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통일 거부가 지하 성도에게 미칠 영향은?

뉴욕=김유진 기자     |  

박해감시단체 대표, 美에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통과 제안

▲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GCR) 데이비드 커리 CEO.   ⓒGCR

▲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GCR) 데이비드 커리 CEO. ⓒGCR

미국의 기독교 박해감시단체 대표가 북한인권법 공백으로 지하교회 성도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Global Christian Relief, GCR, 구 오픈도어)의 회장 겸 CEO인 커리는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북한의 통일 거부가 비밀 기독교인들의 운명을 봉인할 수도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커리 회장은 칼럼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 남한과의 통일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조형물인 ‘통일 염원 기념탑’(Arch of Reunification)을 ‘눈엣가시’라고 불렀다”면서 “며칠 만에 그 거대한 시설물이 위성 사진에서 사라졌고, 김정은 정권에 의해 빠르게 철거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그날 연설에서 더 이상 남한과의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하며, 남한을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도록 헌법 개정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그는 “현 시점에서 김정은의 선동적인 발언이나 행동은 특별히 놀랄 일은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무력 위협,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잔인한 자국민 탄압 전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그는 수 년 동안 남한과의 통신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고, 심지어 두 나라의 서신 교환을 돕기 위한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까지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행동은 그가 결코 남한과 통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무리 협상을 해도 그의 마음은 단 하나의 단순한 이유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신이라고 믿는 불량국가의 최고 지도자이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 특히 기독교인과 신앙인들은 계속해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커리는 김정은에 대해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알려진 이념을 강요하는 조선노동당의 수장이다. 김정은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을 딴 이 신앙 체계는 독재자들의 말과 가르침을 따른다”며 “북한 주민들은 어려서부터 김씨 일가와 당의 노선과 정책이 제시하는 ‘지시 이행에 절대적인 복종’을 엄격하게 강요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탈북자이자 인권 운동가인 박연미 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그녀는 학교에서 ‘김정일은 인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이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은 ‘김일성은 전투에서 총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술을 사용한 초자연적인 존재’라고 배운다”고 했다.

그는 “이 강요된 철학에 반하는 신념은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며, 그 처벌에는 투옥, 고문, 심지어 처형까지 포함된다. 어떤 형태로든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적대’ 계급에 속하며 국가의 적으로 간주된다. 기독교와 같은 대안적인 신념 체계는 설 자리가 없으며, 실제적인 위협으로 간주되어 북한의 지속적이고 악질적인 종교 침해로 이어진다”며 “이는 북한을 기독교인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국가 중 하나로 만들었고, 몇몇 추산에 따르면 현재 5만 명에서 7만 명에 이르는 신자가 수용소에서 가혹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미국 정부가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North Korea Human Rights Reauthorization Act)을 통과시킬 것을 제안했다. 미국에서 2022년 9월 북한인권법이 만료된 이후 이 법을 연장하기 위한 법안의 의회 통과는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커리는 미국 정부에 대해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통과시켜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다. 우리는 북한인권특사에게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북한 관리들에게 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실은 법안이 통과돼 어느 정도 변화를 이끌어내더라도, 우리는 불량국가와 마주하고 있다. 이 나라는 75년 이상 자발적으로 세계와 단절하고, 다시 합류하는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것은 또한 (북한) 기독교인들도 세상과 단절돼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교회는 여러분의 부모님의 교회와는 다르다. 이 교회는 적진 뒤에서 살아가는 교회다. 비밀리에 신앙을 지키는 기독교인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예수님을 따라간다”면서 “우리는 동료 신자로서 위험을 무릅쓰고 성경, 영적 훈련 및 목회적 돌봄을 제공하며 이 형제자매들을 지원할 때, 반군(insurgents)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커리는 “북한의 신자들은 부르짖고 있지만, 그들의 외침은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미국 교회로서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돼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마이크가 없지만, 우리에게는 있다. 우리의 교회, 가족, 성경공부 모임들이 그러한 마이크가 돼야 한다”며 “GCR은 기독교인들이 혼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북한의 형제자매들이 어떤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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