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독교인들의 진정한 영웅은 순교자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 VOM, 중앙아시아 순교자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 기념

중앙아시아 출신 순교자 기념은 처음
순교 이후 가족들이 교회 사역 지속
전 세계 박해받는 성도에 대해 알려야

▲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 목사(왼쪽)와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오른쪽)가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를 기린 명패를 공개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 목사(왼쪽)와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오른쪽)가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를 기린 명패를 공개하고 있다. ⓒ강혜진 기자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가 올해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앞두고 2004년 1월 12일 중앙아시아에서 순교한 세르게이 비사랍(Sergei Bessarab) 목사를 기념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순교자를 기념해 온 한국 VOM이 중앙아시아 출신 순교자를 기념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 VOM은 6월 26일 정릉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교자 연대표에 명패가 부착된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를 기념하며 관련 단편 영상을 공개해 한국교회와 기독교 단체 및 가족들이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영상은 https://vomkorea.com/dotcm/에 접속하면 볼 수 있다.

▲비사랍 세르게이 목사.
▲비사랍 세르게이 목사.

비사랍 목사는 중앙아시아 지하범죄조직 우두머리로서, 다섯 번이나 교도소를 다녀온 인물이었다. 어느 날 동료 수감자가 그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는 마침내 자신의 삶을 주님께 드렸다. 석방된 후 비사랍 목사와 타마라(Tamara) 사모는 복음 사역에 대한 부르심을 느꼈고, 이후 중앙아시아 전역을 다니며 말씀을 전하다가 한 도시에 정착해 교회를 개척했다. 그 도시에는 100개 이상의 이슬람 사원이 있었지만, 기독교인은 한 명도 없었다.

그는 신실하게 복음을 선포했고, 그의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6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 도시에 사는 일부 사람들은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비사랍 목사에게 불만을 품었다.

2004년 1월 12일, 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비사랍 목사는 창가에 서 있다가 갑자기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들 부부가 그 도시로 이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가 순교한 직후, 타마라 사모는 남편의 삶과 죽음에서 비롯된 열매를 목격하기 시작했다. 타마라 사모는 한국 VOM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의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아들이 예수님을 구원자로 영접했다. 남편은 항상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었고, 결국 그렇게 했다. 그러한 사실은 아들에게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굳건히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했다.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와 가족들.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와 가족들.

한국 VOM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의 순교는 20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 사건을 지금 조명하는 이유는 그의 가족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사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순교를 당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교회가 문을 닫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교회는 더욱 커져서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사랍 목사 살해범도 감옥에서 복음을 영접하고 기독교인이 됐다. 요한복음 12장 24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말씀대로 이뤄진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순교자가 발생했을 때 가족들을 현지에서 구출해 낼 수 있지만, 그들이 현지에 남아 계속 신실한 증인으로서의 삶을 살도록 지원하고 공급하는 사역도 매우 중요하며, 이것이 하나님 나라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대 기독교인들의 영웅은 그리스도였다. 기독교인이라면 우리가 믿음을 본받을 수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올바로 전해야 하는데, 그들이 바로 순교자들이다. 한국 VOM 사역을 20여 년간 해오면서 36명의 순교자들이 나왔다. 이 진정한 영웅들에 대해 우리가 항상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비사랍 목사가 세상을 떠난 뒤에 그의 공동체도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었지만, 오히려 이후 그 교회는 더 많은 사람들로 채워졌고, 그의 죽음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 주는 생생한 증거가 됐다”며 “타마라 사모는 심각한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사역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독교 순교자의 날’은 전 세계 교회가 믿음 때문에 핍박받고 있는 70여 국가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더 많이 배울 기회다. 한국 VOM이 매년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다른 국가나 지역의 순교자를 부각하는데, 이는 다른 국가나 지역의 형제자매들이 직면한 박해의 정도와 유형을 기독교인들에게 더 잘 이해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중앙아시아 전체적으로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증가하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중동과도 인접해 있으며 대부분 무슬림 국가다. 이곳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 건물이 아닌 집에서 예배를 드린다. 만약 이들이 기독교인으로 개종한 사실이 알려질 경우 가족들에게도 박해를 받는다. 한국 VOM은 현지 지도자들과 동역하며, 그 대부분은 핍박이 심한 곳에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곳에서 기독교인이 되느냐는 생명과 관련된 문제다. 따라서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박해 지역 선교는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0년 전에는 중앙아시아 관련 사역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날에는 그 규모가 25배나 증가했다. 앞으로 중앙아시아에서 핍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르게이 비사랍 목사는 범죄자였는데 다른 기독교인이 교도소 안에서 그를 전도한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선교사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다. 전 세계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주님을 위해 살다가 서로 다른 이유로 순교한 이들이 많은데, 순교자의 날을 맞아 이들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현숙 폴리 대표는 “오늘날 중앙아시아의 많은 기독교인이 예수님을 신실하게 증거한 대가로 점점 더 많은 규제와 박해를 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순교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곳에서 주님의 교회를 이끌고 나갈 담대한 현지 사역자들을 계속 세우고 계신다. 안타깝게도 중앙아시아 외부의 교회 대부분은 중앙아시아에서 자신이 소속된 교단이나 선교사들이 담당하는 사역에 관해서만 듣기 때문에 비사랍 목사와 같은 목회자들의 이야기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것이 바로 순교자의 소리에서 비사랍 목사의 순교를 강조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녀는 “외국 선교사들의 손이 닿지 않는 중앙아시아 도시와 마을에서 주님께서 어떻게 역사하고 계신지를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더 많이 배워 힘을 얻고 격려받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국 VOM이 지금까지 ‘기독교 순교자의 날’에 기념했던 순교자들 가운데는 2011년 3월 6일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에게 순교한 평신도 전도자 로치오 피노(Rocio Pino),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순교한 북한 지하교인 차덕순, 그리고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소말리아의 전도자로서 2013년 2월 27일 케냐에서 순교한 압디웰리 아흐메드(Abdiwelli Ahmed)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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