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 기지, 친생명단체를 ‘테러 그룹’ 지칭한 PPT 논란

뉴욕=김유진 기자     |  

▲최근 미국 육군 기지에서 사용된 프레젠테이션이 친생명단체 두 곳을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엑스(X)

▲최근 미국 육군 기지에서 사용된 프레젠테이션이 친생명단체 두 곳을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엑스(X)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의 포트 리버티(Fort Liberty) 육군 기지에서 사용된 훈련용 프레젠테이션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해당 프레젠테이션은 친생명 단체를 ‘테러리스트 그룹’으로 지칭하고, 생명 존중 번호판을 차량에 단 사람들을 잠재적 위협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 테러리스트 그룹 명단에는 친생명단체인 전국생명권리위원회(National Right to Life Committee, NRLC)와 오퍼레이션레스큐(Operation Rescue)가 포함돼 있다.

이 슬라이드는 낙태시설 밖에서 여성들을 상담하고 ‘생명을 선택하라’(Choose Life)는 번호판을 부착하는 등의 활동도 위협 행위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 번호판은 예기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을 무료로 돕는 임신 보호 센터의 모금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구출’이라는 제목의 테러 전술을 강조한 슬라이드에는 길거리나 임신 센터에서의 상담 활동이 포함돼 있어, 합법적·불법적 낙태 반대 활동을 구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활동은 주로 친생명 운동가들이 낙태 시설 내에 있는 여성들에게 임신 지원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운동가들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떠나거나 시위를 벌이는데, 이는 대개 체포로 이어진다.

슬라이드는 또한 모든 나열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낙태 시설을 폭파하거나 낙태 종사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들임을 암시했다.

캐럴 토비아스 NRLC 회장은 12일 성명에서 이 프레젠테이션이 “태아 생명을 옹호하는 미국인들에게 매우 모욕적”이라며, 친생명 단체에 대한 “완전히 거짓된, 사실은 게으른 학문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토비아스 회장은 “50년 이상의 역사 동안, 전국생명권리위원회는 늘 폭력을 일관되고 명확하게 규탄해 왔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태아 사망을 장려하고 무제한 낙태를 옹호하지만, 평화로운 친생명 미국인들에게는 ‘테러범’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가 헌법적 권리가 아님을 명시한 판결문이 유출된 후, 급진적인 낙태 지지 운동가들이 임신 지원 센터를 파괴하거나 방화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다. 이들 중 일부는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 기소되지 않은 용의자들이 남아 있어, 바이든 행정부 및 법무부의 편향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 단체인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이 논란에 대해 “경악스러울 정도”라고 밝혔다.

퍼킨스 회장은 최근 엑스(X)에 “태아 생명을 지지하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평화롭게 옹호하며, 태아 살인을 막으려는 것이 테러리스트를 만드는가?”라며 이사야서 5장 20절을 인용해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그들을 화 있을진저”라고 경고했다.

포트 리버티는 같은 날 성명에서 논란이 된 PPT가 XVIII 공수군단, 포트 리버티, 미 육군 또는 국방부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한 이 슬라이드가 브리핑 전에 적절한 승인 당국에 의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이 슬라이드들은 포트 리버티의 출입 통제 구역을 담당하는 군인들을 훈련하기 위해 현지 주둔 부대 직원이 개발한 것”이라며 “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으며, 모든 향후 훈련 자료는 현재 국방부의 테러 방지 지침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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