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기독교인 결혼식 중단시켜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도네시아 국기. ⓒUnsplash

▲인도네시아 국기. ⓒUnsplash

인도네시아의 지방 관리들이 주일에 열린 결혼식을 중단시키고 해당 교회가 예배 드리는 것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시도아르조현 타릭구 메르고사리에 있는 마을 수장인 에코 부디 산토소(Eko Budi Santoso)는 지난 6월 30일(이하 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오순절 교회(Gereja Pentekosta di Indonesia, GPdI)에서 진행 중이던 결혼식을 중단하고 집회를 금지했다”며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산토소는 “교회 신도에게는 건축 허가가 없고, 지역주민들이 교회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무슬림이 다수인 이 나라의 지역 주민들은 교회 건물의 기능과 표시가 없는 구조물인 ‘기도의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의 존재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와 5명의 주 공무원은 교인들이 결혼식과 예배를 마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요압 세티아완(Yoab Setiawan) 목사를 노점으로 데려가 “기도처와 허가 부족에 대한 대중의 불만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기오스법률자문센터(Hagios Legal Aid Institute·Lembaga Bantuan Hukum, LBH)가 공개한 영상에는, 세이타완 목사가 관리들에게 “마을 본부 앞에서 일어나는 매춘을 먼저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나와 있다. 리디아 라비얀티(Lidya Laviyanti) 사모는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죄송하고 양해를 부탁드린다. 우리는 사방에서 왔으며 소수민족이다. 우리 회중은 숫자가 적다. 그러니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에코는 지역사회 협회장과 마을 협회장에게 “모든 활동은 ‘마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세이타완 목사와 그의 아내가 “어떤 활동을 말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모든 활동”이라고 답했다.

국제기독연대(ICC)에 따르면, 기도의 집은 2023년 12월 7일 기독교 공동체 지도 지역 사무소 책임자인 루키 크리스프리얀토(Luki Krispriyanto)가 서명한 지방정부 보고증명서를 통해 등록됐으며, 에코는 해당 증명서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인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세타라연구소’(Setara Institute for Democracy and Peace)의 부회장인 보나르 티고르 나이포스포스(Bonar Tigor Naipospos)는 “이번 사건은 불관용 단체의 의지에 대한 국가의 종속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했다.

보나르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의 지지를 얻는 데 있어 공무원들은 지역의 정치적 인물들과 선거의 이해관계 때문에 한 편을 선택하고 편협한 집단의 요구에 부응한다. 그들은 헌법을 위반한 것으로 여겨지더라도 의도적으로 이를 무시한다”고 했다.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4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42위를 기록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사회는 더욱 보수적인 이슬람적 사회가 됐으며, 전도 활동에 참여하는 교회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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