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점령지서 우크라 기독 지도자들 살해·실종 잇달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푸틴 5번째 임기 시작하며 교회에 대한 압력 가중”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이 살해·고문당하고 실종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영국의 박해감시단체 릴리스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의 폴 로빈슨(Paul Robinson) 대표는 “우리의 협력단체들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5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교회에 대한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 협력단체들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정교회 스테판 포돌차크(Stepan Podolchak·59) 신부가 러시아 내무부 산하 극단주의 대응센터 소속 요원으로 추정되는 조직에 붙잡혀 끌려간 지 이틀 만에 러시아 점령지 헤르손의 칼란차크 거리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그의 몸에는 고문 흔적이 보였다”고 전했다.

‘포럼18’(Forum 18)에 따르면, 그는 납치 및 살해당하기 전 우크라이나정교회를 떠나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 합류하라는 압박을 받았으나, 이에 반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포럼18은 “러시아 점령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지 종교 지도자들을 납치하고 고문하고 살해했다. 다른 사람들은 러시아 시민권 취득을 거부한 후 실종되거나 추방됐다”고 전했다.

▲2022년 9월 러시아 당국에 몰수된 멜리토폴의 한 침례교회, 현재는 러시아 점령군 행정 사무소로 사용되고 있다. ⓒ순교자의소리 제공 

▲2022년 9월 러시아 당국에 몰수된 멜리토폴의 한 침례교회, 현재는 러시아 점령군 행정 사무소로 사용되고 있다. ⓒ순교자의소리 제공 

릴리스인터내셔널은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정교회를 제외한 다른 종파들이 극단주의로 간주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순절교회 소속 집사인 아나톨리 프로콥추크(Anatoly Prokopchuk)와 그의 아들 알렉산드르(Aleksandr·19)가 지난 11월 헤르손(Kherson)에서 납치돼 신체가 절단되고 총살을 당한 이후 많은 기독교인이 동일한 운명을 겪고 있다.

로빈슨 대표는 “많은 이들이 두려움, 불안, 억압에 직면해 복음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교회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께 생명을 바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있다”며 “이는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했다.

릴리스인터내셔널의 한 동료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모여들고 그리스도께 개종한다. 그들은 전쟁의 불길 속에서 그들의 유일한 희망을 찾고 있다”고 했다.

릴리스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내에 남아 있는 기독교인 및 다른 지역에서 안전을 찾는 기독교인들을 돕고 있다.

로빈슨 대표는 “박해받는 기독교인들과 함께 일하며, 박해가 그들의 마음을 집중시키고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몇 번이고 발견한다. 다른 모든 것을 제거하면 사람들은 ‘난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등 정말 중요한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는 끔찍한 일이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소망과 삶의 의미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임재하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협력단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불로 연단되고 있는 교회를 섬기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 그 교회는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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