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

정신분석 이론에서, ‘노이로제’가 가족들 간의 관계에 기초한다는 가족이론(family theory)이 큰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즉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그리고 사춘기에 이르는 정신성발달 과정 동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제자매 간의 갈등 상황이 (최근 이론으로는 트라우마) 무의식화한다고 본다. 노이로제는 무의식에 대한 자아의 대응방식(방어기제)이 비적응적일 때 그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무의식의 내용과 그 억압(repression) 상태를 환자가 통찰하면 자아가 해방되고 노이로제는 치유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무의식을 통찰하는 방법이 정신분석인데, 그 주된 기법은 자유연상과 꿈의 해석이다.

같은 노이로제 이론을 동성애에 적용할 수 있다. 즉 동성에도 어려서 아버지와 어머니에 의한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가 다른 노이로제, 즉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시도, 등등과 동반될(co-morbid)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이론에 대해 동성애 옹호학자들은, 의사를 찾아온 노이로제 환자인 동성애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고 반발하고 있다. 즉 정상적 동성애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비논리적이다. 즉 당연히 우울증에도 정상수준의 우울증이 있을 수 있지만, 우울증이란 병은 역시 병이다.

여러 정신분석가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동성애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자식 관계, 조금 더 커서는 아버지-어머니-자식의 삼각관계의 갈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대개, 남자 동성애자가 어릴 때, 흔히 아버지는 난폭하거나 무심하거나 무능하고, 어머니는 과잉보호적이고 소유적(possessive)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들과 딸은 건강한 아버지상과 건강한 어머니상을 동일시(identification)하지 못한다. 즉 아버지를 통해 남자란 이러이러한 사람이고, 어머니를 통해 여자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는 개념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중 성(젠더) 정체성 장애와 더불어 동성애가 발달한다는 것이다.

즉 가족이론은, 정신분석이론에 근거하되, 소아청소년기의 인격발달과정에서, 부모와 기타 가족과의 상호작용이 동성애 발병에 핵심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가족이론은 정신분석과 통계학적 방법으로 보다 발전시킨 정신분석가가 어빙 비버(Irving Bieber 1909–1991)이다. 비버는 60년대 대표적 동성애 치료분석가이다.

비버는 다른 77명의 동료 정신분석가 동료들과 더불어 도합 106명의 남자 동성애자를 정신분석하면서 장기간 추적하였다. 그 결과 106명 중 29명(27%)에서 치료를 완결하면서 이성애자로 전환되었다 하였다. 그 중 20명이 5년간 추적되었는데, 그중 15명이 동성애자로 남아 있었다 하였다. 그리고 7년 후, 그리고 20년 후 결과도 여전한 전환치료의 효과를 유자히고 있었다고 하였다 한다. 레스비언에서도 유사한 치료결과를 보았다고 추정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비버는 동성애 원인으로 병적 가족이론을 제시했다. 즉 남자 동성애는, 아들을 거부하는 아버지와, 지배적이고 가까이 집착(close-binding)하는 어머니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남자 동성애자의 어머니는 “밀접하게 결합된 친밀한 어머니”(close-binding-intimate mothers)로서 아들에 대해 유혹적(seductive)이며 과도하게 통제(overcontrolling)하며, 억압적(inhibiting)이라는 것이다. 한편 동성애자의 아버지는 아들과 동떨어져 무심하거나(detached), 적대적이거나(hostile) 또는 거부하는(rejecting) 아버지였다. 대개 아들은 소아기 시절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두려워하였다.

이런 연구에 근거하여 비버는 전환치료는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는 소아기 갈등을 해소하는 것으로,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하였다. 그는 “변화는 사람에 따라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 판단에는 변화에 대한 강한 동기가 있다면 이성애로의 전환은 모든 동성애자들에서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런 주장을 하던 그가 1970년 미국 APA 학술대회에서 동성애 활동가로부터 폭력적 모욕을 당한 사건은 유명하다.

한편 비버의 연구에 대한 비판으로, 치유된 동성애자라는 사람들 중에는 순수한 동성애자보다 양성애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그의 업적은 큰 의미가 있다.

찰스 소카리데스(Charles Socarides 1922–2005)는 70년대의 대표적 동성애 정신분석 이론가였다. 그는 동성애가 이드(id)와 자아(ego) 사이의 “갈등”에서 기원하는 병으로서, 특히 게이의 경우 모자 관계를 문제 삼았다. 그는 비버의 가족이론에 동의하고, 더 나아가 게이는 여성-지배적인 환경(female-dominated environment)에서 아버지가 없거나 약하거나 떨어져 있거나, 가학적인 상황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서 기원한다고 보았다. 그로 인해 게이는 여자에 대한 무의식적 공포를 갖고 있는데, 즉 어머니에 의해 집어 삼켜지는 공포이다. 그런 어머니는 과도히 지배적이고 아들을 질식시키는 어머니이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그러하다하더라도 아버지-아들 관계가 좋으면, 아버지가 지배적인 어머니의 영향을 막아주기 때문에 그 아들은 동성애자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처럼 남자 동성애에 대한 정신분석은 “프로이트식 어머니 관련 이론”에서 “아버지-아들 관계의 와해”의 이론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회복치료의 선구자 J. Nicolisi는 남자 동성애는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트라우마)를 회복하려는 시도에서 나왔다고 하였다.

소카리데스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정신분석에 기반한 전환치료에서 50%의 성공률과, 10년 추적에서 40%의 유지율을 보고하고 있다. 그는 동성애는 치료할 수 있는 병일 뿐, 환자 자신의 비도덕성이나 범죄성과는 상관없다고 보았다.

소카리데스는 또한 Simon LeVay의 동성애 뇌 연구(시상하부의 INAH3 크기에 대한)를 반박했다. 그는 또한 소위 “동성애 정치”에서 독특한 입장을 보여주는 바, 미국정신의학회(APA)가 1973년 회원 투표로 동성애를 DSM-III에서 뺀 것은 the National Gay Task Force가 18,000명의 APA회원에게 이사회 이름으로 보낸 가짜 편지 탓이라 주장하였다. 이 결정은 과학을 넘어 정치적인 것으로 선을 너무 넘은 것이고, 이후 AIDS를 창궐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였으며, American gay community는 “APA의 혼란스러운 자식이다”라고 비판하였다. 그는 1973년의 결정이 이후 동성애 정치 현상 내지 동성애 운동이 25년간 소아청소년 교육과 에이즈와 군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소카리데스는 심리학자 니콜로지(Joseph Nicolosi)와 더불어 1992년 “기독교적 탈동성애 운동”(ex-gay movement)과 연대하여, National Association for Research & Therapy of Homosexuality (NARTH)를 창설하였다.

이처럼 프로이트나 그 직계 제자들인 정통 정신분석가들은 성 해방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들은 동성애를 노이로제로 보고 전환치료 하려 하였다. 그들은 성욕(리비도)을 억압(repression)하면 “노이로제”가 되기 쉬우니, 성욕을 창조적 내지 생산적으로, 승화(sublimation), 자제, 예기, 유머, 등 성숙한 방어기제로 해결하기를 권고하였다. 성해방이나 동성애 인정을 주장한 정신분석가는 라이히(Wilhelm Reich) 한 사람 뿐이었는데, 그는 결국 정신분석의 이단으로 인정되어 1934년 프로이트가 주도하던 국제정신분석학회에서 축출되었다. 그는 철저한 막시스트였기에 그의 이론을 Freudo-Marxism이라 한다. 라이히의 “성혁명”이론은 60년대 좌파 학생운동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민성길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연세의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