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관련 보도 화면. ⓒEBS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한 프랑스가 이번에는 ‘죽을 수 있는 권리’ 입법화에 나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조력 자살(助力 自殺, assisted suicide)’ 또는 ‘적극적 안락사(active euthanasia)’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일간 라 크루아,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5월 중 조력 사망에 대한 법안 초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언론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특정한, 그리고 엄격한 조건에 한해 죽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법안은 스스로 판단이 가능한 성인에 한해 말기 암처럼 치료가 불가능하고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미성년자나 알츠하이머 정신질환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력 사망’ 방식은 의료 전문가 동의 하에 처방된 치명적 약물을 환자 스스로 투약하는 방식이 채택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사실상 ‘조력 자살’이어서, 찬반 논쟁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직접 하기 어려울 경우 제3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환자 요청을 받은 의료 전문가는 15일 내에 응답해야 하고, 이후 승인되더라도 3개월 내에 환자는 사망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 이는 이는 사실상 ‘적극적 안락사’에 해당한다.

현재 유럽 스위스를 비롯해 벨기에와 네덜란드(2002년부터), 룩셈부르크(2009년)와 스페인(2021년) 등에서는 ‘조력 자살’ 또는 ‘적극적 안락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프랑스는 2005년 회생 불가능할 경우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소위 ‘소극적 안락사(passive euthanasia)’를 도입했고, 2016년 고통스러워하는 말기 환자에게 강력한 안정제를 계속 투입해 수면 상태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법은 마련했다. 그러나 치사량 이상의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금지돼 있다. 따라서 이를 원하는 환자들이 벨기에 등 주변 국가로 가서 결행하기도 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조력 자살’과 ‘적극적 안락사’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지만, 현지 가톨릭 교계 등의 반대 여론도 높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문가의 의학적 소견, 환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력 자살 또는 안락사라는 기존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