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 시내 도착해 ‘바울 기념교회’를 가다

|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10] 제2차 전도여행(38) 고린도(5)

아무도 없고 예배당 문 굳게 잠겨
건물 오른편 바울, 왼편엔 베드로
입구엔 역대 목회자 이름 써넣어
목회자들 중 바울 가장 위에 적혀

▲아크로고린도 산 위의 성벽과 성채.

▲아크로고린도 산 위의 성벽과 성채.

사도 바울이 고린도를 방문하였을 당시, 고린도의 아고라(시장)와 레카이오 항구를 이어 주었던 길이 3km의 ‘레카이온 도로(Lechaion Road)’의 흔적도 구(舊)고린도 유적지 안에서 볼 수 있다.

이 도로는 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 시대에는 비포장이었으나, 서기 1세기에는 석회암 돌판으로 포장되었다. 그러다 10세기경부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1858년 지진으로 파괴되었다.

아직 남아있는 이 도로 양편에 서 있던 상가 거리와 고린도 신전 등의 유적을 보면, 당시 이곳이 교통과 무역 요지로서 크게 번영하였으며 주민들 생활수준이 아주 높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구고린도에는 야외 극장이 두 곳 있었다. ‘로만 오디움(Roman Odeum)’이란 곳은 음악을 감상하는 곳이고, 다른 한 곳의 야외극장은 연극을 보는 곳이다.

▲아크로고린도 산 위의 성벽.

▲아크로고린도 산 위의 성벽.

필자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로마, 폼페이, 아테네, 빌립보, 에베소, 버가, 두레스(알바니아), 튀니스, 암만(요르단), 페트라(요르단) 등 여러 곳에서 로마 시대 야외극장을 보았는데, 모두 음악과 연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극장이었다.

그러나 이곳 고린도에서 음악당과 연극장이 구분되어 각각 별도로 만들어진 것을 처음 보았다. 이는 당시 고린도인들의 예술 감각이 뛰어나고 경제가 상당히 윤택하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단면이다.

이러한 고린도인들이었기에 건축 양식 분야에 있어서도 ‘고린도 양식’이라는 특별한 디자인의 건축법을 만들었던 것이다.

구고린도 유적지 뒤에는 ‘아크로 고린도 힐(Acrocorinth Hill)’이라 불리는 높은 산이 있는데, 이 산 위에 고린도성(城)이 서 있다.

이곳에 오르는 비포장 도로는 자동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길가 낭떠러지 쪽으로는 붕괴 위험이 있는 곳도 보인다. 물론 낭떠러지 도로가에 방책도 없다. 그러므로 버스나 트럭은 올라가지 못하고 승용차나 지프차만 올라갈 수 있다.

▲구고린도 유적지.

▲구고린도 유적지.

필자는 구고린도 유적지에서 한국에서 온 일단의 한국인 단체관광단을 만났다. 이들은 아테네에서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왔으므로, 유적지만 둘러보고 산 위에 있는 성에는 갈 수 없었다.

이들만이 아니고 단체여행으로 버스를 타고 고린도 유적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위험한 도로 사정 때문에 산성 위에 가는 경우가 없다. 승용차를 운전하고 왔어도 산 위에 올라가는 도로를 보면 마음이 위축되어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아테네에 회사 일로 주재하는 고동학교 동창 덕분에 그의 차를 빌려 운전하여 고린도에 왔으므로 산 위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운전하면서 도로 상태가 위험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도로 폭이 좁아 유턴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에라! 이왕 이렇게 된 것 끝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도로 끝까지 올라가자, 그곳에는 다행히 차를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산 밑에서는 산 위에 세워진 성이 잘 안 보이는데, 막상 올라와 보니 두꺼운 성벽으로 세워진 성채가 있다. 고대에 고린도를 방어하던 요새이다.

▲아크로고린도 성에서 본 오늘날 고린도(사진 오른쪽 중간)와 주변, 그리고 고린도만.

