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아이들이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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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34] 공감의 첫 단계

공감, 아이들 편에서 생각해야
아이들 사랑한다 생각하지만
내 입장에서 생각한 경우 많아
내 시선부터 변하면 아이들
말과 행동도 변하기 시작해
우리 말과 행동도 사랑으로

▲ⓒUnsplash

▲ⓒUnsplash
청소년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에게 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을 잘 공감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첫 번째 공감 단계는 청소년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맡은 아이를 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아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이렇게 청소년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공감의 첫 번째 단계다. 필자도 저번 칼럼에서 소주를 5병 마시고 술에 취해 잠들었다는 남학생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가 정신이 나갔나?’

그런데 필자가 그런 감정과 선입견을 품고 그 남학생을 만나면 꼰대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다스리고 기도하면서 남학생 편에서 생각하려 했다. 그러자 마음 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대낮에 술을 마셨지? 정말 어려운 일이 있었나 보네.’

이런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 오히려 남학생이 불쌍해 보였다. 당신은 청소년을 상대할 때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말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내 입장에서 아이를 생각하면 아이가 한심해 보이고 혈압이 상승한다. 하지만 아이 편에서 생각하면,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

예전에 주일 예배를 마치고 아이들과 인사하고 있는데, 선생님 한 분이 필자에게 오더니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교사: 목사님, 저희 반 아이들이 다섯 명 있는데요. 다른 애들은 말을 잘 듣는데 남학생 두 명이 말을 잘 안 들어요. 도대체 아이들이 집에서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아이들 서로 떨어뜨릴 수 없나요? 한 명은 다른 반에 보내면 안 되나요?

그 선생님이 필자에게 와서 했던 말은 자기 반 아이들 다섯 명 중 세 명은 말을 잘 듣는데 두 명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아이들이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 아이들을 서로 떨어뜨릴 수 없는지, 한 명을 다른 반에 보낼 수 없는지 물으셨다.

그 선생님 반에 있는 남자아이 두 명은 서로 친구였다. 남학생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전도했다. 남학생이 전도한 새신자 남학생은 일 년 동안 친구를 따라 교회에 잘 나왔다. 아무 기대 없이 교회에 왔는데, 예쁜 여자애도 많고 중학교 때 친구도 많아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스함이 있어 좋다고 했다. 그래서 그 남학생은 믿음이 없어도 교회에 나오려고 토요일에 밤을 새우고 주일 예배를 드렸다. 그 남학생이 1학년일 때 담임 선생님이 그 남학생을 잘 챙기셨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품고 사랑해 주셨다.

매주 그 남학생 집 앞에 가서 남학생을 깨워 교회로 데리고 오셨다. 그런데 그 남학생이 2학년이 되면서 다른 선생님이 그 남학생을 맡게 되었는데, 그 선생님 눈에는 그 남학생이 가정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버릇없는 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 선생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갔다. 그 남학생의 예배 태도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배드릴 때 핸드폰을 하고 있거나, 몰래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기도 했다. 그게 아니면 옆 친구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 선생님도 처음에는 잘 챙겨보려 했지만, 얼마 안 가서 인내심이 폭발하고 만 것이었다. 그 선생님이 필자를 찾아와 화를 내면서 답답함을 토로했을 때, 필자는 선생님께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선생님, 혹시 그 친구 집안 사정을 알고 계십니까?”

필자의 질문을 받은 그 선생님은 뜨끔 하는 표정을 짓더니 “네”라고 조용히 말했다. 필자가 그 선생님께 남학생 집안 사정을 물어봤던 이유가 있었다.

하루는 필자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분은 그 새신자 남학생을 전도한 친구 어머니셨다. 어머니께서 그 남학생 집안 사정을 이야기해 주시는데, 참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그 남학생은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할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다고 했다.

어머니는 연락도 안 되고 그나마 아버지랑 연락이 되는데,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치매가 있으셔서 일을 할 형편이 못 되었다. 그래서 그 남학생은 먹고살기 위해 학교를 마치고 고깃집에서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루 벌어서 먹고 사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남학생이 코로나19에 확진되어 고깃집으로 일을 나갈 수 없게 됐다. 그 남학생은 일을 나가지 못하니 먹을 걸 살 수 없었고, 마냥 굶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 어머니가 그 남학생이 먹을 반찬을 직접 만들어 남학생 집 앞에 놔두고 왔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친구 어머니가 그 남학생이 너무 불쌍하다면서 펑펑 우셨다. 자기도 어릴 때 힘들게 살았는데, 그 남학생 모습이 자기 어릴 때 모습이랑 겹쳐져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친구 어머니는 필자에게 그 남학생을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셨다.

처음 필자는 그 선생님이 그 학생의 집안 사정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안다면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느냐고 말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 선생님은 작년에 반을 맡은 선생님께 들어서, 남학생이 힘들고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선생님 눈에는 가정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버릇없는 아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필자는 그런 선생님 모습을 보면서 말문이 막혔다.

아이 가정환경을 알고 있음에도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는 선생님께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결국 담당 교역자인 내가 아이들을 직접 만나 타이르겠다고 이야기하기로 하고, 대화는 끝이 났다.

며칠 뒤 필자는 그 두 남학생을 만나 맥도날드에서 가장 비싼 햄버거를 사주면서, 함께 동네를 돌며 드라이브를 했다. 혼을 내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있어 주었다.

그 뒤로 그 남학생은 할아버지와 더 이상 함께 있을 수 없게 되어 교회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더 이상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필자는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 편에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왜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줄 아는가?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필자는 변하기로 했다. 내 입장이 아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려 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부족한 모습에 잔소리가 목 끝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인내하고 계속 아이들 편에서 바라보니, 내 시선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시선이 변하니 아이들의 말과 행동도 변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은 선생님이 자신들을 향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선생님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지, 아니면 무시하고 있는지, 아니면 관심조차 없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기억하자. 내 입장이 아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내 말과 행동이 정죄와 분노와 무관심에서, 사랑과 공감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말이다. 공감의 첫 단계는 내 입장이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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