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진행 중인 연차총회에서 투표 예정
미국 남침례회(SBC)가 여성 목사 안수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에 대한 투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전 총회장인 J. D. 그리어(J. D. Greear) 목사가 “(개정안은) 현명하지 못하고, 불필요하며, 소수민족 교회의 출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SBC 총회장을 역임한 그리어 목사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 개정안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협력 원칙을 훼손하려는 시도 때문에 여전히 확신을 갖고 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시스템을 뒤집는다. 보수 진영의 부활 이후 우리 총회를 특징지어 온 선교적·협력적 균형이 곧 뒤집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어 목사는 개정안에 대한 자신의 반대 의견이 지역교회, 특히 소수민족 교회의 자율성에 대한 불필요한 침해와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 개정안은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그 어느 때보다 확신한다. 이에 반대하는 대부분에게 이 문제는 보완주의와 관련된 것이 아닌 역사적인 침례교의 협력 원칙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어 “개정안으로 많은 부수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일부 적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보완주의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교회들이 있다. 전미아프리카계미국인연합(NAAF)과 캘리포니아 남침례회 총회 피트 라미레즈(Pete Ramirez) 목사 등 일부 소수 지도자들도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줬다”고 덧붙였다.
NAAF는 남침례회에 소속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교회 4,000개 이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다. 네트워크 회장이자 캘리포니아 메니피의 뷰교회의 담임인 그레고리 퍼킨스(Gregory Perkins) 목사는 2023년 7월 바트 바버(Bart Barber) 총회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단과 신학적 일치에도 불구하고 많은 흑인 남침례회 교회가 남성 담임 목회자의 지도 아래 여성에게 ‘목사’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주장했다.
퍼킨스 목사는 “SBC의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 2000’에서 ‘목사의 직분은 성경에 자격을 갖춘 남성에게만 제한된다’고 명시했으나, 교회에서 여성이 ‘목사’라는 칭호를 갖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많은 흑인 남침례회 회중에게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리어 목사는 “라미레즈 목사 역시 비슷한 우려를 제기한다”며 그의 발언을 인용했다.
캘리포니아에서 17년 동안 목회해 온 라미레즈 목사는 “내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가 소수민족 교회에 미칠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라며 “번역상의 이유로 목사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소수민족 교회가 많이 있다. 하지만 번역의 문제이지, 그 사람이 안수를 받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만약 개정안이 영구화된다면, SBC가 이러한 움직임을 후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침례교 신앙 및 메시지 2000’에 따르면 목사란 “‘목사직을 수행하고 목사의 기능을 수행하는 ‘남성’”을 의미한다. 이 메시지의 제6조는 “성경의 직분은 목사와 집사이며, 집사직은 남성과 여성이 모두 봉사할 수 있는 은사를 받았으나 목사직은 성경에 의해 자격을 갖춘 남성으로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2023년 6월 SBC 연차총회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를 금지하는 SBC 헌법 개정안이 12,000명 이상의 대의원 가운데 80%의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침례교회 마이크 로(Mike Law) 목사가 제안한 이 개정안은 지난 9일(현지시각)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시작된 SBC 총회에서 다수의 지지를 얻을 경우 영구적인 효력을 갖게 된다.
지난해 이 개정안에 대한 투표는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한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교회를 제명하는 데 총대들 88%가 찬성한 지 몇 시간 안에 이뤄졌다. 펀크릭침례교회(Fern Creek Baptist Church)도 여성 목사가 있다는 이유로 92%의 찬성으로 제명됐다. 지난해 총회에서 대의원 10명 중 9명은 여성 목회자가 있는 교회를 제명하는 데 투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