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대학 세우는 일 즐겁고 감사… AI 넘어 HI 시대 선도할 것”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대담] 교육계 위기 정면으로 맞서는 한동대 최도성 총장 (上)

학령인구 감소로 15년 뒤 대학 3/4는 정원 미달
모집 위해 기독교 색채 줄이자? “절대 양보 못 해”
‘혁신의 아이콘’ 미네르바大 벤 넬슨, 손 내밀어
한동대생, 대한항공보다 더 많은 수 국가로 진출

창의적이지만 협력할 줄 아는 학생이 HI형 인재

▲한동대학교 최도성 총장은 “AI 인재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가 없다. 창의적이면서 타인과 잘 협력할 수 있는 전인지능(Holistic Intelligence)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한동대학교 최도성 총장은 “AI 인재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가 없다. 창의적이면서 타인과 잘 협력할 수 있는 전인지능(Holistic Intelligence)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하버드보다 입학이 어렵다”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학교 미네르바대학의 설립자인 벤 넬슨(Ben Nelson)이 지난 5월 한동대학교를 찾아, 넬슨이 이끄는 미네르바 프로젝트와 한동대가 교육 혁신을 위한 교양교육 커리큘럼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미네르바가 아시아 대학과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AI를 넘어 ‘HI’(Holistic Intelligence, 전인지능) 인재 양성을 추구해 온 한동대의 교육 혁신 성과를 보여 준 상징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저출생에 의한 인구절벽,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소멸, 거기에 한국교회의 침체까지.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독교 대학인 한동대로서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위기다. 하지만 한동대는 대학들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확고한 정체성(identity)과 유연한 전략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난 2022년 2월 제7대 총장에 취임한 최도성 박사(온누리교회 장로)가 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기독교 종합대학을 대표하는 한동대는 1995년 설립 이래 故 김영길 초대총장 부부의 헌신 속에 “Why not change the world?” “공부해서 남 주자”는 정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복합전공 교육, 100% 영어 전공과정, 팀티칭 및 토론식 수업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했고, 졸업생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서울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최 총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한국증권연구원 원장, 한국재무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경영·금융 전문가이자, 미국 뉴욕주립대 교수, 서울대 교수, 한동대 국제화부총장, 가천대 국제부총장 등을 역임한 교육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총장 내정 후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교가 처한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그 돌파구로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가 꼽은 한동의 차별화 포인트 첫 번째는 ‘기독교 정체성’이다. 취임을 앞두고 있던 당시 그에게 한 교수는 “비기독교인 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데려와야 학생 모집이 쉬우니, 기독교 색채를 줄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최 총장은 “완전하고 진실한(genuine) 기독교 대학으로서 정체성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꺾지 않았다. 두 번째는 ‘글로벌’, 세 번째는 ‘학생 중심’이다. 최 총장은 “한동대는 모든 결정을 이 세 가지 가치에 맞춰 내린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AI 시대에 미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대학 교육을 송두리째 혁신해야 한다. 하지만 AI 인재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며 “창의적이지만 포용하고 경청할 줄 아는 정직한 세계시민으로서의 인성과, 타인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전인지능(HI)인재 양성이 한동대 글로벌 교육의 핵심”이라고 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최근 한동대 총장실에서 진행한 최 총장과의 대담을 두 차례로 나눠 게재한다. 다음은 최 총장과의 대담 일문일답.

-총장님 개인 신앙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외할아버지는 장로교 목사, 어머니는 교회 권사셨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부터 교회를 나갔지만, 진짜 신앙인답게 된 것은 미국 유학 시절 때였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중생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고 있고, 39세에 장로로 장립받았다. 현재는 온누리교회 장로로 있다.”

▲최도성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계에 불어닥친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에 대해 “결국은 ‘차별화’”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최도성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계에 불어닥친 위기를 돌파하는 방법에 대해 “결국은 ‘차별화’”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총장 임기를 2년여 수행하신 소감은.

