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로 인해 찾아오는 우울증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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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관계중심 심리치료

의사소통 양식 건강하게 바꾸거나
대인관계에 대한 기대 재평가하고
갈등 해소 위한 역할 수정 협상 및
행동 계획 세울 수 있도록 도와야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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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예수전도단이라는 선교단체에서 운영되는 상담학교 교장 선생님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관계’다”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그 분 말씀은 관계가 인생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현대 사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그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울증 증상을 가지신 분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거나 다양한 상실을 경험한 경우가 많아, 우울증의 원인을 관계적 문제로 보고 우울증을 고쳐주려는 상담 기법이 있습니다. 이를 관계 중심 심리치료(interpersonal psychotherapy)라 부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울증을 관계 문제를 해결해 고쳐준다는 것입니다.

어떤 여성에게 우울증이 있습니다. 관계가 깨어진 가정의 9남매로 태어났던 그녀는 가족들과 관계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통해 남편과의 관계에서 가치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싶었지만, 남편은 점점 자신을 단지 성적 욕구를 채우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남편의 일을 도와주는 용도로만 관심을 갖는 듯 여겨졌습니다.

이 여성은 가정에서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못했고 그것을 유지할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여전히 사회적 관계가 약하고 부족한 것이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결혼 전보다 많이 바빠진 남편과의 관계에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어 점점 더 우울을 경험했고, 나중에는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관계의 어려움을 통해 감정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에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관계의 어려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으로 상실, 역할 논쟁, 역할 변화, 관계 기술 부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상실을 많이 경험합니다. 특히 중요한 사람의 죽음이나 큰 사고로 인한 상실은 많은 사람들을 우울하고 좌절하게 만듭니다.

배우자나 부모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경험하는 애도가 장기화될 때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 장애인의 부모님은 수십 년 동안 자녀를 돌보다 질병에 걸려, 더 이상 자녀들 돌봐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자 장애인인 자녀는 너무 슬퍼하며 깊은 우울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렇게 삶에서 가장 큰 의지가 되던 사람이 삶에서 떠나갈 때, 그 관계의 상실로 인한 슬픔은 우울증을 가져다줄 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지연된 애도 과정이 촉진될 수 있도록 상실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사별 이전과 사별의 과정, 그리고 사별의 결과를 이야기하도록 하고 관련된 감정을 충분히 탐색하도록 격려하는 것을 통해 잃어버린 사회적 지지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다음으로 역할 논쟁을 봅시다. 가까운 대상 즉 배우자, 애인, 아이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과의 관계에서 사람들은 각각 다른 기대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기대들이 서로 충돌하고 불일치하기 때문에 생기는 논쟁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한 남성은 엄마처럼 자신을 희생적으로 잘 돌보아 주는 여성을 원해서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고생과 상처로 젊은 시절을 보내 자신을 구원해줄 남편을 원해서 결혼했습니다. 이럴 경우 서로의 기대가 상충해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데, 갈등이 호전될 가능성 없이 정체되거나 반복이 되면 우울에 빠집니다.

이런 논쟁이 있는 사람들의 관계적 특성을 보면 더 이상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과 건강하지 못한 의사소통 양식, 그리고 조정이 되지 않는 차이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적응적이지 못한 의사소통 양식을 건강하게 바꾸거나, 대인관계의 기대를 재평가하고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역할 수정을 위한 협상과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다음으로 역할 변화를 살펴보면 이전에 내가 하던 역할을 환경 변화로 하지 못하게 될 경우 또는 자녀가 성장하면서 생기는 역할 변화 등이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 양육에 올인하던 엄마가 아이의 성장으로 경험하는 ‘빈둥지 증후군’ 등이 있을 수 있고, 실직 등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던 일을 못할 때 경험하는 우울과 같은 것입니다.

한 남성은 열심히 회사 생활을 했음에도 월급이 많이 오르지 않을뿐더러 동료에 비해 승진이 반복해서 늦어지자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은 왜 우울한지 잘 알지 못하다 잠도 못 자고 회사에서 실적도 조금씩 낮아지면서 자신의 문제를 살펴보고 알게 됐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회사에서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면서 우울해진 것이었습니다.

이런 분의 경우 역할 변화로 생긴 느낌을 탐색하고 새롭게 변화된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탐색하게 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 지지와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계 기술 부족입니다. 관계 기술이 부족한 사람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늘 실패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관계의 어려움에서 생긴 사회적 고립이나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면서 실패한 대인관계들을 검토하고 분석해 반복된 대인관계 양상을 탐색해 변화를 시도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내 대인관계에 어떤 어려운 양상이 있는지 살펴보고, 내게 맞는 해결책을 찾아봄으로써 건강한 관계뿐 아니라 우울한 감정을 이겨내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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