▲아크로고린도 성에서 본 오늘날 고린도(사진 오른쪽 중간)와 주변, 그리고 고린도만.

이곳에서는 구고린도와 현대 고린도 도시가 모두 내려다 보이며, 고린도 운하의 서쪽 입구도 멀리 보인다. 그리고 발밑에는 평화로운 그리스 농촌 풍경이 넓게 펼쳐져 있다.

2018년 2월, 필자는 오랜만에 다시 고린도를 방문하였다. 2004년에는 직접 운전을 하며 갔으나, 이번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갔다. 아테네 키피소스(Kifisos)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오후 1시 40분 출발한 버스는 1시간 10분 후에 고린도 시내에 도착하였다.

바울 기념교회는 시내에 있으므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어렵지 않게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이 교회는 건물도 상당히 크고 마당도 넓다.

필자가 도착하였을 때는 교회 외부에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배당 문은 굳게 잠겨 있어, 내부에 들어갈 수 없고 외부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예배당 건물 상부 오른편에는 성경을 들고 있는 바울이 서 있는 모습, 그리고 왼편에는 천국의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가 서 있는 모습의 모자이크 장식 그림이 붙어 있는데 크기가 상당히 크다.

그리고 예배당 건물 입구 출입문 옆에는 역대 고린도 교회 목회자 이름이 붙어 있는데, 초대 목회자인 바울 이름이 제일 위에 적혀 있다. 1934년 세워진 이 교회는 물론 그리스 정교회이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영화 더크리스마스 성우

총기 소유는 안 되고, 낙태 살인은 괜찮은가?

“우리는 38만 3,000명의 어린이가 총기 폭력에 노출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이 숫자를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자녀가 아닐 때는 그저 숫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상적인 일이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행사모

“사모가 건강해야, 교회가 힘이 납니다”

영적·정신적·신체적·대인관계 건강 목회자 부부 행복해야 교회도 행복 은혜받은 사모들이 다른 사모 도와 ‘행복한 사모대학’ 20주년 기념 감사예배 및 행복축제가 12월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담임 최원호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국가정상담…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 보류 환영… 완전 폐지하라”

합의 없는 일방적 제정 안 돼 도민 참여단 100명, 공개해야 이미 헌법으로 보호받고 있어 의견 전달 설명식 공청회 문제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가 제주도민들의 반대로 보류된 가운데, 인권헌장을 완전히 폐지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0일 오전 제주시 제주…

중국 박해

中 정부, 가정교회 헌금을 ‘사기범죄’로 규정

중국 정부가 미등록 가정교회를 ‘사기 단체’로 규정한 데 대해, 변호사, 인권운동가,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 또는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중국 인권 변호사 단체는 최근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이 가…

기침 총회

기침 이욥 총회장 “교단 화합 위해 헌신하겠다”

기독교대한침례회(기침)는 12월 9일 대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교단기념 대강당에서 제80대 총회장 이욥 목사와 22대 총무 김일엽 목사의 이·취임 감사예배를 개최했다. 1부 이·취임 감사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열 목사(만남의교회) 사회로 한국침…

한림원

“유신진화론, 무신론·불가지론으로 귀결될 위험 있어”

루터, 이행득의에서 이신득의로 하나님의 義, 심판에서 십자가로 로마가톨릭 전통 뿌리채 뒤엎어 기독교 넘어 세계 역사의 새 지평 깊은 성경연구로 복음진리 발견 교회 위협 반복음적 사상 배격을 ‘유신진화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

이영훈 김영걸 손현보

비상계엄 후 첫 주일 설교… “정쟁 그치고, 사랑과 용서로 하나 돼야”

이영훈 목사 “하나님 심판 있어” 김영걸 목사 “성명서보다 기도” 손현보 목사 “염려 대신 기도를” 이찬수·박한수 목사 “기도할 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주일인 12월 8일, 교단장들을 비롯한 한국교회 주요 목회자들은 나라를 위한 기도를 강력히…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