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 중인 가운데, 러시아의 복음주의 지도자가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에게 평화를 위한 기도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그는 ”끝없는 고통과 죽음에 관한 소식으로 절망과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모스크바의 침례교 목사이자 러시아복음연맹(Russian Evangelical Alliance)의 수장인 비탈리 블라센코(Vitaly Vlasenko)는 최근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충격을 받고 정치 지도자들의 결정을 한탄한 러시아 복음주의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해 전했다. 그들은 계속 갈등 종식을 위해 기도하는 한편, 사회에서 의미 있는 봉사를 추구하고 있다.
블라센코 목사는 “러시아의 기독교인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과 사람들을 섬기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러시아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 남아, 기뻐하는 자와 함께 기뻐하고 우는 자와 함께 울면서 평화를 추구하고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러시아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공동체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 나라의 충실한 시민이 되고 지상 나라의 품위 있는 시민이자 애국자로 남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전쟁터에서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듣고 보면서 미칠 지경이 되지 않도록 자제력을 유지할 힘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모든 것이 모호할 때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평화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는 대신, 전장에서 ‘자국의 군사적 패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매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갈등이 격화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때로 괴로움을 느낀다. 나약함 속에 인내심을 잃고 그저 ‘당신들은 정신이 나갔느냐’라고 소리치고 싶을 떄도 있었다. 전 세계에 이 갈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이 정말 없는 것인가?”라고 안타까워했다.
블라센코 목사는 “내 집에서 700km 떨어진 곳에서 부모와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매일 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긍휼의 눈물이 난다. 희망이 없고 무력감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지만, 그것을 몰아낸다. 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평화와 용서를 촉구하는 교회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했다.
블라센코 목사는 1054년 로마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의 공식 분열이 오늘날까지도 신자들을 분리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우리가 연합 전선으로 행동할 수 없고 정치적 장벽의 반대편에 서 있어야 하는가? 내가 사랑하는 나라가 전체 서구 기독교계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을 때, 복음주의 신자로서 사는 것이 때때로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적·문화적 또는 다른 의견의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세계와의 심각한 정치적 대립 기간에 우리를 지켜보고 영적으로 돌보는 해외의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감사했다”며 “서로 짐을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고 권면한 사도 바울의 말씀을 언급했다.
그는 전쟁 해결책에 대해 “양측의 기독교인들이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러시아의 통치자들이 ‘평화 촉구’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에 연합하면, 러시아의 복음주의자들도 환영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가 적어도 한 명의 군인의 생명을 구한다면, 그것이 어떤 종류의 정치적 약점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무엇보다도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블라센코 목사는 “난 정치인은 아니지만, 오늘 러시아복음연맹을 대신해 선의를 가진 모든 이들, 특히 세계의 복음주의 기독교인 공동체에 ‘모든 영역에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전쟁의 확산과 완전한 파괴로부터 우리의 세상을 구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께서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이다’라고 기도하셨고, 따라서 예수를 따르는 이들은 이 기도에 응답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나의 부르짖음을 들어 달라. 우리가 이 세상에 대한 영적 책임을 지고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행하지 않는다면 죄 많은 이들의 자기 의지가 이 세상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 경제, 문화에 종사하는 모든 기독교인에게 성경에 나오는 에스더 여왕처럼 전쟁을 멈추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촉구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모든 군사적 갈등의 중단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한다. 우리는 이 땅 전체에 하나님의 뜻이 퍼지고 사람들이 영원한 멸망에서 구원받기를 기도한다. 우리는 양심의 자유와 종교 간 평화와 화합을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관계 회복과 화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