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침례교 전 총회장, 석방 당일 다시 체포돼

뉴욕=김유진 기자     |  

과거 종교 자유 옹호 활동 벌여

▲미얀마의 전 카친침례교단 총회장인 흐칼람 삼손 목사와 그의 부인.  ⓒ뱁티스트프레스

▲미얀마의 전 카친침례교단 총회장인 흐칼람 삼손 목사와 그의 부인. ⓒ뱁티스트프레스

3년째 군부의 탄압이 이어지는 미얀마에서 투옥됐던 현지 침례교회 지도자가 석방된 지 몇 시간만에 다시 체포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의 전 카친침례교단(Kachin Baptist Convention) 총회장이자 종교 자유 옹호자인 흐칼람 삼손 목사는 17일 석방된 지 몇 시간 만에 군부에 의해 다시 체포됐다.

미얀마는 전통적인 신년 기간인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3,300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는데, 6년형을 선고받은 삼손 목사도 이 때 풀려났었다. 그러나 당국은 당일 밤 10시경에 미치나에 있는 그의 자택을 급습해 그를 다시 체포했다. 익명을 요구한 침례교 신자는 삼손이 부인과 동료 시민운동가와 함께 미치나 교도소로 끌려가 심문을 받았다고 이 매체에 제보했다.

태국에 본사를 둔 미얀마 독립 언론 매체인 이라와디(Irrawaddy)는 삼손이 4월 18일경 다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얀마 전 국가고문인 아웅산 수치(78) 여사는 수도 네피도 교도소에서 수감됐다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가택연금으로 전환됐다. 수치 여사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19가지 혐의로 징역 33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27년으로 감형됐다.

2022년 12월 체포된 삼손은 미얀마 군부 땃마도(Tatmadaw)에 대한 테러 및 내란 선동 혐의로 2023년 4월에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와 다른 옹호자들은 삼손이 종교 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체포됐다고 주장하며 그의 석방을 촉구해왔다.

미국 뱁티스트프레스(BP)에 따르면, 2019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종교자유진흥장관회의에 참석한 삼손을 포함한 다른 20여 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트럼프와의 면담에서 삼손 목사는 미얀마 내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에 대해 이야기하며, 미국 정부가 4명의 미얀마 군 장성에게 제재를 부과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삼손은 트럼프에게 “우리는 미얀마의 기독교 신자로서, 군부로부터 극심한 탄압과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에게는 종교의 자유를 누릴 기회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2019년 8월, 땃마도의 군 장교가 삼손이 한 발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그를 고소했으나, 정확한 고소 내용은 불분명하다고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인터내셔 널크리스천 컨선’(ICC)이 보도했다. 당시 세계카친협의회(World Kachin Council)는 삼손의 발언을 지지하는 단체 중 하나였다.

삼손 목사는 고소장이 접수된 후 성명에서 “백악관에서 진실을 말해도 문제에 휩싸이기 때문에, 미얀마 시민들은 어디서도 표현의 자유가 없다”고 호소했다.

군부 쿠데타 이후, 불교 신자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 기독교인들은 극심한 박해를 경험해왔다.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4년 세계 기독교 박해국가 목록(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미얀마는 기독교인들이 가장 많은 박해를 받는 50개 국가 중 17위에 해당되고, 매우 높은 수준의 폭력이 발생하며, 전국적인 박해가 지속되고 있다. 오픈도어는 미얀마 인구 약 5,700만 명 중 약 447만 명(8%)을 기독교인으로 추산한다.

지난 1월 팩트시트는 “(미얀마에서) 정부군은 계속해서 기독교 마을과 교회를 불균형적으로 공격해 왔고, 종종 공중폭격을 가하여 기독교 구호단체 직원 및 목회자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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