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방위군(IDF)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란을 비롯해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고 나서 중동 내 확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 국영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이하 현지시각) 다마스커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폭격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모두 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모하메드 레자 자헤디 쿠스드군 사령관 같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4명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공격의 주체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폭격 지점에 대해 “영사관이 아닌 민간 건물로 위장된 쿠드스군 군사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모든 책임이 있다. 이란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합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며 “향후 대응과 처벌의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최우방국인 미국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적에게 처벌과 응징이 없으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범죄”라며 이란의 보복에 동참할 계획을 밝혔다. 중동 내 친이란 세력 중 가장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접경지에서 이스라엘과 군사적으로 충돌해 왔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대리 세력만 내세울 뿐 직접적인 개입을 피해 왔다. 그러나 영외 영토인 영사관을 공격받은 만큼, 본격적으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서 오랫동안 벌어진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