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에 뉴욕의 한 로마가톨릭교회 앞에서 아기 예수 동상이 참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뉴욕시 경찰국(NYPD)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용의자인 택시 운전사를 수색하고 있다.
뉴욕 라디오 방송국인 WABC에 따르면, 6월 30일 오전 5시 30분경 퀸즈 플러싱에 있는 홀리 패밀리 로마 가톨릭 교회(Holy Family Roman Catholic Church) 건너편에 있던 차량에서 한 택시 운전사가 내린 뒤 교회로 접근해 ‘성 가족 동상’을 발로 차는 장면이 녹화됐다.
이 교구의 사제인 숀 수키엘 신부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그런 다음 그(범인)는 동상 앞으로 가서 성 요셉의 얼굴을 때리고, 성모 마리아를 공격하고, 어린 예수의 얼굴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이어 어린 예수 동상의 머리를 잘라 땅에 떨어뜨렸다. 요셉과 마리아의 동상도 표적이 됐으나 손상되지는 않았다.
NBC4에 따르면, 뉴욕시 경찰국은 40년 된 이 동상이 고의적으로 훼손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브루클린 교구는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으며, 피해액은 약 2만 달러(약 2,755만 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수키엘 신부는 용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반달리즘 공격의 원인에 주목했다.
그는 WA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가슴이 아팠다. 물론 왜 이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동상이 그의 길을 막고 있던 것도 아닌데, 그가 이런 일을 한 것은 분명히 고의적이었다. 그래서 주된 질문은 왜 그렇게 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수키엘은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지만 또한 용서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가 이런 일을 저지를 때 올바른 정신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것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격은 경찰이 퀸즈 자메이카에 있는 성 데메트리오스 그리스 정교회(St. Demetrios’ Greek Orthodox Church) 계단에서 68세 여성을 잔혹하게 폭행하고 강도질한 혐의로 다수의 전과 기록을 가진 16세 소년을 체포한 지 몇 달 후에 발생했다.
미국 복음주의 싱크탱크인 가정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교회에 대한 적대감은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발생한 교회에 대한 공격 사건은 436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22년에 보고된 건수의 두 배가 넘고, 2018년에 확인된 건수의 여덟 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