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창조과학 비판’ 박영식 교수 징계 의결 요구 경위 공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서울신대 전경. ⓒ크투 DB
▲서울신대 전경. ⓒ크투 DB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사)는 법인이사회의 박영식 교수 징계 의결 요구 경위에 대해 설명하는 자보를 12일 교무처와 학생처 명의로 학내에 게시했다.

대학본부는 “박영식 교수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나, 교수협의회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그동안의 진행 경과를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알려드린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에 의하면 2019년 신학전문대학원의 안정적인 신입생 유치를 위해 창조과학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K박사를 강사로 임용하고 창조과학 관련 교과목을 대학원 과정에 개설했는데, 박영식 교수가 창조과학을 ‘사이비 과학’이라 칭하며 비판하는 글을 SNS에 게재해 졸업생 J박사와 온라인 상에서 논쟁을 벌였고, 2021년 J박사가 다시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을 비판하면서 2021년 총회 한 지방회 감찰회 목회자들이 박 교수의 저술과 논문에 대한 신학적 입장을 조사해 달라고 대학본부에 요청했다.

2021년 10월 대학본부는 신학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신학 정체성을 검토해 법인이사회에 보고했고, 법인이사회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조사를 위해 박영식 교수로부터 서면 의견서를 받고 대면 질의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박영식 교수는 2022년 6월 7일 ‘신학적 고백과 반성’이라는 자필 서명 문서를 통해 자신의 주장 가운데 내용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수정해 “복음주의 신학과 우리 교단의 신학의 전통과 고백들을 신학적으로 수용하고 해명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총장에게 상기 내용을 토대로 ‘성결교회 창조론 연구’ 논문을 작성·제출하기로 했다.

2023년 9월 박 교수는 ‘성결교회의 창조 신학 구성을 위한 기초작업’이라는 논문을 작성해 학술지에 발표했고, 비슷한 시기 SNS를 통해 그간의 과정에 관련된 인물들을 향한 모욕적인 글을 게시했다.

법인이사회는 박 교수가 약속한 내용이 논문에 포함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학본부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논문을 검토한 결과, 약속이 성실하게 이행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별개로 2023년 8월 초 익명으로 박 교수의 목사 안수 과정 검증을 요청하는 문서도 교무처로 접수됐다.

대학본부는 박영식 교수에 대해 교단 및 외부에서 제기되는 신학적 정체성 논란이 대학 건학 및 교육 이념과 복음주의 신학에 위배되며, 타인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SNS에 게시한 것은 교원으로서 품위 손상과 대학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판단해 법인이사회에 보고했고, 법인이사회는 징계위원회 개최를 예고했다. 더불어 익명으로 제기된 박영식 교수의 목사 안수 과정 절차 위배 문제도 교단에 검증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대학본부는 “박영식 교수에게 약속한 대로 신학적 관점을 복음적, 포용적으로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박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수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언론, 학회, 동기회, SNS 등을 동원해 대학과 법인 이사회를 비방하고 자신의 정당성을 지속해서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동료 교수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상황은 마음 아픈 일이다. 외부에서 제기된 문제들과 신학적 정체성 문제로 불거진 갈등은 이제 대학본부 차원을 넘어섰다”며 “이사회 징계위원회를 앞둔 지금, 모든 절차와 결과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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