“2018년 대학교수로서 정년퇴임을 했다. 쉬지 않고 줄기차게 오다 보니 피곤하기도 했고, ‘조금 쉬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에서 머물렀는데 갑자기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오가지도 못하게 됐다. 그러다가 한국에 잠시 체류할 기회가 생겼는데, 때마침 고 김영길 한동대 초대총장 소천 2주기 추모예배가 있어 참석하게 됐다. 당시 설교 제목이 ‘도전과 용기’였는데, 저에게 주시는 말씀처럼 들렸다. 한동대가 새로운 총장을 뽑고 있던 중이었는데 ‘한동에 다시 돌아와야겠다(최 총장은 과거 한동대 국제화부총장을 역임했다. -편집자 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 돌아가서 총장직에 지원했고, 절차를 거쳐 2022년 2월 총장이 됐다.

취임 후 2년 5개월이 지났는데 정말 기쁘게, 온 힘 다해 일하고 있다. 즐겁고 감사하고 보람이 있다. 이 큰 학교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져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학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추구해나간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며, 어떨 때는 너무나 흥분된다. 전혀 피곤하지 않다.

그동안 학자로서의 삶은 편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으니. 그러나 총장이 되니 학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 ‘네가 하는 일이 아니다. 이것은 나의 일이다’라는 약속을 여러 번 주셨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고 힘들 때마다 반복해서 말씀하신다. 그래서 어렵지만 문제 없다.”

-한동대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시나.

“총장으로 내정된 후 첫걸음은 ‘지금 한동이 어디에 와 있고, 어떠한 상황에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어려움이 있었다. 학교가 처해 있는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어려움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다. 대학 입학자원이 현재 연 38만여 명 정도지만 15년 뒤면 출산율과 진학률 하락으로 인해 10만대 초반까지로 줄어들 수 있다. 전체 4년제 대학의 정원은 총 40만 명 정도니, 4분의 3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대학가에는 ‘벚꽃 엔딩’이라는 말이 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들부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게 된다는 뜻이다. 한동대는 학생 충원률이 100%이고 한국 대학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10년 후는 아무도 보장 못한다.

▲한동대는 글로벌 대학교로서 해외 학생 유치와 외국인 교수 영입에도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 대표들이 최도성 총장 앞에서 선서하고 있는 모습. ⓒ한동대학교

▲한동대는 글로벌 대학교로서 해외 학생 유치와 외국인 교수 영입에도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 대표들이 최도성 총장 앞에서 선서하고 있는 모습. ⓒ한동대학교
두 번째는 크리스천 인구의 감소다. 특히 크리스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들이 한동대에서 훈련받고 교회의 허리가 돼야 하는데, 그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다. 세 번째는 취업률이다. 앞으로 직업의 75%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 번째는 재정이다. 지난 15년간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교수와 직원들의 급여도 15년 전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았다. 그들은 한동대가 그냥 직장이 아닌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역지’라는 헌신된 생각을 갖고 있기에 버티고 있지만,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지는 자신할 수 없다.”

-그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할 해결책은 찾으셨나.

“결국은 ‘차별화’라고 생각했다. 비즈니스에서 어려움을 타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다. 한동대를 다른 학교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무언가를 갖고 차별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세 가지 핵심가치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한동대는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진 기독교 대학’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은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 총장 취임사를 준비할 때 한 교수가 ‘비기독교인 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데려와야 학생 모집이 쉬우니, 기독교 색채를 좀 줄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학령인구도 기독교인구도 줄어드는데, 비기독교인들에게 문턱을 낮추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저는 비기독교인이 오는 것은 막지 않는다. 많이 왔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러는 것은 찬성할 수 없다. 그래서 ‘솔깃한 제안이지만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동은 기독교 대학이다. 기독교 대학으로서 끝까지 가겠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기독교 대학 하나 정도는 살려 주시지 않겠는가, 그 믿음으로 우리는 정체성을 끝까지 지키겠다. 완전하고 진실한(genuine) 기독교 대학이 되겠다.

