑을 성서 교육의 방향과 목표뿐만 아니라 성경해석의 기준과 설교의 방향과 목표로 삼게 하였다. 그리고 형제 연합교회는 원래 교회사역을 본질적인 것(Essentialia)과 본질을 돕는 필수요소의 수단적인 것(Ministerialia), 그리고 부수적인 것(Accidentialia) 3가지로 구분하여 실천하였다. 신앙의 본질적인 것은 하나님 아버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성령 하나님에 대한 것으로, 믿음, 소망, 사랑이 배우고 실천해야 할 신앙의 목표요, 그러한 신앙 본질에 이르게 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을 하나님 말씀(성서)의 설교, 교회의 공동체의 신앙적인 삶의 실천을 위하여 훈육(訓育), 그리고 성례(세례/성찬)를 중요하게 적용하였다. 이것들은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분의 역할과 관계된 것으로, 말씀의 가르침(교사/선지자)과 그의 백성을 다스리시는 섬김의 왕의 역할과 사제(제사장)로서 성례를 통하여 그의 백성을 정결하게 하는 사역들로 이해하였다. 특히 여기서 코메니우스는 교회의 훈육(권징)을 중요한 신앙훈련의 수단으로 보았는데, 그 목적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며, 소망하며 믿음으로 견고하게 활동하게 되도록 하는 일이었다. 이것은 형제 연합교회가 처음부터 선택한 신앙 본질의 일깨움에 필요한 천국열쇠의 기능(섬김)과의 관계에서 이해하고 적용한 중요한 목회적인 도구가 되었다. 물론 오늘날 한국교회가 지향하는 신앙교육과 목회 실천(설교와 돌봄)의 목표와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코메니우스는 기독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질문할 때, 그는 그리스도의 학생이요, 제자이며, 그리스도가 가르쳐 준 것들을 믿으며, 그가 제시하며 요구한 것을 행하며, 역시 그가 약속해 준 것을 인내로 바라며, 기다리며 소망하는 자로 대답한다. 더 고상한 자로 표현할 때, 기독인은 그리스도와 비슷한 거룩한 존재이며, 이러한 유사성에서 신적인 존재로 한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본성으로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향하고 있으며, 존재하는 모두는 더 높은 단계의 완전함을 향하여 노력하는 삶이다. 지금 인간은 하나님께 가장 가까이 있는 최상의 본체이기 때문에, 하나님과 같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은 오늘날도 교회의 신앙교육과 성경 교육의 방향과 목표이어야 하며, 인간은 일생 성서의 배움을 통하여 믿음, 소망, 사랑의 성숙한 하나님의 형상(거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4) 신앙(영성)훈련의 목표로서 믿음, 소망, 사랑

코메니우스는 기독인들이 믿음, 사랑, 소망의 신앙 본질 안에서 지속으로 훈련되어야 할 것을 말해 준다. 그는 신앙을 훈련하는 일이야말로 기독인 존재의 질적 토대를 세우는 중요한 일로 인식하였다. 그래서 신앙훈련의 목표와 방법으로 믿음, 소망, 사랑을 제시하게 된다. 그는 먼저 인간이 하나님 외는 아무 소망할 만한 것이 없고, 그를 명상하는 것 외에 사랑스러운 것이 없으며, 그를 찬양하는 것보다 더 달콤한 것이 없으며, 그의 사랑과 은혜 가운데서 하나님을 기뻐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인간은 세 가지 원천(原泉)에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길러내야 할 것을 일러주면서, 거기서 신앙 본질에 관한 훈련이 시작됨을 말해 준다. 그리고 그 사랑의 원천은 세 가지로서 성서의 말씀과 창조 세계와 인간 자신임을 알려준다. 이러한 사랑의 원천들에서 세 가지 방식으로 사랑을 길러올 수 있는데, 그 첫째 방법이 명상이며(meditatio), 둘째는 기도이며(oratio), 셋째는 자신을 시험하는 일임(tentatio)을 일러 준다. 즉 이 3가지 방식을 잘 선용할 때, 그는 그것이 참된 기독인이 되도록 하는 자기 훈련임을 말한다. 먼저 명상(瞑想)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독서와 묵상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뜻하신바 그의 음성을 듣는 일이라 할 것이다. 기도(祈禱)는 하나님을 향한 지속적인 탄식과 성령(聖靈)의 도움을 구하는 일로써, 우리가 그의 자비 가운데로 향하게 하는 방법이며, 하나님의 영(靈)으로 인도를 받는 간청임을 말해 준다. 3번째 시험(試驗)은 우리의 믿음의 진보를 살피는 일로써, 자신과 다른 사람과 사탄과 하나님을 통한 시험들이 있음을 기억하게 해준다. 그래서 코메니우스는 믿음, 소망, 사랑의 가치를 성서에서 발견하고, 그것들로 훈련받게 함으로써 기독인이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변화되는, 인격적 존재의 모습이 형성되도록 도움받을 수 있음도 일러준다. 그리고 말씀에 대한 명상과 기도와 시험의 방식을 통하여 인간의 영성이 훈련되기를 기대하였다. 물론 명상과 기도와 시험에 의존된 영성 훈련은 그 목표를 역시 믿음, 소망, 사랑에 두고 있다, 그리고 부단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명상과 그분을 향한 기도와 자신의 믿음 상태를 점검하는 시험(tentatio)이 중요하다. 여기서 특히 시험은 자기의 생각(확신)을 하나님의 생각과 동일시하며 합리화하는 신앙 양심에 관한 점검으로 이러한 시험방식의 훈련을 통하여 믿음, 소망, 사랑이 온전함에 이르도록 도우려 한 것이다. 원래 이러한 3단계의 영성 훈련의 방법은 루터가 제시한 것으로 기도-명상-시험의 순서로 되어 있었으나, 코메니우스는 그것을 명상-기도-시험의 도식으로 변경하여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영성 훈련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학교 총장, 현 한국 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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