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론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
하이디 캠벨, 존 디이어 | 안규식 역 | 이레서원 | 280쪽 | 19,500원
예장 합동 총회 교회자립개발원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코로나 시대에 모여 목회자 이중직을 연구하면서, 이박행 목사와 양현표 박사의 책임으로 『겸직목회』(솔로몬, 2022)를 출간했다.
목회자 이중직의 필연성을 논하기 전에 교회론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했다. 고경태는 “비제도적 교회’ 개념을 제언했다.
조동진 선교사는 비제도적 교회의 필연적 도래에 대해 수 년 전부터 피력하고 있었다. 특히 비서구권 교회에서는 비제도적 교회 양태로 교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밝혔다. 조 박사는 “사도 시대와 속사도 시대에는 제도화된 교회가 없었고 다만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 무리들의 모임이 있었을 뿐”이며 “이제는 서구의 제도적 교회는 종식되고 비제도적·사도적 신앙공동체로의 교회관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부터 출범된 개념이고, 조 박사는 2015년에 학회에서 발표했다.
‘코로나 3년’은 한국 사회와 세계 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이러한 큰 변화를 예감한 미국 침례교회에서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을 시험적으로 제안한 연구 도서를 출판했고(2021), 이레서원에서 빠르게 번역해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다(2024).
미국 침례교회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즉각 연구자들을 동원해 새로운 교회에 대한 이해를 시작했다. 이러한 초기 움직임은 교회가 시대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며 복음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숙고 훈련이다.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은 뉴노멀(new normal) 시대 교회론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다. 이제 뉴노멀은 노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교회에 대한 전망과 2024년 교회에 대한 전망에서 가나안 성도(도피성도)가 ‘플로팅 크리스천’에서 ‘OTT 크리스천’으로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교회론에서 구체적·체계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침례교회는 새로운 시대 진입을 앞두고, 시대를 이해하고 교회 이해와 운영 방식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려는 작품을 내놓았다.
이들은 ‘뉴노멀’을 디지털 사회로 규정하고, 디지털 시대의 교회론을 제언했다(원제 Ecclesiology for a Digital Church: Theological Reflections on a New Normal, 2021).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한국교회언론연구소’에서는 코로나 이전에 디지털 시대 교회에 대한 이해를 『디지털 시대의 교회와 커뮤니케이션』(한들, 2017)으로 소개한 바 있다. 두 저서의 차이점은 전자가 교회의 기본을 설교, 성례, 그리고 성도의 교제(소통)에서 논의하는 반면, 후자는 영성, 문화, 소통, 동향 등을 소개하고 있다.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은 다양한 연구자들이 참여한 연구 도서이지만, 책임편집자가 체계적으로 잘 정립해 일관성을 갖고 내용이 흐르고 있다.
뉴노멀 시대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해가 바뀐다.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은 시간과 공간 개념 전환에 대한 어휘들을 잘 소개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 개념에 대한 이해가 바뀌면 행동 양태가 바뀌게 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기술이 디지털(digital)이다. 디지털 기술로 시간적 장벽이 허물어졌고, 다양한 공간 이해가 창출되었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을 유지할 가치가 ‘성찬’인데, <디지털 교회를 위한 교회론>에서는 로마가톨릭의 디지털 운용 사례를 보여주면서 성찬 이해를 돌파하려고 한다. 시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은 주일 개념의 대변혁이 온 것을 이해해야 한다.
‘다양한 소통 수단과 빠른 소통’의 시대, 디지털 소통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회론을 구상했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일이다. 생존 방안 연구가 아니라 이론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목회, 복음전도 활동을 할 사역자들이 살필 핵심 내용이다. 그리고 더 다양한 디지털 관련 도서들을 섭렵하면서, 합당한 교회론, 이론적 체계를 구성해야 이론에 근거한 합당한 행동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