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진리 인정하면, 하나님 믿지 않을 수 없다
진리, 신학, 관점
번 S. 포이트레스 | 김태곤 역 | 생명의말씀사 | 184쪽 | 15,000원
솔직히 말해 이 책은 어렵다. 177쪽 정도의 분량에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담고 있는 내용이 어려워서 그렇다.
책을 추천한 존 프레임은 “이 책의 헌정란에 내 이름을 표기한 것은 내게 크나큰 영광”이라고 말했고, 웨인 그루뎀도 책 저자인 포이트레스에 관하여 “성경에 충실하려고 늘 주의하면서도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특출난 역량을 다시금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번 S. 포이트레스는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교수로 해석학과 신학에 조예가 깊고, 변증학에도 뛰어난 저자이자 학자이다. 국내엔 <하나님 중심의 성경 해석학>(이레서원, 2018), <구속사적 관점에서 본 예수의 기적>(새물결플러스, 2019) 등의 책이 소개된 적이 있다.
생명의말씀사에서 2024년에 출간한 이 책 <진리, 신학, 관점>은 저자의 특장점이 잘 드러난 책이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성경 해석을 기반으로 신학적 주장을 하고 있으며, 그 목적은 진리의 변증이다.
이 책은 1부 신론, 2부 인간론, 3부 구속, 4부 구속의 적용으로 크게 구분돼 여러 신학 내용을 성경의 진리로 다룬다. 여기까지는 여느 교리서나 신학 서적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특별한 점이자 탁월한 장점은 그 모든 내용을 ‘진리와의 관계’라는 관점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책은 철학적이다.
저자는 이렇게 이 책의 목표를 밝혔다: “우리는 탁월한 조직신학 책들이 이미 다루고 있는 성경의 가르침이나 주요 교리에 무엇을 첨가하려 하지 않는다. 각 주제에 대한 많은 성경 구절을 개관한 다음 그 구절들에 근거한 광범위한 논거를 개발해 성경의 가르침을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도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성경 자체에서, 여러 구절에서 이미 발견된 것을 반복할 것이다… 진리를 하나의 관점으로 활용함으로써, 성경의 가르침의 아름다움과 그 가르침의 내적 조화를 더욱 깊이 인식하도록 독자를 도우려 한다(10-11쪽).”
이 책은 성경이 하나님의 권위 있고 무오한 진리의 말씀임을 전제하고, 개혁주의 신조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쓴다. 이 책이 활용하는 ‘진리’라는 관점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주장하는 상대적 진리가 아니라, 절대적인 하나님이 드러내신 절대 진리로 하나님께서 계시하셨기에, 성경의 가르침이 명료하기 때문에, 성령께서 조명하시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진리이다.
저자가 밝힌 이 책의 목표만 보고는 이 책이 진리를 어떻게 전달하고자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서평을 통해 한 예시를 보여준다면, 저자 포이트레스는 다음과 같이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한다.
먼저, 성경이 하나님의 존재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시작하고, 진리의 개념과 연결시킨다. “진리 개념을 검토하면 사실상 참되신 하나님, 모든 진리를 아시는 분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16쪽)”고 확신한다.
세상에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그 자체가 “자멸적(17쪽)”인데, 왜냐하면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진리여야 하기 때문이다(벌써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어렵다고 한 이유라는 것을 알라).
진리는 존재해야 하고, 만일 진리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언제 어디에서나 참이어야 한다(편재성, 영원성, 불변성). 그런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진리가 시작된 지점이자 근원인 인격체 그것도 편재하고 영원하고 불변한 인격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진리는 또한 내재적이면서 초월적이어야 한다. 모든 만물 안에서 통용되는 원칙이자 만물을 초월하여 확장될 수 있는 특성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이 그런 분이시다. 만물 가운데 계시지만 또 만물을 초월하여 계시는 분이시다.
이렇게 저자는 ‘진리’의 관점에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을 변증적으로 다룬다. 저자의 이 관점은 인간론, 구원론 및 구원의 적용을 설명하는 데까지 계속 활용된다.
독자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성경 해석이나 성경 교리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진리의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은 쉽게 납득이 되고, 저자가 의도한 것처럼 ‘진리’ 안에서 모든 성경의 가르침이 통일되어 있고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 감탄하고 기독교 교리에 대한 강한 확신을 얻게 될 것이다.
다만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가 견지하는 ‘진리’의 개념을 끝까지 놓지 않고 다루고 있는 신학이 어떻게 진리의 관점에서 설명이 되는지, 다른 교리와 어떻게 조합이 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붙잡고 고찰해야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코넬리우스 반틸이 주창한 전제주의 변증의 확실한 예시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거나 믿지 않는 사람 모두 진리의 존재를 인정한다(진리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조차 진리이기 때문이다). 참 진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고, 모든 진리는 그 근원이신 하나님을 가리킨다.
이 책을 읽고 연구하는 모든 독자가 이 명백하고 아름다운 사실에 감격하고 또 그것을 힘 있게 전파하게 되기를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