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기독교 성자 일곱 명에 대한 에베소의 전설

|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22] 제3차 전도여행(9) 에베소(8)

사도 누가와 요한의 묘지 있어
튀르키예, 국교 이슬람임에도
관광 위해 기독교 유적지 보존
데키우스 황제 시절 전설 전해

▲에베소에 있는 한글로 된 사도 누가의 묘지 안내판.

▲에베소에 있는 한글로 된 사도 누가의 묘지 안내판.

사도행전을 기록한 사도 누가는 원래 직업이 의사로서 바울의 제2차 전도여행에 동행하였을 뿐 아니라 바울이 로마 감옥에 처음으로 갇혔을 때에도 동행하였고, 두 번째 갇혔을 때는 모두 바울을 떠났지만 누가는 바울을 보살펴 주었다.

이에 관하여는 디모데후서 4장 10-11절에 기록되어 있다. 전설에 의하면 누가는 오늘날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서부, 라인강 서쪽 독일 지역인 갈리아(Gallia 또는 Gaul), 오늘날 발칸반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지역인 달마디아,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복음을 전파하다 80살이 넘어서 그리스 중부에 위치한 도시인 테베(Thebes) 인근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오늘날 에베소 유적지 입구 인근에는 사도 누가의 묘지가 있었던 곳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이곳에는 튀르키예어 안내판과 함께 한국어 안내판도 있다. 에베소를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으므로 한글 안내판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사도 요한이 사도 누가를 이곳에 묻었다고 한다. 1860년, 이곳을 조사하던 영국인 고고학자 우드(I. J. Wood) 박사가 묘비에 황소 조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누가의 묘지라고 확인하였다.

▲영국인 고고학자가 발견한 누가의 묘비.

▲영국인 고고학자가 발견한 누가의 묘비.

이렇게 에베소는 사도 바울만이 아니고 사도 요한 그리고 사도 누가에 관련된 유적도 있어, 기독교 초대교회 역사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이런 유적을 보려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에베소를 찾아오고 있으므로, 이슬람이 국교임에도 튀르키예 정부는 관광수입을 위해 기독교 유적지를 보존,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에베소에는 전설로 내려오는 초대 기독교 일곱 성자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내용이 조금 길어 다음 회에도 계속된다).

로마 제국 데키우스(Gaius Messius Quintus Decius) 황제 시절 에베소에는 신앙이 두터운 일곱 명의 기독교인이 살고 있었다. 오늘날 세르비아 출신인 데키우스 황제는 서기 249년부터 251년까지 통치하였고, 기독교를 박해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이 일곱 명은 말추스(Malchus), 맥시미미안(Maximimian), 마르티니안(Martinian), 디오니수스(Dionysius), 존(John), 세라피온(Serapion), 콘스탄틴(Constantine)이다. 이들은 로마인들이 섬기는 신들은 우상이므로, 그 앞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을 거부하였다.

▲묘비 아랫부분에 황소 조각이 보인다.

▲묘비 아랫부분에 황소 조각이 보인다.

그러므로 황제는 이들에게 3일의 시간을 주며 마음을 바꾸든가 아니면 처형할 것이라고 통보하였다. 일곱 성인은 이 3일 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자기들이 갖고 있던 소유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모두 에베소 인근에 있는 셀리온(Celion)산 속으로 도망하여 산 속에 있는 동굴 안에 숨어 버렸다.

약속한 3일이 지나도 7명이 나타나지 않자 황제는 군인들을 보내 이들을 수색하게 하고, 산의 동굴 입구를 돌로 봉해 버렸다. 그러므로 동굴 속에 갇히게 된 7명의 성인은 이제 굶어 죽는 처지가 되었다.

말추스와 친구들이 동굴 속에 누워 있다가 잠이 들어 수백 년 간 단잠을 자는 동안에, 데키우스 황제는 기독교를 조직적으로 박해하였다.

그 후 300여 년 이상이 흘러 당시 테오도시우스(Theodosius) 2세 황제가 마굿간을 지으라고 명령하자, 사람들은 돌을 구하기 위해 셀리온산에 올라 일곱 성인이 갇힌 동굴 앞에 놓여 있던 돌을 가져갔다. 동굴 입구가 열리게 되자, 동굴 안에서 잠자고 있었던 7명의 성인은 긴 잠에서 깨어났다.

▲누가의 묘가 있던 자리.

▲누가의 묘가 있던 자리.

300년 넘게 잠들었음에도 잠에서 깨어난 7명은 마치 어젯밤에 잠들었던 것으로 여겼다. 이들은 자기들 대표였던 말추스에게 시내에 가서 먹을 것을 좀 구해오고 데키우스 황제의 계획도 알아오라고 하자, 말추스는 빵을 사기 위해 동전 몇 개를 갖고 에베소 시내로 내려갔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기독교를 박해하였으므로 산속으로 도망갔던 말추스는 에베소 성문 앞에 십자가가 세워진 것을 보고 놀라서 잠시 멈칫하였다. 놀란 그는 성의 다른 문으로 가보았으나 거기에도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그가 성 주위를 돌아보자 문마다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드디어 말추스는 성에 들어갔는데, 이상하게도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바로 어제까지도 성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전도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는데, 시장 한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기독교를 전도하고 있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외항선교회

국내외 거점 항구마다 지회 설립하고 선교사 파송 앞장

입항한 해외 선원들 복음 전해 로고스호 등 승선 선교활동도 남아공 등 해외에도 지회 설치 현재는 디아스포라 선교 관심 1974년 창립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 자생적 선교단체 ‘한국외항선교회(Korea Habor Evangelism, Inc., 이사장 김삼환 목사, 총재 이…

원크라이

2025 원크라이, 1월 3일… “기도, 국가적 위기 돌파하는 힘”

어수선한 시국, 깨어 기도해야 합력해 선 이루시는 통로 돼야 나라 향한 하나님 계획 이뤄야 한국교회, 선교적 교회 전환을 천만 선교사 시대 여는 새해로 게토화 아닌 국가·시대 섬겨야 매년 새해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원크라이(One Cry)’ 기도…

황덕영 미래목회포럼 대표회장 “소망을 주는 통로 되길”

황덕영 미래목회포럼 대표 “소망의 통로 되길”

AI위 등 신설해 위원회 중심으로 개편 ‘정답’ 제시하고 ‘싱크탱크’ 역할 충실 정성진 목사 “자기 확증의 갈등 계속… 내 생각 내려놓고 성경에서 길 찾길” 미래목회포럼(이하 미목포) 신임 대표회장에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 담임)가 취임했다. 미목포는…

한교총 제8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취임 감사예배

김종혁 한교총 대표회장 “연합‧회복‧부흥에 최선”

원로들, 엄중한 시국에서 역할 당부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제8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 취임 감사예배가 12일(목) 오전 11시 서대문교회(예장 합동)에서 열렸다. 박병선 목사의(공동대표회장, 합신 총회장)의 인도로 드려진 예배는 류…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

“여야 정쟁 치열하지만, 그럴수록 성탄의 빛 필요”

인카네이션, 듣기만 해도 설레 성탄, 수수께끼 같은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어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사랑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예수와 믿음 안에서 하나 됨을 불과 1주일 전 전쟁터 같았던 국회의사당 한복판에서, 여야 의원들이 손…

시리아

박해감시단체, 시리아 기독교인 대상 ‘인종 청소’ 경고

시리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이끄는 반군이 수만 명의 시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인도적 물품을 압류한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인종청소에 해당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리아에서 현장 지원 네트워크를 유지해 온 미국 박해 감시단체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