▲총장 취임 이전, 한 교수가 “비기독교인 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데려와야 학생 모집이 쉬우니, 기독교 색채를 좀 줄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최 총장은 “완전하고 진실한(genuine) 기독교 대학이 되고자 하는 정체성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는 신념을 꺾지 않았다. ⓒ송경호 기자

▲총장 취임 이전, 한 교수가 “비기독교인 학생을 조금이라도 더 데려와야 학생 모집이 쉬우니, 기독교 색채를 좀 줄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최 총장은 “완전하고 진실한(genuine) 기독교 대학이 되고자 하는 정체성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는 신념을 꺾지 않았다. ⓒ송경호 기자
두 번째는 한동대는 글로벌 대학이라는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글로벌’의 정의는 간단하다. 기독교 대학의 소명은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훈련시켜서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로 내보내는 것이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한동인의 활동 무대다. 좁디좁은 한반도에서 서로 경쟁하고 싸우지 말고, 졸업생의 반은 해외로 나갔으면 좋겠다.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국가 수도 50개 미만이지만, 한동대 졸업생들이 진출한 곳은 100개국 150개 도시 이상이다. 전 세계로 흩어져 생활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글로벌이다. 학생들이 먼저 글로벌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이 Multicultural(다문화) 캠퍼스를 이루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재학생의 상당수를 해외 인재로 데려오고, 선교사 자녀들도 많이 지원하도록 했다. 이러한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영어가 필수인데, 한동대에는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교수들이 많다. 외국인 교수의 숫자도 많이 늘려서 해외 인재들이 충분히 교육받을 수 있도록 글로벌 대학으로서 차별화를 뒀다.

세 번째는 ‘Student First University’, 학생 중심의 대학이다. 교수가 먼저인 대학은 미래가 없다.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보배와 같은 존재다.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해 세상에 보냈을 때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한동대는 그래서 모든 결정을 ‘기독교, 글로벌, 학생’ 중심으로 내린다.”

-조금 전 언급하신 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 등으로 인한 엄청난 사회 변화가 예상된다. 어떤 전략으로 이에 대처하려 하시는가.

▲한동대 총장실에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주님을 섬깁니다”라는 문구의 액자가 걸려 있다. ⓒ송경호 기자

▲한동대 총장실에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주님을 섬깁니다”라는 문구의 액자가 걸려 있다. ⓒ송경호 기자
“AI 시대에 미래의 인재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대학 교육을 송두리째 혁신해야 한다. 하지만 AI 인재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가 없다. AI를 활용하고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에 더해서 ‘인성’이 있어야 한다. 정직하고, 성실하고, 긍휼히 여길 줄 알고, 사랑하고, 협력하고, 포용하고, 경청할 줄 아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한다.

강의를 듣고 외워 답을 써내는 것을 넘어, 배운 것을 현장에서 실험하고 적용해 봐야 한다. 저는 이것을 Engagement(현장 참여)라고 부른다. 현장 참여와 체험을 통해 배운 것은 살아 있는, 오래 남는 지식이 된다. 미네르바대학교를 설립한 벤 넬슨은 요즘 대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1주일 후면 공부했던 내용들을 5%밖에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 교육에 왜 비싼 등록금을 내는가. 현장 체험을 통해 배운 지식은 95%가 고스란히 남는다. 이런 교육이 진짜 교육이다.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생각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인재를 전인지능(Holistic Intelligence, HI)인재라고 부른다. 전인적인 지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학생들을 8학기 중 한 학기는 국내외의 다른 지역이나 기업으로 보낸다. 울릉도에도 한동대 캠퍼스를 만들어서, 그곳에서 프로젝트나 봉사활동 등을 하며 학점을 취득하게 하고 있다. 울릉도뿐 아니라 해외 30여 군데에 내보낼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함께 융복합적 지식을 나누면 기가 막힌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이다.

미국 45개 학교가 소속된 ‘컨소시엄 포 글로벌 에듀케이션’(Consortium for Global Education)의 총장님들이 최근 한국에 와서 제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우리의 ‘HI 연합(Alliance)’에 속하겠다고 MOU를 체결했다. 양국 학생들이 서로 오가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게 하는 내용이다.” <계속>

▲한동대는 복합전공 교육, 100% 영어 전공과정, 팀티칭 및 토론식 수업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했고, 졸업생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한동대학교

▲한동대는 복합전공 교육, 100% 영어 전공과정, 팀티칭 및 토론식 수업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했고, 졸업생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한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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