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25] 입장권인가, 자유이용권인가?
말씀 가까이하면, 선물이 된다
잘 놀려면 하나님 문법 알아야
적용, 말씀 일상에 마주하는 것
자유이용권 입장권처럼 써서야
버스에 탔는데, 청소년들이 여기저기서 들뜬 목소리로 대화하고 있다. 놀이공원에 가는 친구들이다. 잠실 롯데월드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잠실 광역버스 환승센터로 가는 광역버스에 오른 것이다.
필자는 경기 북부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에 볼 일이 있을 때는 집 앞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잠실까지 이동해 움직인다. 토요일 오전 일찍 광역버스에 오르면 학생들이 많이 탄다. 이 친구들의 대화는 목소리 톤부터 다르다. 놀이공원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기 때문이다.
잠실 광역버스 환승센터에서 롯데월드는 지하로 연결된다. 하지만 찾아가기 위해 헤매는 친구들도 꽤 된다. 지하철역, 백화점, 지하통로가 복잡하게 연결되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닌다. “백만 년 만에 롯데월드에 왔다!”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놀이공원에 갈 생각만 해도 즐겁고 신이 난다. 그곳에는 신기하고 놀라운 놀이기구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입장 전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다.
<묵상, 그 위대한 발걸음을 당신이 시작하셨습니다> 저자 송은진 목사님은 “묵상은 하나님과 나만의 놀이터”라고 말한다. 그 어떤 놀이보다, 큐티하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놀이터에 입장하는 것이다. 거기서 하나님 뜻에 따라 움직이면, 우리는 행복한 탄성을 지르게 된다.
큐티가 바로 ‘놀이공원 즐기기’와 같다. 설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어떤 말씀을 우리에게 주실지 기대되는 것이다. 그 말씀으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묵상의 여정> 박대영 목사님 말을 들어보자. “누군가 나에게 신앙생활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망설임없이 ‘하나님과 함께 놀기’라고 대답한다. 나에게 신앙은 놀이다. 놀이는 즐거움과 재미를 준다.”
그는 신앙뿐 아니라 묵상도 놀이라고 말한다. “묵상은 놀이다. 그것은 또한 놀이로서의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이다. … 묵상의 여정은 놀면서 가는 여정이다. 보물찾기다.”
하나님 말씀을 가까이 하면, 말씀이 선물이 된다. 우리가 힘든 세상에 지쳐 축 늘어져 있을 때는 말씀을 통해 한없이 따뜻한 위로를 주신다. 요동치는 세상을 쫓아가다 낙오되면, 새 힘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그런데 잘 놀려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문법을 알아야 한다. 놀이를 마련하신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마치 놀이공원에 가면 놀이기구 설계대로 움직이는 것과 같다. 그 설계가 마음에 들면, 놀이기구를 타고 공원에서 퍼레이드도 보는 것이다.
전에 큐티 적용이 화룡점정(畵龍點睛), 즉 용의 눈동자를 그려넣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렇다면 ‘적용하지 않을 경우 큐티를 하지 않은 것과 같은가?’ 하는 의문을 가진 분이 계실 테다.
그렇지만은 않다. 눈동자를 그려놓지 못해도 괜찮다. 큐티는 하나님과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면접을 보는 것처럼 논리정연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 그 자체가 우리에게 소중하고 필요한 것이다. 그리려는 노력만 해도, 그것이 ‘적용’이다. 적용은 하나님 말씀을 일상에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큐티를 관찰해서 깨닫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렇게 마치면 자유이용권으로 놀이공원에 입장해 놓고, 놀이기구는 타지 않는 것과 같다. 자유이용권은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마음대로 탈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러니까 큐티를 했는데 적용을 하지 않는다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가지고 입장권처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실컷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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