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라고 특정할 필요도 없이,
5월이 되면 우리 마음에 뜨거운 회한의 정서를 자극하는 날과 행사들이 많습니다.
교회도, 학교도, 세상 그 어디도, 달력에도, 우리 마음에도,
날을 정해, 구별된 색과 글자의 굵기로 우리 마음에 기억을 돕고 있습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가정의 주일 혹은 달.
물론 이러한 날까지 정해놓은 것은,
그것이 그만큼 잘 되지 않기에,
일부러 날짜라도 정해 마음에 상기시키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또 그렇게라도 해서 회복을 시켜야,
그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밟고 있는 땅 위의 날들이,
좀 더 사람 사는 것 같기에 심정의 규약을 통해 진행됩니다.
가슴 짠 해 눈가 붉어지며 울고, 그 다음날 또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그 순간의 진실이 잔상으로 남아 우리는 관계의 소중과 의미를 보존합니다.
그렇게라도 안했다면, 기억조차도 가물 해지는 미망 속으로 흔적조차 사라질 수 있고,
눈시울 붉어지는 감격의 순간조차 잊혀짐에 비례해, 더 딱딱한 심장으로 살 것입니다.
사랑이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주는 것이고, 받는 것이고, 주고 싶은 것이고, 고마운 것이고,
그를 위해 아까운 것 없고, 더 주지 못해, 더 편하게 해주지 못해 가슴 아픔입니다.
관심이 없어지고, 기대도 없어지고, 감동이 없어지고, 책임과 의무조차 무관심해짐.
더 나아가 부담되고, 잊고 싶고, 벗어나고 싶고, 그러지 못해 멍하니 바라보는 아픔의 담담.
오월. 주일에만 입는 양복을 요즘 새벽기도회 인도 시에 입습니다.
겨울철 지나니 다 입었고, 새벽은 좀 시원하니 마저 입으려고, 그리고 겨울에 만납니다.
훈풍이라기 보다 오히려 덥지만, 훈풍이라는 말이 조금 더 나아서 사용합니다.
오월 훈풍의 날. 정했다면, 그 날짜 정한 이유를 회복하고, 갈증에 물 한 컵 회복합시다.
그 순간의 기억과 추억을 가슴의 보물로 삼아, 기억하고 또 기억하며 쓰다듬고 사는 것이 삶입니다.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